햇살 좋은 오후
룰루랄라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나섭니다.
"네쑨도르마 네엣순 도아으루마~~"
콧노래 흥얼거리며 신호등 없는 차도를 건너고 육교도 넘어 갑니다.
꽃육교
군락의 한 쪽 옆에 비켜 선 의연한 자태
노랗고 빨간 꽃무리 앞을 지날 때는 그윽한 향기에 취합니다.
꽃 이파리에 귀도 대봅니다. 미세하지만 대기와 어우러진 생명의 잉잉거림과 부스럭임이 들립니다.
'자연이 최고의 예술'이라는 것에 이의없이 공감합니다. 오감만족(五感滿足)의 종합예술, 자연은 생생하고 완벽한 다큐멘터리입니다.
마을을 가로지른 내(川)는 유유히 흐르고
한껏 멋부린 사장교(斜張橋)를 피해 한쪽에 장식처럼 놓여진 돌다리를 건넙니다.
"무너진 돌다리 고쳐 놓자 다들 모여라~ 발 벗고 건너다 아이들이 옷을 적실라."
까맣게 잊고 있던 어릴적 동요가 저절로 나옵니다.
기억 속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던 노래까지 끌어 내다니.. 자연은 예술이며 예술은 마법 같기도 합니다.
돌다리. 흥얼거리는 동요와는 달리 홍수가 져도 무너지지 않을 것 같다.
고요하고 평온하게만 보이던 시내(溪)를 들여다 보면 거기도 역시 분주한 생태계입니다.
영상 : 시내(溪)는 수도자를 닮았다
정중동(靜中動)이라고나 할까..
내 모습도 저 시내 처럼 내면에는 끓는 망상과 분주함을 담았지만 늘 잔잔하고 평온한 그릇이면 좋겠습니다.
영상 : 그네와 관점(觀點)
시골 교회 옆 낮은 그네에 앉았습니다.
두 사람이 앉을 수 있는 그네는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듯이 숨 죽인 채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이 녀석, 기대감에 바짝 긴장한 것 같습니다.
햇살 좋은 오후는 이렇게 기분 좋은 산책으로 추억 속으로 지고 있습니다.
좋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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