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민주당 탈당한 김대중이 모델"
안철수 대표 "낡은 옛날 방식에 타협 못해"
김한길 사퇴는 했지만 탈당은 아직, 천정배도 "아직 아냐"
야권통합론으로 인한 국민의당의 내분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통합론을 주장하는 김한길 선임 선대위원장이 위원장직을 사퇴하고 천정배 공동 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에 불참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주요지역 대진표가 빠르면 주말까지 확정될 전망이어서 국민의당 내분은 주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김한길 의원과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에 불참해 통합론을 받아들이지 않는 안철수 대표를 압박했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는 여전히 '통합불가'라는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 국민의당 상임 선대위원장을 사퇴한 김한길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떠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이날 국회 의원회관 제5간담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대표는 "국민의당은 과거의 방식, 옛날 방식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국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정당이 될 것"이라며 "적당히 낡은 정치 옛날 방식에 타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선거를 위해 야권통합을 하는 것이 낡은 방식이라는 말이다.
안 대표와 같이 통합을 거부하는 박주선 최고위원도 이날 "국민의당은 평화적 정권교체를 개척한 95년 새정치국민회의 정당을 모델로 삼아 흔들림 없이 가야 한다"며 "김대중 대통령은 통합이든 연대든 하는 정치공학에 매달리지 않고 독자적으로 선거에 임함으로써 정권교체의 초석을 닦았다"고 말했다.
지난 제15대 총선에서 고 김대중 대통령은 민주당을 탈당해서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해 독자노선으로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김한길 의원과 천정배 공동대표가 불참한 자리에서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대신 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 원내대표는 "호남지역에서 제1야당에 대한 실망으로 인해서 대안야당으로 국민의당을 지지하고 있지만 어부지리로 인한 새누리당의 총선승리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야권의 선거구도에 의해 호남은 치열하게 경쟁하고 비호남권은 일부지역에 대해서 연대나 단일화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호남 경쟁‧비호남권 연대를 위한 야권통합에 대한 주장은 천정배 공동대표가 누차 강조한 방식이다.
이날 오전 김한길 의원이 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하면서 언론에는 "국민의당이 분당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김한길 의원과 천정배 공동대표는 탈당까지는 고려하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길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경 국회 의원실에서 기자들이 탈당에 대한 의견을 묻자 "오늘 무슨 영원히 떠날 것처럼 하느냐"고 되물었다.
▲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2016총선승리를 위한 수도권연대 관계자들과의 오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천정배 공동대표는 김한길 의원처럼 당장 직을 내려놓을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천정배 대표는 서울 중구의 식당 달개비에서 열린 2016총선승리를 위한 수도권연대 관계자들과의 오찬에 참석했다. 기자들이 김한길 의원과 같이 직을 사퇴할 생각이 있냐고 묻자 천 대표는 "아직은 아니다"라며 "국민의당 공동대표로서 당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으며 그에 걸맞은 책임감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이 문제의 어려움을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권의 지역 공천에 대한 마무리가 이번 주말 즈음으로 예상되면서 야권통합 논의가 진전되지 않으면 당이 분당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제기된다.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김한길 의원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에 대한 공천을 보류했다. 국민의당 역시 천정배 대표의 단수공천에 대해서 보류를 결정했다. 정연정 공천관리위원회 대변인은 "천정배 공동대표의 단수공천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 중이며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천정배 공동대표가 이끈 전 국민회의 시당 위원장 출신인 김영집 국민의당 광주시당 공동위원장의 탈당 선언 역시 국민의당 분당 조짐에 힘을 더하고 있다. 김영집 공동위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의당 공천심사는 국민회의계(천정배계)에 대한 불공정 표적제거 심사"라며 "탈당의 시기는 천정배 의원과 전 국민회의 전국 동지들과 협의해 가능한 한 빨리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03월 11일 금요일
정민경 기자 min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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