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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지성 - 시사/정치

유치하고 졸렬한 물귀신에 물타기, 혐오감을 주지 말라

국민의당 개별 공세로 더민주 지도부 때리기

안철수 "文의 '뭉치면 산다'는 식으론 다 죽어"

한상진 "김종인, 전두환 정권 때 국보위 참여"

한상진 공동위원장의 '이승만 국부' 발언은 우리 근현대사 및 정권의 정통성 인식에 대한 매우 중요한 문제다. 공당, 그것도 정통 야당에서 분가하는 입장에서 창당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역사 인식으로서는 부적절의 범주를 벗어난 '부적격' 사유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사과 또는 사죄는 없었다. 해명이라는 것이 '국부와 동급의 칭호'를 사용할 의사를 보인 것이었다. 더민주당이던 전두환이던 지금의 '국민의당' 발기인들은 그 누구를 비난할 입장도 자격도 없다는 사실을 희석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 모습은 오랜 동안 많이 접해 오던 저열하기 짝이 없는 물귀신에 물타기 전술이다.

"뭉치면 산다는 식으로는 다 죽는다"는 말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하는 오래된 일반의 상식에 반하는 주장이므로 스스로 조용히 입증하면 될 일이다. 입증하기 전까지는 상식이 아닌 말을 함부로 떠벌릴 일도 물론 아니다.

정체성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힌 후에 그 정체성에 부합하는 행동을 보여 주기를 바란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친일파의 아버지' 이승만을 국부로 추앙하는 집단으로 단정할 수 밖에 없고, 그런 대접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편집자 주>

 

안철수 의원이 18일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확대기획조정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더민주) 지도부 주장에 정면 반박하며 존재감 키우기에 나섰다. 안철수 의원이 문재인 더민주 대표의 '야권분열' 발언을 비판하고, 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이 김종인 더민주 선거대책위원장의 '이승만 전 대통령 국부(國父)' 발언 비판을 반박하는 등 직책에 따른 개별 공세로 정치적 차별화를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안 의원은 18일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확대기획조정회의에서 "문재인 대표가 (전날) '야권분열은 새누리당이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바로 그런 인식과 태도 때문에 이명박ㆍ박근혜 대통령에게 정권을 내준 것"이라며 "(문 대표의) 무조건 '뭉치면 산다'는 식으로는 (야권이) 다 죽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만년 야당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할 것이 아니라 수구지배체제에 강력한 균열을 내야 할 때"라며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양당의 기득권과 담합, 수구지배 체제를 반드시 깨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더민주 지도부 발언에 대해 공식적 비판을 자제해 온 안 의원이 신당의 정체성을 명확히 밝히기 시작한 셈이다.

한 위원장은 자신의 '이승만 국부' 발언을 비판한 김 위원장을 "전두환 정권의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한 분"이라 지칭하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날 확대기조회의에서 "가장 많은 정권에 참여한 기록을 갖고 있는 김 위원장이 국부 발언을 비판했다"면서 "국보위에 참여한 분으로 다른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해주길 요청한다"며 김 위원장을 비꼬았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창당 작업이 최우선인 상황에서 가급적 공식적 대응을 자제하려 했지만, 두 사안 모두 당의 정체성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라 즉각 반박한 것"이라며 "(더민주가) 국민의당의 진정성을 자꾸 왜곡한다면 앞으로도 맞춤형 반박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2016. 01. 18.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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