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은 정확하게 얘기해야죠, 욕을 먹더라도.."
제1차 세월호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서 참사 당시의 구조 상황을 증언하고 있는 故 김관홍 민간잠수사
세월호 1차 청문회에 출석해서 "약이 없으면 잠을 못 자고 화 조절이 안된다"고 극심한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구조 당시의 불합리했던 구조 상황을 증언했던 민간잠수사 김관홍 씨가 6월 17일 오전 7시 52분 경에 숨진 채 발견됐다.
당일 새벽 3시 경에 지인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아 자살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라고 한다.
김관홍 씨는 청문회 증언에서 뉴스를 보고 도저히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어서 세월호 침몰 현장으로 달려 갔고, "국민이기 때문에 간 것이지 애국자나 영웅은 아니다"라고 했던 인물이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구조 지휘와 열악한 구조환경이었지만 그 것 조차도 왜 도중에 쫓겨나야만 했는지, 남아있는 희생자를 왜 포기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가 침몰 희생자와 가족 만의 아픔이 아니라는 사실이 극단적으로 드러난 죽음이다.
얼마나 더 많은 억울한 죽음을 지켜 봐야 하는지, 정부의 사후 관리에 문제는 없는지,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재난안전 시스템에 대한 세밀한 점검이 얼마나 긴급하고 필요한 것인지 또 한번의 경종을 울리고 있다.
세월호 진상조사는 참사 희생자 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반드시 지금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다.
영상 제 1차 세월호 청문회 민간잠수사 故 김관홍, 정광근 증언
영상 : 민간잠수사 故 김관홍 씨 세월호 청문회 증언 중 민간잠수사 소감 (1분 15초부터 고 김관홍 잠수사 발언)
故 김관홍 잠수사 소감 전문
약이 없으면 잠을 못 자고, 화 조절이 안 되니까
그러다가 7월달 경에 지금 현재 유가족, 가족 분들을 만났어요.
만나 가지고 "고맙다"고, "고생했고, 고맙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저 정신과 치료제를 끊었어요. 그 한 마디에.
정신과 치료제라는 게 치료가 안 되어요. 약이라는 건 화만 눌러 놓는 거지. 그 한 마디가 저에게는…
저는 잠수사이기 전에 국민입니다. 국민이기 때문에 달려간 거고. 제 직업이, 제가 제가 가진 기술이 그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간 것일 뿐이지, 국가 국민이기 때문에 한 거지 애국자나 영웅은 아니에요.
저희가 왜 마지막에, 저희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11구가 남아 있을 당시에 왜 나와야 했는지, 왜 저희가 그런 식으로 쫓겨나야 했는지, 우리는 포기 못 했는데, 그들은… 왜 저희가 나가야 했는지, 저는 그걸 묻고 싶고요. 가족분들한테… 저희는 구조 업무를 한 게 아닙니다. (울음) 좀 더 빨리 찾아서...찾아드리려고 했을 뿐이고…
고위 공무원들에게 묻겠습니다. 저희는 그 당시 생각이 다 나요. 잊을 수 없고 뼈에 사무치는데, 사회 지도층이신 고위 공무원께서는 왜 모르고 왜 기억이 안 나는지. 저보다 훌륭하신 분들이 그 자리에 계시는데, 일명 저희는 노가다에요.
그런 사람보다 더, (말을 잇지 못하다가) 하고 싶은 얘기가 천불같은데. 가족분들하고 저희, 오해하지 마십시오. 저희는 단순한 거에요.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거. 진실은 다를 수 있지만, 상황은 정확히 얘기를 해야죠, 상황은. 욕을 먹더라도. 여기까지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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