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前 대통령 수사' 홍만표 전 검사장, 檢 수사 대상으로
2009년 대검 수사기획관 시절의 홍만표 변호사.(사진=자료사진) |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해 10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홍만표 변호사는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사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으로 널리 알려진 검사장 출신 '전관'이다.
노 전 대통령을 수사할 당시에는 피의 사실 일부가 여과없이 유출되면서 '망신 주기 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받은 적도 있다.
강원 삼척 출신으로 대일고, 성균관대를 졸업해 사법연수원 17기인 그는 대표적 특수통 검사였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 등이 연루된 대형 사건 등을 맡아왔다.
2010년 대검 기조부장이었던 그는 당시 검경 수사권 조정 협상에서 검찰 측 실무책임자였다가 사표를 던졌다.
이후 홍 변호사는 법조계에서 '최고의 전관' 중 한 명으로 통해왔다.
2013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보험료 상위 납부자 공개 때 월 평균 7억 6천만 원을 번 사실이 밝혀졌다. 연봉으로 치면 90억 원이 넘는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홍 변호사가 한 횡령 사건을 무혐의 처분이 나도록 하면서 4억 8천만 원을 받았다는 정확한 제보가 있다고 발언했다.
당시 서 의원은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라고 물었더니 '검찰이 홍 변호사에게 빚진 게 있다. 이번에 갚아야 한다'이러면서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는 거다"라며 "홍 변호사는 그 한 해 수임료를 120억 신고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말했다.
홍 변호사는 고교 후배인 법조브로커 이모씨를 통해 정운호 대표와 인연을 맺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씨는 정 대표의 항소심 사건 배당 당일 재판장이 이었던 L부장판사와 식사를 하며 구명로비를 했던 인물로,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지명수배 상태다.
이씨의 여동생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청담동의 한 식당에서 두 사람 등이 자주 모임을 가졌다는 목격담이 전해진다.
홍 변호사는 2013년 원정 도박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정 대표를 변호해 불기소 의견 송치와 검찰에서의 무혐의 처분까지 끌어냈다.
정 대표가 지난해 100억 원대 원정 도박 혐의로 다시 검찰 수사를 받고 기소된 뒤에는 1심 재판 때도 변호를 맡았다.
당시 법원의 사건 진행 내용을 보면, 홍 변호사는 단 한 차례도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고 준비서면 등 변론 서류 한 장 제출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25억~30억 원의 수임료를 받았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전관 로비 의혹의 중심에 섰다.
특히 검찰이 정 대표에게 횡령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고, 항소심에서 1심 때보다 형량을 줄여 구형한데다 보석에 대해서도 '적의 처리'라는 의견을 내면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홍 변호사는 "도박사건 변호에 3300만 원을 받은 것까지 포함해 모두 1억 5천만 원을 받았다. 터무니없는 수임료 보도에 놀랍다"고 해명했다.
홍 변호사는 지난해부터 한 여행사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데, 해당 업체는 네이처리퍼블릭과 그 무렵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 진출을 함께 추진했던 곳이다.
검찰 수사로 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잃은 더불어민주당은 특별검사 도입을 거론하면서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정 대표의 변호를 맡고 있는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의 대대적인 로비 정황 의혹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며 "정운호 게이트 사건은 특별검사 추진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도 이날 "정작 검찰의 수사는 애초 부실수사, 부실기소한 검찰 자신에게 향하고 있지 않다"며 "필요하다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처벌받아야 할 자들은 처벌돼야 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 이날 오전 홍 변호사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앞서 세무서와 서울지방변호사회 등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홍 변호사의 탈세 혐의 등에 관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이후 홍 변호사가 연루된 정황 파악에) 발전된 부분이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홍 변호사는 조만간 검찰 소환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16-05-10 18:06
최인수 기자 appl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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