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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지성 - 시사

북한 노동당 7차대회 개최와 미국의 '북미평화협정' 타진

북 김정은 '최고수위' 추대…"사회주의 완성 새 이정표"

 

5월 6일, 북한이 노동당 제7차 대회를 개최했다. 김정은 체제와 정책에 대한 공식 비준과 함께 이를 대내외에 선포하는 행사다.

북한 노동신문은 사설에서 이번 대회를 '승리자의 대회'라고 명명했다. 지난 1961년 4차대회에 붙여진 별명에 이어 두번째로 붙여진 '승리자의 대회다. 북한이 김일성과 김정일에 이어 유일지도체제 확립에 성공했음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또한 "자주•선군•사회주의"를, 전략 기조로 "인민 중시, 군대 중시, 청년 중시의 3대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핵무장과 우주개발을 기본전략과 정책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공표한 것이다.

 

북한의 핵무장은 '미국의 동북아 패권주의'의 결과라는 것이 대다수 학자들과 주변국의 판단이다. 그렇게 때문에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유력한 해결책으로써 '북미평화협정'을 들고 있으며 북미평화협정과 맞교환으로 '북핵포기'에 관한 협정을 할 것을 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줄기차게 북미협화협정을 요구해왔으며, 최근 미국도 이를 염두에 둔 '정책변화'를 타진하고 있다. 문제는 '패권주의에 기생해 온 세력'이 이런 (자신들의 강력한 세력기반의 해체에 해당하는) 근원적인 해결방안에 동의하고 수용할 수 있을지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는 데에 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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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에 넥타이 차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6일 북한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노동당 제7차 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김 제1비서의 좌우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각각 자리하고 있다. 조선중앙티브이 갈무리

 

철통보안 속 7차 당대회 개회사

"수소탄·광명성 발사로 존엄 빛내"

'유일 영도체계' 공고화 선언 예고

중 '비핵화 평화안정 희망' 논평

 

북한 노동당 제7차 대회가 6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평양에서 개회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개회사에서 "조선노동당 제7차대회에서는 (6차 당대회 이후 36년간의) 총결 기간 우리 당과 인민의 이룩한 빛나는 성과와 고귀한 경험을 총화하고 사회주의 건설의 대번영기를 계속 힘차게 열어나가기 위한 전략적 노선과 투쟁과업들, 우리 혁명의 전진 방향을 제시하게 된다"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텔레비전>이 이날 밤 10시30분 녹화방송으로 보도했다.

김 제1비서는 개회사에서 "우리 혁명을 자주, 선군, 사회주의 길로 줄기차게 전진시켜온 조선노동당의 위대한 영도는 조국을 불패의 정치사상강국, 군사강국, 청년강국의 지위에 올려세우고 핵강국, 우주강국의 전열에 들어서게 하는 역사의 기적을 창조했다"라며 "이번 당대회는 영광스러운 김일성-김정일주의 당의 강화 발전과 사회주의 위업의 완성을 위한 투쟁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하는 역사적인 계기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제1비서는 이어 "당 제7차 대회가 열리는 올해에 우리 군대와 인민은 반만년 민족사에 특기할 대사변으로 되는 첫 수소탄시험과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 발사의 대성공을 이룩하여 주체조선의 존엄과 국력을 최상의 경지에서 빛내었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시대'를 공식화하는 북한 제7차 노동당 대회가 열린 6일, 평양에 온 외신 기자들이 당 관계자를 상대로 질문을 퍼붓고 있다. 이날 전세계에서 120여명의 기자들이 평양으로 몰려왔으나, 북한 당국은 대회장 내부 접근을 불허하고 행사장 근접 촬영도 금지했다. 평양/교도 연합뉴스

 

김 제1비서는 이날 정장에 넥타이 차림을 했으며, 그의 옆에는 이번 당대회 의장을 맡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당대회 집행위원으로 선출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각각 자리했다.

당대회는 이날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당중앙군사위원회 사업총화 △당 규약 개정 △"경애하는 원수님(김정은 제1비서)를 우리 당의 최고수위에 높이 모실데 대하여"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 등 5가지를 '대회 의제'로 승인했다고 <조선중앙텔레비전>이 전했다.

김정은 제1비서가 이번 당대회를 통해 맡게 될 "당의 최고수위"가 어떤 직책일지 주목된다. 북한은 헌법 서문에서 김일성 주석을 "영원한 주석"으로, 노동당규약 서문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영원한 (당)총비서"이자 "영원한 국방위원회 위원장"이라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김 제1비서가 새로 맡게 될 '당의 최고수위'는 주석·당총비서·국방위원장 직은 아니리라 전망된다.

애초 북한은 100명이 넘는 외신 기자들을 이번 당대회에 초청했으나 이날 밤 <조선중앙티브>이 보도 전까지는 개회 사실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외국 기자들의 대회장 내부 접근이 금지됐으며, 사진과 영상은 행사장에서 200m 떨어져 촬영하도록 제한했다고 전했다. <시엔엔>은 "행사를 둘러싼 비밀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평양에 온) 120여명의 (외신) 보도진은 농락당했다"고 비판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우리는 조선(북)이 국가 발전과 인민 행복을 실현하기를 바란다"고 전제한 뒤 "조선이 국제사회의 (비핵화) 호소에 귀를 기울이며 함께 동아시아의 평화 안정을 실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동당대회•당대표자회 개최 현황 (※그림을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당대회 첫날인 이날엔 김정은 제1비서의 개회사→당대회 집행부 성원 선거→당대회 의제 승인→김정은 제1비서의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핵심은 김정은 제1비서가 직접 보고한 '당중앙위 사업총화'다. 사업총화 보고에선 직전 6차 당대회(1980년 10월) 이후 36년간 노동당 사업을 결산하고 정치·경제·대남·대외 분야의 새로운 정책 노선·방향이 제시된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은 김 제1비서가 '사업 총화 보고'에서 "사회주의 건설의 대번영기를 계속 힘차게 열어나가기 위한 전략적 노선과 투쟁과업들을 우리 혁명의 전진방향으로 제시하셨다"고만 전했다. 선례에 비춰 보면, <조선중앙텔레비전>이 이날 녹화보도하지 않은 김 제1비서의 사업총화 보고의 구체적 내용은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7일치에 전문이 실리리라 예상된다. 6차 당대회 땐 김일성 당 총비서는 대회 첫날인 10월10일 6시간 가까이 개회사와 사업총화 보고를 했고, 그 내용이 다음날 <노동신문>에 13개 면에 걸쳐 전재됐다.

 

북 "승리자의 대회" 선언…김정은 '유일시대' 열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승계 완료'

김정은 중심 당조직 세대교체 예고

 

밤늦게까지 '개회'사실 보도 않다가

녹화보도로 육성·발언 공개 이례적

외신 "비밀주의·보도진 농락" 비판도

국정원, 당대회 사나흘간 진행 예상

 

<노동신문>은 이날 1면 머리기사로 실은 '사설'을 통해 이번 당대회에서 "새로운 주체 100년의 첫 기슭에서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유일적 영도체계가 튼튼히 세워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당이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와 사상과 숨결도 발걸음도 같이하는 하나의 유기체로, 노숙하고 세련된 정치적 참모부로 더욱 튼튼히 꾸려"졌다고 덧붙였다. 당대회를 통해 '김정은 유일영도체계'의 공고화와 함께 노동당이 김정은 제1비서와 호흡을 맞출 "김정은 세대"를 중심으로 재조직되리라는 예고다.

<노동신문>은 7차 당대회를 "승리자의 대회"라고 선언했다. 6차 당대회 이후 "조선노동당이 쟁취한 위대한 승리는 사회주의를 굳건히 수호한 것"이고 "조선노동당이 이룩한 가장 큰 업적은 수령의 위대한 사상과 위업을 빛나게 계승발전시킨 것"이라는 말이다. '체제 유지'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권력 승계 성공'이 '승리'라는 주장이다. 북한은 김일성이 소련파·연안파를 권력 핵심에서 제거하고 일원적 지배체제를 구축했음을 선포한 4차 당대회(1961년 9월)를 '승리자의 대회'라고 선언한 바 있다.

 

북한 노동당 제7차 대회가 6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조선중앙티브이 갈무리

 

<노동신문>은 각 분야의 구체적 정책 방향을 규정할 사상 기조로 "자주·선군·사회주의"를, 전략 기조로 "인민 중시, 군대 중시, 청년 중시의 3대 전략"을 제시했다.

<노동신문>은 "우리 당은 국방력 강화에 최대의 힘을 넣어 혁명무력 발전의 최전성기를 펼치었다"며 "선군의 길,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의 길"을 거듭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당대회를 앞두고 2월23일 (당중앙위 정치국 회의 결정으로) 시작된 '충정의 70일 전투'가 "계획의 144%로 넘쳐 수행"됐고 "공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배" 달성됐다며 "자력자강의 만리마 기상을 만방에 떨친 위대한 승리"라고 자찬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노래 '세상에 부럼 없어라'가 "인민의 행복상을 격조 높이 구가한 영원한 수령 송가"라며 '김일성상'과 '김정일상'을 수여한다는 정령을 5일 발표했다.

 

관련기사 김정은 당대회 개회사 전문

 

국가정보원은 7차 당대회가 사나흘간 진행되리라고 예상했다. 1980년 10월 당 창건 35돌 계기에 열린 6차 당대회는 닷새 동안 진행됐고, 대회 이틀째인 10월11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100만명이 모인 군중대회가, 대회 마지막날인 10월14일엔 모란봉경기장에서 집단체조 행사가 진행됐다. 이번 7차 당대회를 앞두곤 대규모 군중대회를 준비하는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는 게 정보당국의 전언이다.

 

한겨레신문

등록 :2016-05-06 18:56

수정 :2016-05-07 01:30

이제훈 박병수 기자 nomad@hani.co.kr

워싱턴 베이징/이용인 김외현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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