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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지성 - 정의/인권

‘헬조선’을 물려 줄 것인가

광복 71주년, 진정한 광복은 오지 않고

 

매국을 방관하는 땅에 정의가 자랄 수는 없다

 

 

 

봄은 왔으나 꽃이 피지 않아 봄 같지 않구나

춘래무화초(春來無花草) 불이춘(不以春)

 

일제로부터 광복을 맞은지 71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러나 71년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말이 광복이지 빛이 없는 광복이요, 봄일지언정 꽃이 피지 않는 봄이다.

1945년 8월 15일, 광복과 함께 미군정은 임시정부를 배제하고 이승만이 남한의 통치권을 쥘 수 있도록 지원했다.

미국의 지원으로 무난히 대통령이 된 이승만은 국내에 지지기반이 거의 없었다. 인적자원도 마찬가지였다. 오직 미국정부 만이 '뼈속까지 친미'라고 판단한 이승만을 지원하고 있었다.

국가운영에 필요한 지지기반이나 인적자원이 거의 없었던 반면에 권력욕과 현시욕이 강했던 이승만의 선택은 간단했다.

이승만은 일제에 국권을 넘겨주고 충성하며 민족정신을 말살하고 동족을 억압, 학살하는데 앞장 선 친일 매국노들 대부분을 중용하여 행정과 사법을 장악하게 하고 친일파 처단을 위해 조직된 반민특위를 강제 해산시켰으며, 임시정부 요인 및 독립운동가들을 다시 탄압하고 살해하는가 하면 친일파에 대해 반감을 가진 인사들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기사참조 ▶프레시안 광복군 老兵, 박근혜 면전서 "건국절, 역사 왜곡" ▶미디어오늘 "현직 있는 친일파 처단하면 혼란"하다고 했던 국부 이승만)

 

 

친일파에게 넘긴 권력, 끝나지 않은 일제

 

 

 

이승만에 의해 군, 검찰, 경찰, 입법부와 행정부의 요직이 친일매국노들에게 장악된 이후 '반공'이라는 명분하에 수많은 애국지사와 양민들이 학살되거나 실종되었다. 그 수는 아직까지도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 대다수가 공산주의자라는 명확한 증거도 없이 처단된 것이다.

이 '공안통치'는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매우 효과적인 친일파 및 불의한 권력의 자기방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독재권력 시절에 간첩 또는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혹독한 고문을 당했거나 사형이 집행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공안사건들 가운데 계속 재심을 통한 무죄가 나오고 있다. 여전히 '간첩조작'이 자행되고 있고 '북풍' 또는 '총풍'은 마치 유행어 처럼 되어 버렸다.

 

일제가 조선을 통치하던 방식은 군의 헌병과 경찰을 동원한 억압과 공포정책이었다. 조선에서는 막강한 권력이 이들에게 주어졌다. 일본이 받아들인 유럽의 제도와도 동떨어진, 전대미문의 전근대적 제도를 식민지배에 동원했다.

 

일제가 남긴 제도는 친일파들에 의해 계승되어 친일에 적대적인 민중을 다시 억압하고 탄압하는 도구로 활용되었다. 그 중에는 현재까지도 버젓이 운영되고 있는 제도들도 적지 않다.

 

 

'비정상적 검찰'과 일제 잔재

 

(기사참조 ▶뉴스타파 [특별기획] 훈장과 권력 2부 '최초공개, 대한민국 훈장 받은 친일파')

 

 

대표적인 것 중에 검찰권을 들 수 있다. 검찰권 가운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다수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수사권, 수사지휘권, 기소독점권, 기소편의주의에 대해서는 영국과 미국은 물론 유럽의 권위있는 법학자들 대부분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제도'라고 입을 모으는 '최악의 검찰제도'로 꼽힌다.

최악의 제도라고 하는 이유는 일선의 수사기관인 경찰에 대해 수사지휘권이 있고 죄가 되는지 안되는지 여부, 재판을 받게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여부를 독자적, 독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형사적 절대권력이 검찰에게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범죄 자체가 성립되지 않게 할 수도 있고, 범죄혐의자가 구속되지 않게 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아예 재판을 받지 않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직간접적으로 검찰이 연루된 사건들에서 종종 상식에 어긋나는 수사결과가 나오는 것은 이 제도와 무관하지 않다.

(기사참조 ▶오마이뉴스 역사학자의 분노 "썩어빠진 한국, 갈아엎을 지도자 간절하다")

 

 

역사쿠데타로 영구 세습 노리는 친일 기득권

 

 

 

친일파들에 의해 장악된 권력은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으로 기득권을 형성해 왔다. 일제 36년 간 민족을 배신한 대가로 일제로부터 지위와 부를 하사 받은 친일파들은 광복 이후 이승만에 이어 박정희 정권을 거치면서 30여년 간 정권과 금권을 축적하게 된다.

친일파들은 그렇게 축적된 막대한 권력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지식인과 엘리트 계층을 육성하면서 사회 각계각층에 친일을 미화하고 정당화하는 공작을 진행해 오고 있다.

친일파에게 남은 최대의 목표가 있다면 일제로부터 지금까지 반민족매국행위로 축적한 막강한 기득권을 영구적으로 고착시키는 '세습화'일 것이다.

친일파들의 기득권세습화계획은 영구집권 시나리오와 재벌세습, 그리고 일제와 친일파를 정당화하고 미화시키는 '역사쿠데타'로 진행 중이다.

뉴라이트를 필두로 하는 친일세력은 이미 친일사관에 의해 철저하게 왜곡되고 변조된 역사교과서를 출간하였으며 주요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역사교과서를 일방적, 비민주적으로 국정화하는 단계까지 와있다.

이들은 4.19혁명으로 쫓겨난 '친일파의 구세주' 이승만을 국부로 추앙하고 헌법 전문에 명시된 임시정부의 법통성을 부정하며 1948년의 대한민국정부수립을 건국절로 함으로써 친일의 역사에 면죄부를 주는 것을 넘어 친일을 정당화시키고 있다.

이것이 이름하여 '역사쿠데타'인 것이다.

(기사참조 ▶시사저널 "중국과 대만도 친일파를 사형대에 세웠다. 우리는 단 한 명도 처단하지 못했다" ▶민중의소리 박 대통령, 독립운동가 호소 무시하고 "건국 68주년" 언급 오마이뉴스 "박근혜 역사쿠데타, 불복종 운동 벌여 폐기시킬 것" ▶미디어펜 [역사교육의 문제①] 짓밟힌 교학사 국사교과서)

 

 

영상 1114민중총궐기 '국정교과서' -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실장

 

 

'헬조선'을 물려 줄 것인가

 

오늘날 우리가 맞닥뜨리는 현실의 문제는 모두 '친일파'와 무관하지 않다.

친일의 역사는 불의의 역사다. 친일파는 국가와 민족을 배신한 대가로 개인의 영달을 얻었다. 지위와 부를 얻은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얻어진 개인의 영달은 계속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수 만년 조상의 얼이 깃든 조국, 대한민국이 불의에 의해 지배되는 '지옥'이 되어가는 것이다.

이 치욕적인 불의의 역사, 도적이 정의를 대변하고 강도가 정의를 단죄하는 썩은 세상을 아이들에게까지 물려줄 것인가?

 

용서는 고결한 것이다.

그러나 참회하지 않는 죄인을 용서하는 것은 같은 죄를 짓는 범죄일 뿐이다.

 

눈 앞에 놓여진 작은 현실 때문에 정의를 버리고 불의를 용인한다면 아이들을 모두 지옥으로 몰아 넣는 것과 같다. 이미 유행어가 된 '헬조선'은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다.

'벽을 향해서라도 외쳐야 한다'는 이 호소를 한시라도 놓친다면 우리는 그 만큼 아이들을 지옥으로 몰고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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