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스타(Barista)란 이탈리아어로 '바 안에서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와 구분해서 주로 커피를 만드는 전문가를 가리키며, 좋은 원두를 선택하고 커피 머신을 완벽하게 활용하여 고객의 입맛에 최대한의 만족을 주는 커피를 만들어 낸다.
끌코 café Classico
서초동 우성아파트4거리에 있는 아담한 café Classico는 끌코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바리스타 커피전문점이다.
평소 아끼는 후배와 교대 앞에서 점심을 먹고 나서 후배의 추천으로 산책 겸 걸어서 찾아 간 집이다.
평소에 맛과 서비스, 그리고 가격까지 따지는 내 취향을 아는 후배의 은근한 자신감에 슬쩍 기대를 갖게 된다.
끌코는 들었던 것 만큼 작고 아담했다.
입구에 놓여진 어른 키만큼 높이의 커피 볶는기계 '로스팅 기'가 직접 커피를 볶는 커피전문점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오른 쪽에 꽤 유명한 브랜드 커피전문점도 있지만 왠지 낯설게 보인다. 바로 옆의 끌코에게서는 오래 전부터 즐겨 찾는 집 같은, 마치 친구네 집 같은 친근감이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커피 볶는 기계. 주물 가마솥에 참깨 볶는 것을 상상했다면 깜짝 놀랄만한 위용을 뽐낸다.
끌코의 메뉴. 익숙한 이름부터 창작 메뉴까지 약 40여 종이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다.
생글생글한 표정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여성 바리스타가 주문을 받는다.
이걸로 할까, 저걸로 할까..
잠깐 망설이다가 후배와 거의 동시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외쳤다. 15분쯤 걸어 온 뒤라 시원한 아이스커피가 땡기는 것 같다.
끌코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문한 커피가 나왔다.
"ㅎㅎ 이거 마시려고 여기까지 오다니." 1층 창가에 마주 앉은 후배를 보며 어이없게 웃는다.
사진부터 한 컷 찍고 커피 한 모금을 입에 담는 순간에 진하면서도 부드러운 커피 향이 온 몸에 퍼진다. 일반 커피전문점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향과 맛이다.
후배를 쳐다보니까 "거 보세요."라는 듯이 빙글빙글 웃고 있다.
"오늘 점심은 매우 성공적이군. 보람이 있다." 내 칭찬에 후배는 더 만족한 미소로 답한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커피향'이다.
끌코 1층. 안 쪽에 네 개의 테이블이 더 있다.
1층 우측의 진열대 뒤로 두 명의 바리스타가 있다. 얼굴을 찍자고 했더니 '원본 상태가 별로 안 좋아서.."라면서 해맑은 웃음으로 대신한다.
창가 테이블에서 본 출입문 쪽. 왼쪽에 로스팅기가 보이고 오른쪽 벽면에는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걸려 있다. 이 한 컷 또한 내 삶의 영상 중 한 프레임으로 자리 잡겠지..
1층 입구의 오른쪽에 커피 볶는 기계가 놓여 있고 왼쪽에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이는데, 중간에 살짝 구부러져 궁금증을 더한다.
끌코 2층. 편안하게 앉아 진한 커피향을 즐기며 얘기하기에 좋을 것 같은 조용하고 조금은 몽환적인 분위기.
2층을 둘러 보고 내려 오니까 테이블 위에 새 아이스커피가 놓여져 있다.
ㅎㅎㅎㅎㅎ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리필'이라니.. 끌코의 매력이 하나 더 추가되는 순간이다.
그•런•데•
리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올 때 리필 잔에 남은 커피를 테이크아웃 잔에 따로 담아 준다.
이 장면에서 옆에 있던 유명 브랜드 커피전문점이 폐업하고 '임대' 푯말이 붙어 있는 이유가 더욱 분명해진다.
끌코에는 로마거리 같은 세련된 커피가 있고 우리집 건넌방 같은 편안함이 있고 마치 시골 장터 같은 풍족함이 있었다.
끌코 바로 옆의 유명브랜드 커피전문점. 모자이크 처리를 했지만 누구나 알만한 브랜드다.
오른쪽 광고판에 빅사이즈 아이스 아메리카노 2,000원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브랜드나 매장 크기, 가격 면에서 조차도 끌코는 객관적으로 이 집의 상대가 될 수 없다.
그러나 끌코 옆 불꺼진 커피전문점의 전면에 붙은 '임대' 표지는 누가 승자인지, 무엇이 생존의 조건인지를 분명하게 말해 주고 있다.
매우 성공적인 점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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