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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지성 - 시사/정치

무지와 광기에 침 뱉으며

'국회해산', '비상계엄'과 필리버스터 중단

 

 

이틀간 더불어민주당과 필리버스터를 지켜보던 사람들에게 소란이 있었다.

급작스럽게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는데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반대 및 비난에 대해 정체 모를 자들이 대거 등장하여 비난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시작하면서 페이스북은 물론 대부분의 SNS가 작은 소란을 겪은 것이다.

공격하는 자들이 들고 나온 논리의 끝에는 김종인 이하 필리버스터 중단을 결정한 더민주비대위 집행부의 의견이 덧붙여져 있었다.

'선서구획정이 안되면 국회를 해산하고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것이 새누리의 전략'이라는, 매우 황당하고 불순한 논거를 퍼뜨려 댔다.

 

그들의 행동은 마치 '댓글부대'를 연상하게 할 만큼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었고, 무차별적이며, 무지에 기인한 것이었다.

 

국회해산이나 비상계엄 선포의 법률적, 정치적, 사회적 가능성을 따져 볼 것도 없이 이 단순하고도 명확한 사실에 광분하는 자들을 지켜보면서 회생의 기약이 없는 자유와 민주의 혼수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국회해산을 최초로 거론하기 시작한 것은 2월 22일이다. 새누리당의 홍철호 의원이 보수언론에 흘리기 시작한 것을 일베에서 확대 재생산했고 이것을 더민주에서 '필리버스터 중단'의 한 이유로 인용했으며, 부화뇌동하는 무지한 자들에 의해서 기정사실로써 '중단 비난 여론'에 대한 공격의 무기로 사용된 것이다. (관련기사 : "홍철호, 내일까지 선거구 획정 못하면 국회 해산해야")

 

알만한 식자들은 이미 다 알고 있겠지만, 여당에서 극단적인 실력행사의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이 필리버스터 정국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는 반증이다.

여론, 특히 기존 지지층 이외의 이른바 '부동층'의 호감이 필리버스터를 통해 더민주와 야당으로 향하기 시작한 그 순간이 여당에게는 얼마나 큰 부담과 위협요인으로 작용했을지는 필리버스터가 진행중인 국회 안이나 밖에서 여당과 소위 보수인사들이 보여준 언행을 통해 잘 드러나 있다.

 

국회해산과 비상계엄 선포, 전혀 불가능한 말은 아니다.

하지만 국회를 일방적으로 해산하고 계엄을 선포하는 것은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엄청난 국민적 저항을 일으킬 수 있는, '정권의 생명을 건 모험'인 것이다.

그것이 두려워서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겠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고 유린하는 것이다.

 

 

더민주가 필리버스터 과정을 통해서 밝힌 바와 같이 모든 것을 감시할 수 있고 제재할 수 있게 됨으로써 '영구집권'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테러방지법의 문제라면, 여당의 으름장에 백기투항하는 것은 결국 '영구집권' 계획에 동의한다는 것이나 무엇이 다른가. (관련기사 : "이러려고 그렇게 싸워 댔나?")

'죽어도 더민주를 추종해야만 할' 소위 '골수'는 비록 극소수이지만 여전히 더민주를 지지하고 성원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선거지형상, 그리고 지금까지의 선례가 말해주듯이 선거의 승패 를 좌우하는 열쇠는 이른바 '부동층'이다.

필리버스터를 통해 움직이기 시작한 부동층의 호감이 실망으로 바뀌면서 4월 선거에서의 승패는 대략 예상할 수 있는 수준으로 회귀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단적인 예로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언론에서 더민주와 야당의 기사가 자취를 감추었다.

'국회해산을 피하기 위해 영구집권의 무기를 승인한다'는 놀라운 발상에 침을 뱉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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