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야권 단일후보 최대 4명…나머진 '반쪽 단일화'

국민의당 양보한 수원병·부산 사하을 확정…"더민주-정의당 연대는 10석 좌우"

(사진=자료사진)

4.13 총선의 핵심 변수인 야권연대가 지지부진하다.

국민의당은 지역간 연대에 대해서도 "당과 상의하라"며 제동을 걸었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도 막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3개 야당이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면서 야권 전체를 대표하는 야권 단일후보는 3~4명에 그칠 전망이다.

현실적으로 최선의 야권연대 방식은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 3자가 단일후보를 내는 것이다. 그래야만 여야 1대1구도가 형성되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전국 253개 선거구 중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펼쳐진 선거구는 수도권 105곳을 포함해 총 178곳에 이른다.

3개 야당이 동시에 격돌하는 선거구는 전국적으로 43곳이고 이중 24곳이 수도권에 몰려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야권연대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국민의당의 반대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최대한 후보를 완주시켜 정당득표율을 높이는 방법으로 비례대표 숫자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국민의당은 애초 후보간 연대는 막을 수 없다고 했다가 "당과 협의없이 후보를 사퇴하면 제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제동을 걸었다.

당이 강경한 태도로 바뀌기 전에 경기 수원병과 부산 사하갑은 국민의당 김창호 후보와 최민호 후보가 각각 양보해 후보 단일화를 이뤘다. 이에 따라 더민주 김영진 후보와 최인호 후보가 야권단일후보가 됐다.

춘천에서는 더민주 허영 후보와 국민의당 이용범 후보 간에 28일 여론조사를 벌인다. 이들 중 승자는 야권단일후보라는 이름을 달고 본선에서 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 이상 국민의당과 야권단일화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기 군포 지역에서도 더민주 후보(군포갑 이학영 후보, 군포을 김정우 후보)가 국민의당을 향해 야권단일화를 제안한 상태이고 국민의당 부좌현 후보(안산 단원을)도 야권연대를 하려고 했지만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3당이 다 후보를 낸 서울 은평을 등은 3자간 단일화가 없으면 여당의 승리가 불보듯 뻔하다.

이젠 더민주와 정의당 간의 연대가 사실상 남은 마지막 카드다. 그러나 이 역시 당 대당 협상을 원하는 정의당과 후보간 경선을 선호하는 두 당의 입장차이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더민주가 심상정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갑과 박원석 의원이 나선 수원정에 대한 야권연대 경선을 제안했지만 정의당은 "진정성이 없는 제안"이라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경선을 통한 단일화로만 진행할 경우 당세가 약한 정의당이 일방적으로 양보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더민주 측은 "중앙당에서 후보를 꿇어 앉힐 방법이 마땅치 않다. 경선을 통한 방법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인천에서는 시당 차원에서 두 당이 독립적으로 13개 선거구에 대한 단일 후보를 확정했지만 다른 지역에선 이런 움직임을 찾아보기 어렵다.

단일화 압박이 거센 경남 창원성산에서 허성무 더민주•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29일 후보 단일화를 결정하기로 했을 뿐이다.

국민의당을 뺀 더민주와 정의당간의 연대가 제대로 이뤄지면 수도권에서 10석 안팎의 당락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더민주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정의당이 수도권에서 5% 이상의 지지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새누리당과 더민주 후보간 박빙 지역은 큰 영향을 줄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갑, 종로, 중.성동갑, 영등포갑 등이 대표적인 곳이다.

다른 야당 관계자는 "야권연대는 유동성이 큰 수도권의 선거 구도 자체에 영향을 준다"며 "정의당과의 연대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두 당이 연대해도 국민의당 후보들이 얼마나 표를 가져가느냐에 따라 아슬아슬하게 여당에게 내줄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두 당간 단일 후보는 야권단일후보가 아닌 양당 단일후보라는 명칭만 쓸 수 있어 효과가 반감된다.

야권단일화는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4월4일 이전이 마지노선이다.

이후엔 단일화를 위해 사퇴한 후보 이름에 용지에 남게 돼 사표가 대량 발생하기 때문이다.

CBS노컷뉴스

2016-03-28 04:00

정영철 기자 steel@cbs.co.kr

Posted by 망중한담

여당보다 높은 야권 지지율…선거판에선 '무용지물'

여당 '막장 공천' 악재에도 야권분열로 혜택 못봐

(사진=자료사진)

여야가 공천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을 앞둔 현 시점에서 정치권 안팎에선 "선거판 자체는 야당에게 유리한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여당이 공천과정에서 보여준 '공천 학살'과 김무성 대표의 '옥새 투쟁' 등은 야당이 반사이익을 얻을 만한 호재이기 때문이다.

실제 야당의 총 정당 지지율 합은 여당을 앞서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2016년 3월 4주차 주중집계에서 새누리당은 39.6%의 지지율을 보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25.7%, 국민의당은 14.0%를 기록해 두 당을 합친 지지율은 39.7%로 여당보다 소폭이지만 높다. (상세 여론조사 자료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에서 볼 수 있다.)

조원씨앤아이가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더민주(25.6%)와 국민의당(14.8%)의 지지율 합계는 40.4%로 새누리당(35.1%)을 좀더 큰 격차로 앞선다.

두 조사에서 정의당이 각각 7~8%대의 지지율을 차지한 점을 감안하면 세당 간의 야권연대 결과는 산술적으로 여당을 적지 않은 차이로 압도하게 된다.

이런 지지율이 선거 결과에 반영된다면 여소야대(與小野大)로 이어질수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야당의 높은 지지율은 당 대 당 야권연대가 물건너 간 현실에서는 무용지물이다. 한 지역구에서 1등만 금배지를 다는 소선거구제에서 분산된 야당표는 사표(死標)로 전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수도권에서는 여당이 어부지리로 앞서는 곳이 수두룩하다.

지난 25일 발표된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 공동 여론조사를 보면 서울 성북을에선 새누리당 김효재 후보가 32.0%, 더민주 기동민 후보는 23.5%를 기록했다. 국민의당 김인원 후보는 8.0%, 정의당 박창완 후보는 3.9%였다.

야권 후보 득표율을 더하면 35.4%로 새누리당 후보 득표율을 앞서지만 야권분열 구도 속에선 여당에게 빼앗길 공산이 크다.

24일 나온 KBS•연합뉴스•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에서는 서울 서대문갑의 새누리당 이성헌 후보가 39.2%로 더민주 우상호 후보(33.7%)를 앞섰다.

그러나 국민의당 이종화 후보가 5.6%를 얻어 야권 후보의 지지율은 새누리당 후보보다 높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영등포을도 비슷한 양상이다.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는 38.4%, 더민주 신경민 후보는 28.2%였는데, 국민의당 김종구 후보가 12.9%를 차지했다.

서대문갑과 영등포을은 더민주가 현역이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주인이 뒤바뀔 공산이 커졌다.

야권이 얼마나 지역간 단일화로 공멸의 길을 피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수 밖에 없다.

CBS노컷뉴스

2016-03-26 04:00

정영철 기자 steel@cbs.co.kr

 

 

 

Posted by 망중한담

이번 선거는 이미 망했다

"이념논쟁 안 된다"며 필리버스터 중단… 울림 없는 정권심판 구호, 감동없는 야권연대 제안

 

"이러다가 선거 망치면 당신이 책임질 거야?"

 

필리버스터 중단 여부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가 열렸던 지난달 29일 저녁, 김종인 대표가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했다는 말이다. "이념 논쟁으로는 우리당에 좋을 게 없다"면서 "경제 문제로 프레임을 전환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납작 엎드렸고 다음날 이 원내대표의 눈물의 연설을 끝으로 필리버스터는 종료됐다. 결국 3월2일, 테러방지법은 새누리당 의원들만 참석해 과반을 넘겨 통과됐다.

 

오래 전부터 더불어민주당은 정당이라기 보다는 야당 국회의원들의 친목 모임 같은 성격이 강했다.

공동의 정책적 목표나 의제를 내세우지도 못했고 당의 색깔도 모호했고 무엇보다도 집권 의지가 부족했다. 대선이 2년도 안 남았는데 아직까지 눈에 띄는 대권 주자도 없다. 굳이 다수당이 되거나 정권을 잡아 여당이 되는 데 힘을 쏟기 보다는 각자 다음 선거에서 살아남아 의원 자리를 지키려는 정치인들이 모여 있는 곳이 더불어민주당이었다.

 

2004년 이후 두 차례 총선과 두 차례 대선의 누적된 패배의 경험, 이명박근혜 정권 8년 동안 집권 여당이 계속해서 죽을 쒔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40% 안팎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전의를 상실하고 의원들이 저마다 각자도생의 길에 들어선 지 오래다. 김광진·은수미 의원 등이 쓰러지기 직전까지 필리버스터를 하는 와중에 같은 당의 상당수 의원들이 뒤에서 팔짱만 끼고 있었다는 것도 불편한 진실이다.

 

"필리버스터도 좋지만 발목 잡는 야당으로 비춰져서는 안 된다"는 박영선 의원의 말이 오히려 상당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속내를 반영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표 떨어지는 소리는 그만하자'는 이야기다. 보수 성향 언론에서 숱하게 지적했듯이 테러방지법은 이미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도 논의된 바 있고 192시간의 필리버스터가 시작되기 전에는 딱히 쟁점이 되지도 않았다. 애초에 절박한 정책적 목표가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1월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비대위 운영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노무현의 FTA(자유무역협정) 이명박의 FTA가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에 더불어민주당은 아직까지 제대로 답을 한 적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에 영입한 김현종씨는 한미 FTA 협상에서 한국 쪽 대표로 나서서 "미국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죽도록 싸웠다(fighting like hell)"고 떠들고 다녔던 사람이다. 김현종과 김현종의 후임으로 통상본부장을 맡았고 지금은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선 김종훈이 과연 다른가?

 

더불어민주당이 박근혜 정부의 노동악법에 반대하고 있지만 10년 전 2006년에 통과된 비정규직 보호법은 노무현 정부와 당시 열린우리당의 작품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양극화와 내수 침체의 원인인 비정규직법에 제대로 반성한 적이 있었나? 새누리당이 비정규직을 제대로 보호하기 위해 기간제 사용기한을 늘려야 한다고 억지를 부릴 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 나쁜 법을 더 나쁘게 만들지 않는 수준에서 적당히 싸우는 시늉만 했다.

 

노무현이나 이명박·박근혜나 다를 게 없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정신 차리자, 한 순간에 훅 간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는 새누리당과 차별화를 하려면 노무현의 공과 과를 구분하고 노무현의 실패를 극복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한 순간에 훅 간 뒤 아직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건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이다. 새누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새누리당만큼의 색깔도 없기 때문에 계속 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이러다 선거 망치면 책임질 거냐"는 김종인 대표의 리더십은 강력한 만큼 매우 위험하다. 테러방지법 반대를 이념 논쟁으로 치부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공허한 구호에 그쳤던 경제 민주화 프레임을 다시 끌어내 냉소적인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이킬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경제가 엉망인 건 사실이지만 경제 실패를 심판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을 찍어야 할 만큼 김종인 대표가 특별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김종인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짰던 사람이다. 박 대통령이 김종인의 공약 때문에 당선됐나?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프레임은 야당의 의제를 선점해 물타기하는 성격이었다고 보는 게 맞다. 공약은 정말 좋았는데 박 대통령이 배신을 했나? 지나치게 선언적이라 구호 이상의 큰 의미는 없었다. 박근혜 정부에서 버림받은 공약을 들고 왔으니 국민들이 지지할 것이다?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큰 일이다.

 

모호한 구호도 문제지만 진짜 문제는 어정쩡한 포지션에 있다.

한국의 정치 지형에서는 여전히 북풍이 장사가 된다. 민주당을 '빨갱이당'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은 하늘이 두 쪽 나도 더불어민주당을 찍지 않는다. 한국 정치 지형에서 박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 40%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에 가깝다. 수도권과 호남의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들을 최대 30%라 보면 나머지 40%의 중도 무당파층이 선거의 변수가 된다.

 

물론 노무현과 이명박·박근혜는 다르다. 노무현 시절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것들이 급속도로 후퇴하고 있다는 걸 누구나 안다. 그러나 문제는 가장 기본적인 상식의 복원 조차도 지금 더불어민주당에게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데 있다. 역풍이 우려된다며 지레 겁을 집어먹고 필리버스터를 접는 게 더불어민주당의 초라한 '가오'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과연 다른가? 새정치를 하겠다며 들어와 박차고 나간 안철수의 국민의당은 과연 다른가?

 

집권 초반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으로 골머리를 앓던 박근혜 정부가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터뜨리며 통합진보당을 강제 해산했을 때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불똥이라도 튈까봐 멀찌감치 물러나 있었다. 왼쪽의 축이 무너지면서 한국 정치 지형은 오른쪽으로 크게 쏠렸고 더불어민주당도 균형을 잃고 새누리당 2중대로 전락했다. 결국 개헌 의석 저지까지 거론되는 암울한 상황에서 선택한 게 새누리당에서 팽 당하고 건너온 김종인이다.

 

이념 논쟁이라며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킨 김종인 대표가 내놓은 카드는 야권 통합이었다. 안철수를 압박하면서 국민의당의 분열을 노리는 노회한 선택이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지리멸렬한 야당에 야권 연대가 만능의 해법이 아니라는 건 지난 2012년 19대 총선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이명박 정권 말기, 지금처럼 새누리당이 죽을 쑤고 있었고 정부 심판론이 선거 구호였으나 새누리당을 떠난 민심은 당시 민주통합당을 선택하지 않았다.

 

지난 총선에서는 야권 연대를 했는데도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고 몇 달 뒤 대권까지 거머쥐었다. 그나마 연대를 한 덕분에 수도권을 지켰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상당수 유권자들이 정권 심판 보다는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투표를 포기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투표율은 54.3%에 그쳤고 특히 20대 후반 투표율은 37.9% 밖에 안 됐다. 선거인 수 비율은 30대가 20.4%, 40대가 21.9%였으나 실제 투표자 수 비율은 60대 이상이 26.1%로 가장 높았다.

 

▲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 선거인 수와 투표자 수 비율. ⓒ선거관리위원회 자료.

 

 

4년 전과 비교하면 더불어민주당의 상황은 훨씬 열악하다.

당장 야권 연대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야권 연대는 표의 분산을 막을 수 있을 뿐 정치 냉소와 혐오를 뒤집을 수 없다.

정책 연대 없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연대는 아무런 감동이 없고 설령 국민의당의 연대가 성사되더라도 오히려 환멸을 더할 가능성이 크다. 그토록 외치던 새 정치는 온 데 간 데 없고 집안 싸움만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을 갈아치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서 80년대 안기부에 끌려가 고문을 당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김종인의 영입은 리더십 부재의 더불어민주당 상황에서는 필수불가결의 선택이었지만 열패감에 찌든 야당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정권 심판이 필요하다는 데 상당수 유권자들이 공감하고 있지만 정작 문제는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이 정권 심판의 주체로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김종인 대표가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권 심판이라는 동어 반복 외의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당장 이번 총선은 선거 연대를 하든 하지 않든 야권의 참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멀리 내다본다면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건 지더라도 잘 지는 것이다. 그리고 건강한 야당을 복원하고 정책 정당으로서 기초를 다지는 것이다. 김종인 리더십으로 집안 단속을 하고 그나마 바닥의 표를 긁어모을 수는 있겠지만 지금처럼 적당히 보수 양당 구조에 안주하면서 의석수 계산이나 하고 있다면 더불어민주당이 집권 정당이 될 가능성은 요원하다.

 

지상파와 종편의 든든한 지원 사격을 받으며 40%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새누리당과 경쟁에서 이기려면 새누리당과는 완전히 다른 프레임을 짜야 한다.

장기적으로 정의당과 노동당, 녹색당 등이 왼쪽에서 확실한 진보 진영의 의제를 구축하고 더불어민주당도 좀 더 왼쪽으로 옮겨오면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견인하고 중도 무당파층을 흡수해 자연스럽게 새누리당을 보수가 아닌 극우 기득권 집단으로 가두는 전략이 필요할 때다.

 

선거 연대가 아니라 정책 연대가 절실하고 그러려면 건강한 진보 정당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 최악과 차악 중에 고르는 선거가 아니라 최선이 안 되면 차선이라도 선택하고 조금씩 바꿔나가면서 승리의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 새누리당의 논리와 문법으로 치르는 이번 선거는 이미 망했다. 더불어민주당에게는 김종인 이외의 대안이 없고 다만 또 한 번의 처절한 패배를 겪고 교훈을 얻기를 바랄 뿐이다.

 

미디어오늘 [뉴스분석]

2016년 03월 07일 월요일

이정환 기자 black@mediatoday.co.kr

 

 

 

 

Posted by 망중한담

정치에 뛰어든 인권 변호사, "언제까지 배신만 당할 건가"

서울서 출마 선언 앞둔 권영국 변호사

"인권유린, 국고탕진 권력자 응징하러 국회 간다"

"정치가 문제라면 정치의 길로 가야겠습니다. 들판을 가로질러 호랑이굴로 가겠습니다."

권영국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SNS를 통해 '정치의 길'로 나서겠다고 했다. 고개가 갸우뚱했다. 저명한 인권변호사가 굳이 정치에 뛰어들다니. 까닭이 궁금해졌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시민혁명당추진위 사무실에서 권 변호사를 만났다.

정치 '선언' 이후 창당을 위한 행보가 급물살을 탔다. '시민들에 의한 정치혁명'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시민혁명당(가칭) 추진위원회가 지난해 12월20일 출범했다.

권 변호사는 시민혁명당 추진위원장이다. 현재는 창당 발기인 모집에 열중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출마 선언을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 노동인권변호사로만 14년을 살아왔다. 정치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불평등이 고착화하고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붕괴되고 있다. 이에 맞서 여러 대중투쟁이 전개돼 왔지만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은 보이지 않았다. 밀어붙이는 자본정치권력에 대응하는 대중의 투쟁 동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이다. 정치가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노동·인권 변호사인 권영국 시민혁명당(가칭) 추진위원장이 11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 구체적인 계기가 된 사건이 있나.

"2014년 11월 쌍용차 해고자에 대한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이다. 노동자에게 가장 중요하고 예민한 쟁점이 정리해고 문제인데 대법원은 원심을 무참하게 깨고 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극심한 무력감을 느꼈다. 한편으로 우리 사회 모든 것을 결정하고 있는 것은 정치이고, 여기에 개입하지 않고서는 운동은 후퇴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주변부만 맴돌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과 함께 직접 핵심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 기존 정당에 들어가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더 쉽고 효율적이지 않나.

"여러 진보 정당에서 입당 제안을 해왔지만, 기존 정당 구조 하에서는 큰 변화를 줄 수 없다고 본다. 내가 진보 정당에 들어간다고 해도 정치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기존 정치권은 평범하고 시시한 사람들을 주체로 세우려 하지 않는다. 주권자로서의 주인 의식을 끄집어내기 위해서는 새 판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 주변 반응은 어떤가. 뜯어 말리지는 않던가.

"지난 1년 동안 고민했다. '좋은 이미지와 명예를 갖고 있는데 왜 굳이 정치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이미지와 명예가 무슨 의미가 있나.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 희망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미래를 포기하고 있다. 희망이 없는 상태가 고스란히 내게 전달되는데 무슨 의미가 있나. 행복이 비어 있는 사회에 산다는 것은 내 이미지나 명예보다 훨씬 중요하고 심각한 일이다. 제대로 (정치에) 뛰어 보지 않고 나중에 허공에다 한탄만 하면 무슨 소용인가."

- 시민혁명당 추진위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직접 민주주의'를 강조한 바 있다.

"이탈리아 '오성운동(MoVimento 5 Stelle)', 스페인 '포데모스(Podemos)' 등 유럽의 정당은 온라인을 통해 광범위한 의사 수렴 구조를 만들었다. 실제 현실 정치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를 하면서 느꼈던 것은 '기간제 4년 연장'과 같이 직접적으로 삶과 맞닿은 기사에는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린다는 사실이다. 삶의 질 개선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있지만, 이미 조직화한 대중의 지지만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 정당에는 그러한 요구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

- 유럽에서 앞서 설명한 정당과 운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까닭은 우리와 다른 선거구제를 갖고 있다는 데 있는 것 같다. 한국은 승자가 독식하는 소선거구제다.

"지금의 선거제 하에서는 온라인 정당과 같은 정치 운동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정당 지지도에 맞게 의석 배분이 이뤄지지 않아 의사 수렴 구조가 왜곡돼 있다. 그렇다고 해서 선거구 문제를 이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선거가 정치 참여의 전부라고 인식돼 있는데, 대중의 참여를 통해 정책•인물 등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정치 동력과 추진력을 높여야 한다. 이러한 경험은 분명 선거구제 자체를 변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이탈리아 희극인 출신 정치인 베페 그릴로는 '오성운동'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2009년 직접 민주주의 확대, 반부패와 반유럽연합을 기치로 내걸고 오성운동을 창당했다. 오성운동은 제1야당으로 성장했다.

이탈리아 희극인 출신 정치인 베페 그릴로'오성운동'을 주도했다. 그는 2009년 직접 민주주의 확대, 반부패와 반유럽연합 등을 기치로 내걸고 오성운동을 창당했다. 오성운동은 2013년 제1야당으로 성장했다. 그릴로는 자신의 저서 '진실을 말하는 광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전투에서 싸웠다는 것은 꽤 멋진 경험이다. 지든 이기든 시도해 봤다는 감각만큼은 시간이 지나도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곁을 스치는 쓰레기 같은 현실을 그냥 쳐다보기만 하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만큼 치욕스러운 삶은 없다." 권 변호사의 생각과 묘하게 통한다.

- 정치를 운동의 일환으로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정치하고 운동은 다르지 않다. 중대한 사건이 터지면 수만 명이 광장으로 나오고 정치에 변화를 요구한다. 하지만 변화는 요원하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600만여 명의 시민이 서명 운동에 동참했다. 여당은 요지부동이었다. 야당은 여당에 끌려다니거나 여당에 협조하는 태도를 보였다. 상당수 국민이 입법 청원을 했을 때, 국회 심의를 의무화하는 장치가 필요한 이유다. 정치라는 영역과 시민 영역을 연결시킬 수 있는 무대를 국회에서 만들어내고자 한다."

- 출마할 지역은 정했나.

"발기인 모집 등 내부 조직 확대가 시급해 시점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왕 정치하기로 한 거 서울 중심에서 (출마)해야 하지 않을까. 가진 것 없는 사람이 대범하게라도 선언해야지.(웃음) 순차적으로 창당 요건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할 것이다. 우리가 많은 인원을 갖고 있지 못하고 있기에 '시민 후보'(시민을 후보로 내는) 전술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 권영국 시민혁명당(가칭) 추진위원장. (사진=김도연 기자)

시민혁명당 추진위원 명단에는 순대국집을 운영하거나 인쇄기획사를 운영하는 인사들이 있다. 대학 강사, 방송작가, 작곡가도 눈에 띈다. 일상에서 정치와 직접 민주주의 필요성을 겪은 이들이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헌국 예수살기 촛불교회 목사 등 저명 인사들도 추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유명세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권 변호사 생각이다.

- 많은 사회 운동가들이 '호랑이 굴'로 들어갔지만 호랑이를 잡은 경우는 못 본 것 같다.

"꼭 잡아야지. 내가 만들고 싶은 사회는 두 가지다. 돈과 지위로 공정한 룰을 파괴하고 인권을 유린한 자가 처벌되는 사회.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국고를 탕진한 권력자가 반드시 응징되는 사회. 법은 가진자와 권력자 앞에서 무력하다. 재벌이 법 위에 군림하고 있지 않나. 부당한 권력에 대한 처벌과 응징이 가능할 때 퇴보하는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다."

- 야권 연대 가능성은 있나.

"지금은 우리 영향력이 미미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 파이를 늘리는 방식으로 영역을 넓히는 작업이 이뤄지면 자연스레 야권 연대를 위한 자리가 마련되지 않을까 싶다. 뜻에 공감하는 정당, 정치단체들도 함께 해야 할 것이고. 일단 조직된 지지 기반 중심의 활동을 넘어 영역을 넓히는 데 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노력이 이어진다면 미래 지향적인 방향으로 같이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다."

- 시민혁명당의 정치는 성공할까.

"될 거냐고 묻는다면, 된다고 대답하고 싶다. 시시하고 평범한 사람이 정치의 주인이 되지 않는 사회에서는 결코 기득권이 교체되지 않는다. 우리는 배신의 정치 앞에 절망하고 있다. 시민혁명당을 지지하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권력으로서의 정치가 아니라 헌신적으로 일하는,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실천할 것이다. 또 이념에 따른 이합집산이 아니라 희망버스와 같은 사회연대 전략을 (현실 정치에서) 구현하고 싶다. '권영국'이라는 사람을 보지 마시고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지향하는 바가 맞으면 지지해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언제까지 정치로부터 배신만 당할 수는 없다."

▲ 권영국 시민혁명당(가칭) 추진위원장. (사진=김도연 기자)

 

미디어오늘

입력 : 2016-01-11 17:08:49

노출 : 2016.01.12 16:20:53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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