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으라' 방송에 해경 "그렇게 해주세요"

이 글은 민중의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에서 연재하는 '세월호 의혹의 확정' 시리즈입니다.

세월호 참사 수습 및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의혹들에 대하여 합리적 접근과 분석을 통해 결론을 도출해 내는 작업입니다.

다 같이 이 작업을 진행해 나간다면 보다 빨리, 보다 정확한 진실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집자 주>

 

서울 중구 YWCA 대강당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조위 제1차 청문회에서 방청인으로 참석한 유가족들이 단원고 희생자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뉴스1

 

2014년 4월 16일 오전 08:52:32

 

전남119 : 예 119입니다.

신고자 : 살려주세요.

전남119 : 여보세요.

신고자 : 여보세요.

전남119: 네 119상황실입니다.

신고자 : 여기 배인데 여기 배가 침몰되는 것 같아요.

전남119 : 배가 침몰해요?

신고자 : 제주도 가고 있었는데 여기 지금 배가 침몰하는 것 같아요.

전남119 : 자..잠깐만요. 자..지금 타고 계신 배가 침몰한다는 소리예요? 아니면 옆에 있는 다른 배가 침몰한다는 소리예요?

신고자 : 타고 가는 배가요. 타고 가는 배가

(하략)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52분 32초. 단원고 학생 최모 군은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119로 신고를 합니다.

당시 이 전화를 받은 사람은 전라남도 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의 조모 지방소방위. 그는 목포해양경찰서에 통화를 연결하였고, 그래서 8시 54분경부터 신고자, 119직원, 목포해경의 3자 통화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08:54:07

 

전남119 : 예 수고하십니다. 여기 119상황실인데요.

목포해경 : 네

전남119 : 지금 배가 침몰하고 있다고 배가 침몰하고 있다고 신고가 왔는데요.

(중략)

전남119 : 신고자분 지금 해양경찰 나왔습니다. 바로 지금 통화 좀 하세요.

목포해경 : 여보세요. 목포해양경찰입니다. 위치 말해주세요.

신고자 : 목포해양경찰. 잘 안들려요.

목포해경 : 위치! 경위도 말해주세요.

전남119 : 경위도는 아니고요 배 탑승하신 분. 탑승하신 분.

신고자 : 핸드폰이요?

목포해경: 여보세요. 여기 목포해경 상황실입니다. 지금 침몰 중이라는데 배 위치 말해주세요.배 위치. 지금 배가 어디 있습니까?

신고자 : 위치를 잘 모르겠어요.. 지금 이곳

목포해경 : 위치를 모르신다고요? 거기 GPS 경위도 안 나오나요. 경도하고 위도

신고자 : 여기 섬이 이렇게 보이긴 하는데.

목포해경 : 네?

신고자 : 그걸 잘 모르겠어요.

(하략)

 

목포해경 쪽에서 전화를 받은 사람은 목포서 상황실의 고모 경사였습니다. 그가 바로 학생에게 경도와 위도를 물어본 바로 그 사람입니다.

이는 언론에도 많이 보도되었습니다.

 

해경이 학생에게 경위도를 물어보니까 듣고 있던 119직원이 '배 탑승하신 분', 즉 승객이니까 경위도를 물어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이야기를 했음에도 재차 경위도를 묻고 있습니다. 물론 이 정도의 일은 실수나 착각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후 고모 경사는 배 이름과 학생 이름, 승선원이 몇 명이나 되는지를 물어보았고, 주변에 있는 선원을 바꿔 달라고 하였는데 학생이 찾아봐도 없다고 하여 통화를 종료하였습니다. 학생은 같은 학교에서 350여 명 정도가 승선해 있다고 대답하였다고 합니다.

 

2014년 4월 16일 당시 목포서 상황실, 정확하게는 목포해양경찰서 경비구난과 상황실은 상황담당관 1명과 그 밑으로 5명씩으로 편성된 3개조(A, B, C조), 총 16명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각 조의 5명은 상황실장, 상황부실장 겸 122접수요원(Ⅰ), 122접수 전담요원(Ⅱ), 그리고 상황요원 2명의 구성이었습니다.

 

<목포서 상황실 구성>

 

상황담당관은 조모 경감

A조는 상황실장인 이모 경위, 부실장 김모 경사, 임모 경사, 오모 경장, 김모 경장

B조는 상황실장인 백모 경위, 부실장 박모 경사, 박모 경사, 유모 경장, 이모 경장

C조는 상황실장인 이모 경위, 부실장 고모 경사, 문모 경사, 김모 경장, 장모 순경

 

A, B, C조가 24시간씩 교대근무를 하였고, 근무, 휴무, 대기의 차례로 진행되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는 B조에서 C조로 교대가 이루어지는 시간이었는데, 8시 30분부터 C조가 근무를 시작하여 8시 30분부터 9시까지는 B조와 C조가 합동근무를 하면서 인수인계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8시 52분은 아직 B조 근무시간이지만 이미 근무를 시작했던 C조의 부실장 고모 경사가 단원고 학생의 전화를 받았던 것입니다.

 

고모 경사가 학생과 통화하는 동안인 8시 57분에 C조 상황실장 이모 경위는 사고 지점과 가장 가까이에 있던 해경 123정에 출동 명령을 내립니다.

고모 경사가 신고 전화를 받으면서 주변 근무자들이 신고 내용을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복창하였고, 이모 경위는 그 소리를 들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9시 4분이 되면 중요한 전화가 걸려옵니다. 바로 세월호 승무원 강모 씨가 122로 전화를 걸어온 것입니다. (이 강모 씨가 바로 마지막까지 "가만히 있으라" 방송을 한 사람입니다.) 이 전화는 C조의 문모 경사가 받습니다.

 

09:04:40

 

해양경찰 : 예, 목포 해양경찰입니다. 말씀하십시오.

(중략)

해양경찰 : 예, 그 혹시 사람 같은 거, 사람이 빠졌습니까? 지금 현재?

강** : 예, 지금 사람이 배가 기울어서 사람이 한 명 바다에 빠졌고요.

해양경찰 : 한 명이 바다에 빠졌어요? 지금 구명동의나 그런 거 빨리 다 그거 해서 여객선,

강** : 지금, 지금 저희가

해양경찰 : 예.

강** : 배가 40도, 45도 지금 기울어서 도무지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안돼요.

(중략)

해양경찰 : 예, 그 상황을 지금 최대한 빠진 사람을 그래도 좀 구조를 해야 되지 않습니까? 지금.

강** : 예.

해양경찰 : 예, 그거 좀 조치 좀 취해주십시오. 그.. 어떻게 파악을 하셔가지고.

강** : 지금, 지금 저희가 움직일 수 있으면 상황파악을 하겠는데,

해양경찰 : 예.

강** : 움직일 수가 지금 없어요, 지금 배가 45도 정도 기울어 있어서, 지금.

해양경찰 : 그런데 왜 지금 배 속력은 어떻습니까? 지금 속력은?

강** : 지금 엔진을 지금 다 끈 것 같아요. 지금 엔진 돌아가는 소리는 안 들리거든요?

해양경찰 : 아, 그래요? 그런데 속력이 지금 저희가 파악했을 때는 속력이 좀 많이 나오고 있거든요? 여보세요?

강** : 지금 가고 있지는 않아요, 엔진을 꺼서

해양경찰 : 예, 알겠습니다. 지금 저희, 저희 경비정 있는 데로 지금 다 이동하고 있거든요? 조금만 참으시고 다들 구명동의를 입으시라고 입으라고 다 지금 전파를 해주십시오.

강** : 지금 입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배 기울어서 움직일 수가 없어요.

해양경찰 : 움직일 수 없어요? 예, 알겠습니다. 그러면 최대한 안전할 수 있게 그쪽 그 언제든지 하선할 수 있게 바깥으로 좀 이동할 수 있게 그런 위치에 지금 좀 잡고 계세요, 일단은.

여보세요?

강** : 지금 선내에서 움직이지 마시라고 방송을 계속 하고 있고요.

해양경찰 : 예, 예. 그렇게 해주세요. 예, 예.

강** : 지금 밖으로 이동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안 돼요, 배가 지금 많이 기울어져 있어가지고.

(하략)

 

3분 1초 동안 이루어진 이 통화는 당시 세월호와 관련하여 중요한 내용을 모두 담고 있습니다.

배가 40도, 45도 기울어져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사람이 한 명 바다에 빠졌다는 것, 배가 기울어 움직이기 힘들어서 구명동의를 입거나 하선하기 좋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조차 안 된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지금 선내에서 움직이지 마시라고 방송을 계속 하고 있"다는 것. 더욱이 이러한 정보가 세월호의 일반 승객이 아닌 선원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에 신뢰도도 높은 정보였습니다.

 

이렇듯 중요한 정보들을 알게 된 문모 경사는 다음으로 어떤 행동을 취했을까요? 놀랍게도 이 중요한 정보들을 상황실장이나 누군가 다른 이에게 전파하지 않고 본인만이 홀로 고이 간직합니다. 이전과 같은 내용의 중복 신고라고 판단하였다고 합니다.

 

지금 선내에서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하고 있다는 승무원의 말에 문모 경사는 "그렇게 해주세요"라고 답하였습니다. "예예 그렇게 해주세요"는 상대방의 말을 분명하게 들었을 때 하는 이야기 아닐까요? 그렇지 않다면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세요"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에 대해 문모 경사는 신고 전화를 제대로 못 알아 들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선내 방송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재질문도 하고, 어떤 방식으로 선내 방송을 해 달라고 유도를 했을 것인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으로 봐서는 자신이 선내 방송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선내 대기 방송'은 세월호 참사 전체에 있어서 매우 결정적인 부분을 차지합니다.

매우 이른 시간인 9시 4분경에 목포해경은 세월호에서 '선내 대기 방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고 이를 전 세력에게 전파했어야 합니다.

 

몇백 명이 타고 있는 배가 침몰하는 대형사고의 상황에서, 상황실에 근무하는 경찰이, 단지 잘 못 들었다고 해명하는 것은 뭔가 불충분하게 생각되지 않나요?

 

지난 회에 사람은 실수할 수도, 착각할 수도, 소리를 못 들을 수도, 잘 못 볼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기에 문모 경사 역시 사람이기에 실수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일단 넘어가겠습니다.

 

문모 경사는 이후 두 번의 신고 전화를 더 받습니다. (목포서 상황실 2에서 계속)

 

('세월호, 의혹의 확정'은 '국민참여를 통한 세월호 진상규명' 후속 연재입니다. 박영대 위원은 세월호 연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세월호 의혹의 확정 리스트 모두보기▶

 

프레시안 [세월호 의혹의 확정 ②]

2016.03.11 09:54:11

박영대 416연대 부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국민참여특별위원회 위원




▷ 세월호 의혹의 확정-1 바로보기

 

 

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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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123정에 탄 '스즈키복' 남자의 정체

이 글은 민중의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에서 연재하는 '세월호 의혹의 확정' 시리즈입니다.

세월호 참사 수습 및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의혹들에 대하여 합리적 접근과 분석을 통해 결론을 도출해 내는 작업입니다.

다 같이 이 작업을 진행해 나간다면 보다 빨리, 보다 정확한 진실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집자 주>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의혹은 수백 가지가 넘습니다. 의혹이 수백 가지가 넘게 되면 한 가지 결과가 나타나는데, 그것은 바로 사실상 의혹이 사라져버리는 것입니다.

 

의혹이 한 두 가지인 경우, 사람들은 이를 의혹이라고 인지할 수 있고 또 기억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라도 "그거 어떻게 됐지?" 하고 상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혹이 수백 가지가 되면 우선 무엇이 의혹이고 무엇이 의혹이 아닌지 구별하기가 대단히 힘들어집니다. 그러다 보니 의혹을 인지하기가 힘들어지고, 인지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기억하기는 더더욱 힘든 일이 돼 버립니다. 의혹이 수백 가지가 되면 모든 것들이 뿌옇게 흐려지게 됩니다. 그리고 잊힙니다.

 

그동안 국회 국정조사 특위의 활동이 있었고, 선장 • 선원 • 123정장 • 청해진해운 • 진도VTS 등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이 있었고, 감사원의 감사가 있었고, 지난해 12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청문회도 있었습니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서 진상 규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떠한 사안이 의혹인지 아닌지 정도는 판단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 것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앞으로, 이 연재를 통해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뭔가 석연치 않은 문제 중에서 명명백백하게 의혹 사항인 것들을 확정해 나가려고 합니다.

국정조사 때 국회에 제출된 방대한 자료들, 재판 과정에서 제출되고 생산된 방대한 자료들을 충분히 활용하고 문서 자료, 영상 자료, 사진 자료, 음성 녹취록 등 다양한 형태의 자료들을 분석해, 사람이 살다 보면 있을 수도 있는 일인지, 단순히 석연치 않은 수준의 일인지, 아니면 명백한 의혹 사항인지를 확정해 나가고자 합니다.

 

의혹을 확정함에 앞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사람은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실수할 수도,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소리를 잘 못 들을 수도 있고, 잘 못 볼 수도 있고, 생각과 다른 말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한다면 이는 실수로 하는 말이 아닐 것입니다. 동일한 대상을 일정 시간 계속 볼 수 있다면, 동일한 소리를 일정 시간 계속 들을 수 있다면 착각이나 실수의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질 것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아래 사진을 한 번 봐 주세요.

 

▲123정 순경이 채증한 영상 갈무리 화면(이하 동일).

 

위 사진은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48분 57초경의 상황입니다. 해경 123정이 세월호 조타실에 접안해 세월호 조타실 안에 있던 사람들을 구조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노란 원 안의 사람은 세월호 2등 항해사로서 조금 전 세월호 조타실에서 내려와 123정 선수에 서 있는 것입니다. 이 사람의 모습을 조금 확대해 보겠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는 이 사람이 일반 승객으로 보이시나요? 일반 승객이라고 보기 힘든 복장에다가 무전기까지 들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선원들이 있는 곳인 '조타실'에서 나왔습니다. 일반 승객으로 보기 위해 아무리 노력을 해 보아도 그렇게 보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지금 저 사람이 입고 있는 옷은 일명 '스즈키복'이라고 하는 상하 일체형 작업복입니다. 스즈키복을 잘 모르는 일반인의 눈으로 보아도 저 사람을 일반 승객으로 보기는 무리가 있다고 보입니다.

 

그런데 당시 세월호 침몰 현장으로 출동했던 해경 123정 승조원 13명 전체는 저 사람을 포함해 세월호 선원들을 전혀 알아보지 못했고 그냥 일반 승객인 줄 알았다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의경 한 사람은 나중에 무전기를 보고 알아봤다고 이야기합니다만 나중 일입니다.)

 

저 사람이 선원임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요?

몇 가지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만약 저 사람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면 선원임을 못 알아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즉 저 사람이 바깥에는 잠시 나와 있고 대부분의 시간을 어딘가 으슥한 장소에 머물러 있었다면 선원임을 알아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 사람은 123정에 올라탄 이후 계속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합니다.

 


10시 6분 42초경에는 해경과 이야기도 하고, 

 


10시 7분 37초경에는 해경과 함께 세월호 3층 유리창으로 로프를 집어넣어 승객들을 일부 구조하는 활동을 합니다.

 

10시 46분경에는 해경과 함께 학생에게 인공호흡을 하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희생자 학생의 모습이 있어서 사진을 넣지 않겠습니다.)

 

저 사람을 못 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또 다른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만약 세월호 선원들을 볼 수 있는, 즉 당시 현장으로 출동한 해경이 몇 명 되지 않는다면 선원들을 확인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 123정의 승조원은 총 13명(의경 3명 포함)이었습니다. 위 사진들에서 볼 수 있듯이 세월호 선원들은 123정 승조원 여러 명과 계속 함께 일정한 활동을 합니다. 또 123정 조타실에서 이 모습들을 바라보고 있는 조타실 해경들도 있었고, 채증을 담당해 이 모습들을 촬영하고 있는 해경도 있었습니다.

 

백 번 양보해서 세월호 선원이 저 사람 하나뿐이었다면 또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당장 바로 위 10시 7분경 사진에서만 보더라도, 구조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뒤에 서 있는 두 사람 중 삭발을 한 사람은 세월호 (견습) 1등 항해사이고 그 뒤에 있는 사람은 세월호 1등 항해사입니다. 1등 항해사의 점퍼 왼쪽 상단에는 회사 마크와 '청해진해운'이라는 한글이 찍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구조하는 사람들 무리 중에서 제일 앞에 하늘색 옷을 입고 있는 사람도 세월호의 조타수입니다.

 

그 어떤 가정을 해 봐도 해경이 선원을 인지하지 못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이렇게 봤을 때 당시 세월호 참사 현장에 출동했던 해경 123정 승조원들 전체가 세월호 선원들을 선원인 줄 몰랐다고 하는 이야기는 믿기 힘들고, 그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뭔가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저는 이를 명백한 의혹으로 확정하고 싶은데 독자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오늘은 하나의 예를 든 것뿐입니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오늘 말씀드린 해경의 세월호 선원 신원 확인 문제는 연재 중 다시 한 번 본격적으로 살펴보게 될 것입니다.

 

어떤 선입견이나 편견도 배제하고 풍부한 자료와 건강한 상식에 기반해 정보를 분석해 나가려고 합니다. 최대한 많은 경우의 수를 검토하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의혹을 확정해 나가겠습니다.

 

그렇게 명백한 의혹들을 정리해 나가다 보면 나중에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일정한 큰 그림이 그려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쪼록 세월호 참사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세월호, 의혹의 확정'은 '국민참여를 통한 세월호 진상규명' 후속 연재입니다. 박영대 위원은 세월호 연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국민참여를 통한 세월호 진상규명 리스트 모두보기▶

 

프레시안 [세월호, 의혹의 확정 ①]

2016.03.03 15:37:27

박영대 416연대 부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국민참여특별위원회 위원



▷ 세월호 의혹의 확정-2 바로보기

 

 

 

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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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원들, 퇴선명령 없이 도주한 이유 드러났다

<한겨레21> 참여한 '진실의 힘 세월호 프로젝트'15만 쪽과 3테라바이트(TB) 자료 분석

대법원도 놓친 세월호 '마지막 교신' 발굴

 

서울지방해양경찰청 제공

 

2014년 4월16일 오전 9시 40분 침몰하는 배에서 도주하기 직전 세월호 선원의 마지막 목소리가 공개됐다.

배가 기울어져 침몰하고 있을 때 세월호와 교신을 유지한 곳은 진도해상교통관제시스템(VTS)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한겨레21>이 참여한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은 제주 운항관리실도 세월호와 교신을 유지했고 1등 항해사 신정훈이 9시 40분 "승객이 450명이라서 경비정 한 척으로는 (구조가) 부족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처음 확인했다. 세월호가 외부와 나눈 마지막 교신이었다. 이 내용은 재판과 검찰 수사, 감사원 조사에서 단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다. 교신 직후인 9시 45분 갑판부 선원 등 10명이 세월호 조타실에서 탈출했다. 당시 세월호 선내에서는 "현재 위치에서 안전하게 기다리시고 더 이상 밖으로 나오지 마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제주 운항관리실  세월호, 세월호, 해운제주 감도 있습니까?

세월호   네, 세월호입니다.

제주 운항관리실  혹시 경비정, P정 경비정 도착했나요?

세월호  네, 경비정 한 척 도착했습니다.

제주 운항관리실  네, 현재 진행 상황 좀 말씀해주세요.

세월호   네, 뭐라고요?

 

제주 운항관리실 (다른 담당자 전화 바꿔 받음) 네, ○○님 현재 진행 상황 좀 말씀해주세요.

세월호   네, 경비정 한 척 도착해서 지금 구조 작업 하고 있습니다.

제주 운항관리실  예, 지금 P정이 계류했습니까?

세월호   네, 지금 경비정 옆에 와 있습니다. 그러고 지금 승객이 450명이라서 지금 경비정 이거 한 척으로는 부족할 것 같고, 추가적으로 구조를 하러 와야 될 것 같습니다.

제주 운항관리실  네, 잘 알았습니다. 지금 선체는 기울지 않고 있죠?

세월호  (대답 없음)

 

마지막 교신을 통해 세월호 선원들이 조타실에서 승객에 대한 퇴선 명령 없이 도주한 이유가 드러났다.

승객들에게 퇴선을 명령하면 선원들의 탈출 순서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는데 사고 현장에 도착한 100톤급 경비정은 선원을 합쳐 "총인원 약 500명 정도"를 구하는 게 불가능해보였다. 구명뗏목도 터트리지 못한 상황에서 조타실에 있는 갑판부 선원 등 10명 가운데 구명조끼를 입은 사람은 3명뿐이었다. "당시 상황으로 보았을 때 만약 승객들과 선원들이 한꺼번에 바다로 뛰어든다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못한 선원들 가운데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었다." "매우 위험"했고 "죽는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았다. (2014년 5월8일 신정훈 6회 피의자신문조서) 승객들이 바다로 먼저 탈출해 자신들의 '구조'되는 기회가 사라지지 않도록 세월호 선원들은 퇴선 명령 없이 소형 경비정으로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세월호 선장에게만 살인죄를 인정했다. 다른 갑판부 선원들에게는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세월호 선장뿐 아니라 다른 선원들까지도 승객을 버리고 도주한 책임을 무겁게 물을 수 있는 진실의 한 조각이 새롭게 드러난 것이다.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에 참여해 산산조각 난 채 온갖 잡동사니 속에 뒤섞여 있는 진실의 조각들을 하나씩 찾아서 닦아내 <세월호, 그날의 기록>를 펴냈다. 세월호 참사를 시민의 눈으로 기록한 책이다. 세월호 선원·해경·청해진해운 사건은 물론 세월호 인허가 사건, 진도VTS 사건 등 세월호 관련 수사 및 공판 기록 등 15만 장 가까운 재판 기록과 국회 국정조사특위 기록 등 3테라바이트(TB)의 자료를 분석했다. 각 자료와 기록을 인용할 때마다 주석을 달아서 정확성을 기했다. 주석은 2281개다. 세월호의 '마지막 교신'과 같은, 새로 발굴한 진실의 조각들이 <세월호, 그날의 기록>에는 가득하다.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이 펴낸 <세월호, 그날의 기록>

 

해경, 사고 현장서 '인증 사진'

 

사고 현장에 처음 도착한 해경 123정이 찍은 '인증 사진' 3장을 처음 공개했다. 이 사진들은 123정 정장 김경일의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던 것들이다. 기울어진 세월호 선수를 바라보는 김경일의 뒷모습, 선원들이 조타실에서 빠져나오는 모습, 구명뗏목을 터뜨리는 해경의 모습 등이다. 채증 사진과 달리 123정 조타실에서 찍은 사진으로 기념 사진과 비슷하다. 기울어진 배 안으로 뛰어들어 승객을 탈출시켜야 할 구조 세력이 왜 밖에서 인증 사진을 찍었는지, 그 사진들이 어떻게 활용됐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김경일은 8시 49분 세월호가 기울어져서 10시 30분 침몰할 때까지 101분 동안 인터넷에 8차례 접속했다. 이 사진들은 <한겨레21> 1103호에 실린다.

해경 지휘부는 구조 지휘 책임을 서로 떠넘겼다. 해경청장 김석균은 해경 본청의 역할을 "상급 부서에 보고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현장 지휘는 서해해경청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감사원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와 같은 대형 인명 사고의 경우 (해경)청장이 직접 현장 지휘를 하였어야 하는데도 서해해경청장과 목포해경서장에게 현장을 지휘하도록 한 이유를 말씀하여주십시오.  

김석균  1차적으로 현장 지휘는 서장에게 있으며, 상황의 중요성에 따라 지방해경청이 직접 관여하여 현장 지휘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본청은 정채적인 지휘나 지휘, 상급 부서에 보고하는 것이 중앙구조본주(본청)의 역할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서해해경청장 김수현은 총지휘가 본청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사고가 발생한 이후 9시 10분경 중앙구조본부가 설치됨으로써 해양경찰청과 경비국장이 현장에서 총괄 지휘하였고" 해경청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서해해경청장은 지휘 라인이 아니라 "스태프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객실 문에 잠겨 못나온다" … 사라진 119 신고 전화

 

<세월호, 그날의 기록>은 세월호 관련 119, 112, 122 신고 내용을 전부 담았다.

전남 119상황실에는 오전 8시 52분부터 쉼 없이 신고 전화가 울렸다. "배가 기울었어요. 살려주세요." "빨리 좀 와주세요." 아우성이었다. 세월호 선내 상황도 속속 전해졌다. 배가 바다 한가운데에서 기울어지면서 승객이 머리를 다쳐 피가 나고 다리가 부러졌다. "너무 아파요"라고 울고 "장난 전화하는 거 아니"라고 절규했다.

특히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은 오전 10시 이후 "문이 잠겨 못나오고 있다"는 단원고 학생의 신고가 119 녹취록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남 119 종합상황실이 국회와 감사원에 제출한 119 신고 내역을 보면, 9시 23분이 마지막 신고다. 그러나 10시 10분 서해해경청 상황실은 문자상황시스템으로 지시한다. "전남 119에서 박○○ 학생이 문이 잠겨서 못 나오고 있다는 사항, 연락처 010-9170-××××." 문자상황시스템은 해경의 메신저로 위성통신망을 이용해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보고 및 지휘할 수 있다. 목포해경서장 김문홍이 탑승한 3009함도 10시 12분 문자상황보고시스템에 "객실에서 문이 잠겨서 못 나온 승객들 연락. 구출될 수 있도[록] 지시 바람"이라고 썼다. 그 시각 세월호는 70도 이상 기울어져 바닷물이 배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검찰과 감사원은 "객실에서 문이 잠겨서 못 나온 승객들 연락"이 담긴 신고 전화가 왜 전남 119 신고 내역에 없는지, 해경은 신고자 박○○ 학생 등을 구조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왜 못 구했나' '왜 침몰했나'에 답하다

 

<세월호, 그날의 기록>은 누구나 가질 법한 당연한 의문을 묻고 답했다.

'왜 못 구했나' '왜 침몰했나' '대한민국에서 제일 위험한 배, 어떻게 태어났나.' AIS와 국정원같이,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주제들도 들여다봤다. 기록 속에 흩어져 있는 단서들을 모아 어떤 의문은 털어내기도 하고 어떤 의문은 새로 제기하고도 했다.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에 참여한 <한겨레21>은 제1103호부터 3회에 걸쳐 주요 내용을 발췌해 보도한다.

진실의 힘은 1970~80년대 군사정권 하에서 간첩으로 조작된 이들이 재심재판을 통해 무죄를 밝혀내고 손해배상을 통해 국가 책임을 추궁하는데 성공한 이들이 만든 단체다. 진실을 밝히는 길이 얼마나 고된지 몸으로 알고 있다. 작은 힘이나마 함께하고자 2015년 5월 세월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을 구성했다.

세월호 탐사보도를 해온 <한겨레21> 정은주 기자와 함께 20대의 젊은 박다영 씨, 박수빈 변호사, 박현진 씨가 참여했다. 이 책은 기록팀의 눈을 조명탄 삼아 깊은 바다 어둠 속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용기 있게 그날을 기록하고 증언한 세월호 희생자, 생존자들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협의회와 유족들은 희생자들이 세상을 향해 남겨놓은 마지막 목소리를 실명으로 사용하도록 허락했다.

 

새누리, 세월호 특검 반대

 

세월호 진실은 여전히 어두운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는데 여당은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검사 임명 요청안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검법은 이견이 있어서 처리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19대 국회 마지막인 이번 회기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특검은 무산된다.

 

한겨레신문 [한겨레21 제1103호]

등록 : 2016-03-09 08:47

수정 : 2016-03-09 12:05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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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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