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형식을, 중국은 내용을 챙겼다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만장일치로 통과

 

6일 북한이 조선중앙TV 특별 중대 보도를 통해 수소탄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38노스가 지난 해 11월 30일 공개한 것. 왼쪽은 풍계리 2015년 11월 28일, 오른쪽은 2015년 12월 12일 모습. 출처=/연합뉴스

 

 

북한의 '수소탄'시험과 장거리 로켓 '광명성 4호'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통과됐다. 역대 가장 강력한 제재 내용이 담겼지만 민생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는 예외 조항이 다수 포함되면서 외형적으로는 미국이, 내용적으로는 중국이 각자 원하는 바를 관철시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2일(현지 시각) 대북 제재 결의안 2270호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12개 항으로 구성된 이번 결의안에는

△북한에 드나드는 모든 수출입 화물 검색 의무화

△전면적인 무기 금수 등 기존보다 강화된 제재를 비롯해

△북한의 광물 수출 금지

△항공유와 로켓 연료 등의 공급 금지 등의 제재가 새롭게 등장했다.

 

우선 유엔은 북한 군수품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위해 유엔 회원국과 북한 간 거래에서 '캐치올'(catch-all)제도 도입을 의무화했다. '캐치올'이란, 북한에 물품을 수출하는 당국이 통제 대상이 아닌 물자라도 대량살상무기나 재래식 무기 등의 개발에 쓰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해당 물품의 수출을 통제하는 제도다.

 

북한 동창리에서 광명성4호 위성을 발사하는 모습

 

 

그런데 여기서의 '판단'이 해당 국가에 따라 자의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제대학교 김연철 교수는 "과거 이라크에서 탁구공이 군수용으로 판정된 바 있다. 당시 상황에서 탁구를 즐길 수 있는 민간인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떤 물품이 군수용으로 판단될지는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특정 물건이 어떤 용도로 쓰일지에 대한 판정의 책임은 각국이 진다. 일단 북한이 중국 외에 다른 국가와 무역이 거의 없기 때문에 중국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며 "중국은 이미 정상 경제활동에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캐치올' 제도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유와 로켓 연료 등의 공급 중단 역시 북한의 군수분야에 제재를 가하기 위한 조치다. 이는 당장 북한 공군 활동이나 로켓 개발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에 항공유를 수출하는 유일한 국가가 중국이기 때문에 중국의 제재 이행 여부에 따라 그 효과는 달라진다는 변수가 있다.

 

러시아가 지난 2월 25일(현지 시각) 회람됐던 결의안 초안에 수정을 요구하하면서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새롭게 관철시켰는데, 항공유와 관련 '북한 민간 항공기의 해외 급유(연료 판매 및 공급)는 허용한다'는 예외규정을 포함시키며 제재의 또 다른 구멍을 만들었다.

 

 

▲ 2일 (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이사회에서 이사국들이 만장일치로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했다. ⓒAP=연합뉴스

 

이번 결의안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석탄, 철광석 등 광물 거래 제한' 조치도 중국의 결정에 따라 제재 실효성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석탄과 철광석은 2015년 기준으로 북한의 대(對) 중국 수출액의 45%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품목이다. 중국에 대한 북한의 무역 의존도가 90%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석탄과 철광석 거래 제한이 북한에는 상당히 아픈 제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결의안에는 '생계'(livelihood) 목적이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수익 창출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이를 근거로 북한과 중국 민간기업 간 이뤄지는 광물 교역 제재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인제대학교 김연철 교수는 "특수광물을 제외하고 민생용 거래는 허용한다는 것인데, 매우 애매하다"며 "광물 거래 대부분은 중국이다. 중국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러시아의 경우 이 항목에서 '북한 나진항을 통해 수출되는 외국산 석탄에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러시아가 자국산 석탄의 출하항으로 나진항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이곳을 통해 수출되는 러시아산 광물은 제재의 영향을 받지 않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으로는 남북한과 러시아가 참가하는 '나진-하산 프로젝트'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유연탄을 포함한 러시아 광물을 러시아의 하산과 북한의 나진항을 잇는 54km의 철도로 운송한 뒤에 나진항에서 화물선에 옮겨 한국으로 들여오는 복합 물류 사업이다.

 

북한에 드나드는 모든 화물을 검색한다는 조항 역시 중국의 의지에 따라 실제 실행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 대외 무역의 90%가 중국과 교역인 데다가 이 교역의 70% 정도는 북한의 신의주와 중국의 단둥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결의안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재가 추가되고 이전 제재보다 강화된 내용이 많이 담겨있지만, 중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제재의 실효성이 발휘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외형은 미국이 하자는 대로 강력한 제재 형식을 갖췄지만 내용 면에서는 중국이 실익을 챙긴 셈"이라고 진단했다.

 

비핵화-평화협정 연계하는 대화 시작?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마무리되면서, 다음 수순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위한 대화가 시작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 안보리 결의안이 나오기 직전 미국과 중국 외교장관은 23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재는 대화를 위한 수단이며,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대화 테이블은 열릴 수 있지만, 북한의 비핵화나 정전협정 폐기 및 평화협정 대체와 같은 성과로 연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연철 교수는 "미국 입장에서 보면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다. 일반적으로 대선이 있는 해에 미국의 외교 정책 특징은 현상유지"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급격한 악화도 원하지 않고 그렇다고 적극적 협상 동기도 없는 상태"라며 "이런 차원에서 국면 관리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현 상황에서 대화 테이블을 마련하고 실질적인 협상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는 국가는 중국이 유일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판단이다. 그는 "중국이 6자회담을 열기 위해서는 여러 고비를 넘어야 하는데,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을 이야기하고 있는 북한을 설득해야 하고, 북한만큼 어려운 한국과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면서 "결국 북중 관계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으로는 평화협정 이야기가 물 위로 올라오기 전에 한국 정부가 사전에 이를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일정 기간 제재 국면으로 가되, 대화로 넘어갈 수 있는 물밑 접촉을 하자는 것이 중국 입장일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에게도 적극적으로 움직여 달라고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현 국면에서 평화협정 이야기가 물 위로 올라온다면 이전보다 훨씬 높은 비중으로 이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며 "그랬을 때 평화협정을 미북 양자로 끝낼 것이냐, 중국과 한국이 포함된 4자, 즉 남-북-미-중이 평화협정을 맺을 것이냐는 한국 정부가 하기 나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화협정 체결 문제에 대해 미국에 뒤통수 맞고, 북한 제재 제대로 안 하면서 중국에 당했다고 화만 내지 말고, 지금부터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2009년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제안, 2006년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 2007년 10.3 공동선언문, 10.4 정상회담 등에 담긴 평화협정 체결 수순을 미리 숙지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레시안

2016.03.03 01:24:10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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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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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어제 "한국과 미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협의하기로 했다고 해서 반드시 배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사드 배치에 급급하거나 초조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의 사드 논의 공식 발표 당시 "강력 지지한다"던 입장과는 차이가 크다.

한국이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이미지 출처 : 조선일보

 

 

사드 배치에 대한 이상기류는 미국이 한·미 실무협의 약정서 체결을 돌연 연기했을 때부터 감지됐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이 대북 제재에 중국을 동참시키기 위한 압박 카드로 사드를 활용하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한국이 사드 배치 입장을 굽히지 않는 사이에 중국은 미국이 보낸 사드 배치와 대북 제재 연계 신호를 받아들였다.

사드 배치가 중국의 안보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며 밀어붙인 정부로서는 곤혹스러울 것이다.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면밀히 고려하지 않은 채 막무가내로 대북 강경책만을 고집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것이다.

애초 사드 배치 논의 결정 자체가 무모했다. 사드는 실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데다 인체 유해성 등 부적절한 요소가 많다는 여론을 정부는 무시했다. 중국 변수도 고려하지 않았다. 중국은 사드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한국의 설명을 믿지 않았다. 이때 한국은 사드 배치 문제를 재검토할 기회를 맞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결과 한·중관계에 심각한 균열이 생겼다.

주한 중국대사가 "한·중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이 순식간에 파괴될 수 있다"며 도를 넘는 발언을 할 정도이다.

사드 갈등을 미국과 중국이 봉합하면서 한국의 존재감은 사라졌다.

동북아 질서 주도권을 다투는 미·중 사이에서 한반도 이슈는 언제든 종속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드 배치 논의의 동력은 크게 약화됐다. 앞으로 사드 논의가 재개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북 제재의 원활한 이행을 위한 열쇠를 쥔 중국은 이를 사드 배치를 막는 무기로 활용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런 상황을 무시하고 사드 배치를 고집한다면 고립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제라도 바뀐 상황에 맞춰 입장을 재정립해야 한다. 감정적, 즉자적 대응을 넘어서는 철저한 전략적 사고와 유연성이 필요하다.

 

경향신문 [사설]

입력 : 2016.02.26 20:33:35

수정 : 2016.02.26 20:35:38

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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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개성공단 전면 중단…한반도 평화 '안전핀' 뽑나

 

북한 로켓 발사에 강력한 대북제재 조처

박 대통령 전격 결정…통일부 점심때까지 몰라

입주기업 대체 터 언급, 공단 폐쇄 가능성 시사

박근혜 정부가 10일 개성공업지구(개성공단) 가동의 '전면 중단' 결정을 내렸다.

2004년 개성공단에서 생산 활동이 시작된 이래 2013년에 이어 두번째 '전면 중단'이다. 남쪽이 '전면 중단' 조처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대체 터 확보'까지 내걸어 '전면 중단'을 넘어 공단 '폐쇄'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내비쳤다.

박근혜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주한미군 배치 논의 시작 결정으로 동북아 정세에 회오리 바람을 일으킨 데, 이어 개성공단 전면 중단까지 결정해 한반도 평화를 유지할 최소한의 '안전판'마저 제거하려 한다는 비판과 우려가 제기된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5시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우리와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차단하기 위해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개성공단 가동이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이용되는 일이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고심 끝에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북한의 도발로 우리 국민의 안위와 한반도 평화, 기업의 경영 활동이 모두 위협받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개성공단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에는 설연휴에 따른 조업 중단으로 평소보다 훨씬 적은 적은 184명의 남쪽 인력이 체류하고 있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은 청와대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10일) 오전 청와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결정됐다"고 전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다음날인 1월7일 청와대 결정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된 데 이어, 북한의 (7일) 로켓 발사 이후 개성공단 전면 중단 역시 박근혜 대통령의 최종 결정으로 이뤄진 것이다. 개성공단 주무 부처인 통일부의 여러 당국자들은 이날 점심 때까지도 개성공단 전면 중단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통일부 장·차관의 언론사 편집국장·논설위원 설명회도 갑작스레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1월13일 새해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 관련) 추가 조치를 할 필요가 있는지는 북한에 달려있다"며 개성공단을 대북 제재 수단으로 활용할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개성공단은 대북 제재 수단이 아니"라던 정부의 공식 방침이 뒤집힌 것이다.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가 아닌 '전면 중단'이라면서도, 재가동의 시점과 조건에 대해선 명확한 언급을 피했다. 정부는 개성공단 재가동 조건과 관련해 "지금은 재가동 문제를 거론할 때가 아니"라고 선을 그은 뒤,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포기가 개성공단 재가동의 전제 조건임을 내비친 셈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대체 터 확보까지 내걸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입주 기업 중 원하는 곳이 있으면 대체 부지를 찾아준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남쪽에 오히려 불리한 '자해적 조처'라는 지적이 많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국제법상 일반적인 제재에 정상적 경제활동이나 무역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개성공단은 제재 대상이 될 수 없다. 북한보다 우리 중소기업의 피해가 훨씬 크다는 점에서 북한을 제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 기업을 제재하는 것이어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개성공단 입주기업뿐 아니라 이 기업들에 원·부자재를 납품하는 기업들도 큰 피해를 입는 등 부정적 파급 효과가 클 전망이다.

무엇보다 남북관계가 과거 냉전시대로 돌아가게 됨에 따라 국가 신용도에 끼칠 부정적 영향도 우려된다.

김연철 교수는 "개성공단은 한반도 정세의 바로미터로 역할해왔다. 그 부분이 다시 닫히고 냉전시대로 완전히 돌아가게 됐다. 앞으로 안보리스크는 지금까지와는 패턴이 많이 달라질 것이고 국가리스크는 더욱 커지게 됐다"고 짚었다.

한겨레신문

등록 :2016-02-10 17:02

수정 :2016-02-10 17:29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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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VS 중·러 강경 대결 치닫나

북한 로켓발사

2월 7일 북한의 로켓발사를 계기로 동북아정세가 '갈등과 대립'으로 선회했다.

우리 정부는 '유엔에서의 압박'과 '한미동맹 하의 실질적인 조처'를 선포했다. 사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도입을 기정사실화하는 '공식협의'를 시작한다고 공표했다.

각 언론은 중국의 반응에 무게를 두고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다. 중국의 한반도 내 사드 배치에 대한 반응을 부각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 문제의 발단을 북한의 핵실험과 로켓발사에 두고 한중 간의 긴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하고 잇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냉전체제의 부활, 즉 동북아에서의 '신냉전체제' 구축에 대한 국제적, 외교적 의미가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3각동맹'과 중국 중심의 동북아 정세적 해석을 회피하고 '북핵'으로 사태의 본질을 축소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한 외교적•실질적 효과에 대한 냉철한 객관적 분석을 회피하고 있다. (이는 특히 지상파를 비롯한 대부분의 종편과 소위 '보수신문'이 공통적으로 보이고 있는 태도다.)

정부의 대북 강경대응과 사드 도입으로 인한 득실이 무엇인가? 중국 및 러시아 등과의 갈등과 대립을 감수하는 대가로 얻어지는 반사이익이 무엇인가? 그 이익은 손실에 비해 합리적인가? '사드'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해 어느 정도의 방어력과 억지력을 가지고 있는가? 일련의 과정을 통해 드러난 바와 같이 북한은 우리가 기대한 만큼 중국에 종속적이지도 않다는 사실에 대한 정책적 고려도 눈에 띄지 않는다.

북한의 핵실험과 로켓발사가 이미 충분히 예견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는 미국이 추진하는 동북아 정책, 즉 중국과 러시아 견제를 위한 '한미일 군사동맹'의 구실이라는 지적은 별개로 하더라도 우리 정부가 발표한 '안보능력강화'의 주요 내용이 미국의 동북아정책과 군사력에 의존하는 '의존형 안보'라는 점에서는 실망감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편집자 주>

7일 북한 동창리 발사장에서 쏘아 올려진 북한 로켓(미사일)이 하늘 위로 솟아오르고 있다. (평양 교도=연합뉴스)

 

'북 로켓 발사' 복잡해 지는 한반도 정세

북, 중국의 만류에도 아랑곳않고 발사

한•미는 기다렸다는듯 '사드 협의' 공식화

중 한반도 정책 변화없어 갈등 수면 위로

북한이 한•미•중•일•러 등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거듭된 만류에도 7일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를 쏘아 올리겠다며 로켓 발사를 강행하자, 한국과 미국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 정부가 공개적으로 반대해온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와 관련한 공식 협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실험•로켓발사 등 '일방적 폭주'와 한•미의 사드 배치 협의 시작을 비롯한 강경 대응 등 한반도에 '강 대 강' 대결 구도가 강화되는 양상이다. '한•미•일 대 중•러'의 대립•갈등 구도도 표면화하고 있다.

북한의 로켓 발사는, 중국이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2~4일 평양에 보내 발사를 만류했는데도 북한이 오히려 예정일을 앞당겨 발사를 강행했다는 점에서 북-중 간 갈등도 더 깊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북한의 핵실험•로켓발사에 대응해 협력해야 할 한-중 관계가 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싼 논란 탓에 갈등 양상으로 급작스레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중간에 낀 중국 정부는 전례없이 중국 주재 한국대사와 북한대사를 같은 날 외교부로 불러들여 항의했다. 지재룡 북한대사한테는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위성을 발사한 데 대해 항의"했고, 김장수 한국대사한테는 "한국이 한•미 양국 정부가 정식으로 사드의 한국 배치 논의를 시작한다고 선포한 데 대해 항의"했다. 중국 정부는 1월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했을 때도 지재룡 대사를 불러들여 항의했으나, 김장수 대사는 지난해 3월 대사직 수행 이후 중국 외교부의 초치를 당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로켓발사만큼이나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민감하게 여기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7일 광명서 4호 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의 연쇄적인 핵실험과 로켓 발사로 한반도 주변국가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며 한반도 정세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격랑에 휩쓸리는 형국이다.

당장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로켓 발사 뒤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뒤 발표한 '정부 성명'에서 초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정부 성명에서 특히 주목할 대목은 "6자회담 등 여러 제안을 해왔으나 북한은 이에 전혀 응하지 않아왔다. 이는 그동안 북한에 핵 고도화를 위한 시간을 벌어준 결과"라는 판단이다. '대화 무용론'에 가깝다. 정부가 이런 판단에 따라 내놓은 대응 방침은 크게 보아 두 갈래다.

첫째, "유엔 안보리에서 강력한 제재가 도출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뿐 아니라, 북한이 변화할 수밖에 없도록 필요한 압박을 계속해나갈 것"이라는 방침이다. 대화 모색을 사실상 배제한 압박 중심 대응 방침이다.

둘째, "우리의 안보 능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한·미 동맹 차원의 실질적인 조처를 추진해나갈 것"이라는 방침이다. '한·미 동맹 차원의 실질적 조치'로 가장 먼저 공개된 게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 공식 협의 시작발표다. 사실상 주한미군에 사드 1개 포대를 배치하겠다는 발표나 마찬가지다.

7일 서울 국방부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와 함께 한미 긴급 대책회의를 하기에 앞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이런 초강경 방침 천명은 북한의 핵실험·로켓발사 대응 국면에서 한-중 양국 사이에 협력의 기반을 넓히기는커녕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5일 밤 박근혜 대통령과 45분간에 걸친 전화 협의에서 "중국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한반도 비핵화 실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수호,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중국은 시종일관 대화와 협상이란 정확한 방향을 관련 당사국이 견지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시 주석은 "한반도에는 핵이 있어서도 전쟁이나 혼란이 일어나서도 안 된다"며 "우리는 관련 당사국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큰틀을 바탕으로 현재의 정세에 냉정하게 대처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실험과 로켓발사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를 중심으로 대북 제재를 하되, 이와 함께 정세의 안정을 기하며 대화와 협상으로 해법을 모색하자는 뜻이다.

그러나 북한의 로켓 발사 강행 뒤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대응 방침은 시 주석이 박 대통령한테 촉구한 대응 방향과 전혀 다르다. 박 대통령은 '정부 성명'을 통해 '대화 무용론과 압박 중심 대응', '한·미 동맹 차원의 실질적 조처'를 강조했다. 모두 중국이 반대해온 대응 방식이다.

특히 사드 배치 문제는 심각하다.

실제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미 양국 정부의 사드 배치 공식 협의 시작 발표 직후인 7일 오후 "중국의 (한반도) '미사일방어'문제에 대한 방침은 한결같고 명확하다. 한 국가가 자신의 안전을 도모할 때에는 다른 국가의 안전이익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유관국가(한국·미국)가 이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기를 촉구한다"며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기존의 '신중한 처리 희망'에서 '신중한 처리 촉구'로 발언의 수위를 높인 데 이어,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항의하는 전례없이 '강력한 반대 의사 표현'에 나섰다.

한-중 간에 상당한 긴장과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 정부가 대북 압박과 한·미 동맹 차원의 대응에 초점을 맞출 경우 북한의 핵실험·로켓발사 대응을 두고 '한·미·일 대 중·러'의 대립·갈등 구도가 강화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미 박근혜 정부는 사드 배치 공시 협의 시작 발표와 함께 "(3월 7일 시작하는) 키리졸브(KR) 및 독수리연습(FE)을 최첨단, 최대 규모로 실시하고 추가적인 미국 전략자산을 전개시켜 연안 무력시위를 준비 중"(7일 김용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라고 밝힌 터다. 중국은 한반도 서해·남해에서의 대규모 한-미 군사연습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북-중 관계의 향배도 주목 대상이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거듭된 만류에도 '자기 시간표'에 맞춰 일방적 행동을 멈추지 않은 북한의 행보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변수다.

북한은, 중국 정부가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북한에 보낸 데 이어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박 대통령(5일) 및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6일)과 전화 협의를 하는 등 정세 안정을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는 데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로켓 발사 예고 기간을 애초의 '8~25일'에서 '7~14일'로 앞당겼고, 수정 예고 기간 첫날인 7일 오전 보란 듯이 발사를 강행했다.

하지만 북한의 일방적 행동에도 중국 정부가 한·미·일 등이 바라는대로 대북 제재 일변도 대응에 합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중국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일관되게 한반도 정책의 '3원칙' (한반도비핵화 실현, 한반도의 평화·안정 수호,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에 변화가 없으리라는 점을 재확인하며, 이 가운데 "하나라도 빠져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중국 정부의 이런 정책 기조가 "일시적인 문제(一時一事)나 희로애락(喜怒哀樂)에 따라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더욱이 시 주석이 직접 나서 "한반도에는 핵이 있어서도, 전쟁이나 혼란이 일어나서도 안 된다"라며, 현 시점에서 한반도 정세 안정이 무엇보다 급선무임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처지를 곤혹스럽게 하는 북한의 '일방주의' 탓에 당분간 북-중 양국 관계의 긴장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한겨레신문

등록 :2016-02-08 11:08

수정 :2016-02-08 14:25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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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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