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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지성 - 시사

모든 권력은 ‘투표하는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냉철한 이성으로 '심판론'을 심판하자

 

 

13일(오늘) 치러지는 20대 총선을 관통하는 화두는 '심판'이다.

 

새누리당의 '야당 심판론', 더불어민주당의 '정권 심판론', 국민의당의 '거대 양당 심판론'이 서로 각도를 달리하며 충돌하고 있다. 심판론 말고는 별달리 눈에 띄는 이슈나 정책 대결도 찾아보기 힘들다. 유권자들이 어느 쪽 심판론에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총선 후 정치권에 몰아닥칠 대격변의 방향도 결정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절체절명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의 안전한 삶에서부터 민주주의와 인권, 서민들의 살림살이, 복지와 교육, 외교·안보, 남북관계 등 모든 방면에 걸쳐서 총체적 변환의 변곡점에 서 있다. 과연 현 정부가 이끌어온 국정운영 기조가 우리가 나아갈 바람직한 미래인지, 아니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할 시점이다. 그 방향을 결정짓는 것이 바로 이번 총선이다. 따라서 여러 심판론 중에서도 맨 앞자리에 와야 할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현 정권의 지난 3년간의 공과에 대한 냉정한 평가다.

 

이 정권의 지난 3년의 성적표는 거의 낙제점에 가깝다.

지금 우리 사회를 무겁게 짓누르는 단어는 바로 '불안'이다. 그만큼 국민의 삶은 총체적 불안 상태에 놓여 있다.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이하는 시점이지만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어떤 안도감도 주지 못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끝없이 후퇴하면서 국민은 자신의 인권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침해될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 살고 있다. 청년층은 캄캄하기만 한 앞날을 불안해하고, 서민들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살얼음판을 걷는 남북관계 속에서 안보 불안감 역시 유례없이 높다.

그런데도 총체적 난국의 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남 탓만 하기 바쁘다.

박 대통령은 12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노동개혁법안 등이 국회에 번번이 가로막히는 현실을 보면서 국민과 기업들은 가슴이 미어질 것" 따위의 말을 늘어놓으며 국회 탓을 했다. 자신의 국정운영 실패를 국회 책임으로 돌리면서 야당 심판을 촉구하는 낯뜨거운 선거운동을 총선 전날까지 한 셈이다.

 

새누리당이 한편으로는 "잘못했다. 한 번만 용서해달라"고 '읍소작전'을 펼치면서 또 한편으로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야당 심판론을 외치는 것이야말로 자가당착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선택의 날이 밝았다.

 

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초접전 지역이 유례없이 많아 유권자들이 던지는 한 표의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과연 어떤 선택이 우리가 당면한 현안들을 해결하고 밝은 미래를 열어갈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그동안 각 정당이 보여온 행태에서부터 정책과 후보의 사람됨 등 모든 것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변화를 기다리기보다는 앞장서 이끌겠다는 유권자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순간이다.

 

한겨레신문 [사설]

등록 :2016-04-1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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