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시대, 소득불평등 심화됐다"    

ㆍ홍민기 노동연구원 박사, '불평등 완화' 통설 뒤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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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의 집권기(1963~1979년)에 소득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1960~1970년대 고도성장을 하면서도 불평등이 감소했다는 경제학계의 통설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3일 홍민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 한국경제발전학회의 학회지 '경제발전연구'에 지난해 말 게재한 '최상위 소득 비중의 장기 추세(1958~2013년)' 논문을 보면, 최상위 10% 소득 비중은 1960년대 초반 약 17%였다가 1979년 35.1%에 이르러 이 기간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비중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20년 동안 35% 수준에서 큰 변화 없이 일정하다 2000년대 들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고, 2006년 이후에는 46~47%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논문을 보면 1961~1979년 사이에 상위 10% 집단의 실질소득은 연평균 15.6% 증가했고, 하위 90%의 실질소득은 9.4% 증가했다. 상위 10% 집단의 실질소득은 20년 동안 13.5배 늘어난 반면 하위 90%의 실질소득은 5.0배 증가한 것이다. 홍 연구위원은 "1960~1970년대 한국은 무역개방을 하고 고도성장을 하면서도 불평등이 감소하는 기적을 이룬 나라로 알려져 있다""하지만 한국이 소득 불평등도가 매우 낮은 수준에서 급격히 경제성장을 한 것은 맞지만, 소득분배가 평등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경제성장을 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960~19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관리자, 중간 관리자, 생산직 등으로 조직 내 역할 분화가 일어났다"며 "관리자와 같이 상위 직급에 있는 이들에게 지급되는 금액이 많아지면서 평균 노동자 대비 관리자 임금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분석은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60년대부터 1997년 외환위기 이전까지 한국 경제가 성장과 분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세계은행 등의 관점과 배치되는 것이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1960~1970년대 성장과 분배의 동시 달성이라는 통념은 그간 한국에서 낙수효과 모델(대기업 성장의 효과가 저소득층 혜택으로도 돌아간다는 논리)을 합리화하는 근거로 사용돼 왔다"며 "이 논문은 학계에서 한국경제의 신화를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논문은 국세통계 자료를 이용해 1958년부터 2013년까지 최상위 소득 비중을 계산했고, 원천세 자료가 없는 1986~1994년은 고용노동부 조사통계인 '임금구조 기본통계자료'와 국세통계의 관계를 이용했다. 홍 연구위원은 이 논문으로 학현학술상을 받았다.

 

■일제·전쟁 겪은 한국…재산보다 임금격차가 소득불평등 핵심 원인

 

논문은 또 서구에 비해 자본주의 역사가 짧은 한국에선 재산소득보다 노동소득 불평등이 소득 불평등의 핵심 원인이라고 짚었다.

한국은 해방 이후 전쟁 등을 겪으면서 재산소득이 형성될 기반이 없었기 때문에 최상위 소득 중 노동소득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이 경향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외환위기로 이자율이 매우 높았던 1990년대 후반을 제외하면 1970년 이후 이자·배당·임대료 등 재산소득의 비중은 개인소득의 10% 미만이다. 재산소득이 소득 불평등에 미치는 효과가 미국과 유럽 국가에 비해 낮은 것이다.

홍 연구위원은 "미국에선 스톡옵션의 발전, 매우 높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 모든 지대를 가져간다는 슈퍼스타 이론, 최고소득세율의 영향 등이 불평등 심화의 원인으로 거론된다""하지만 한국에선 일자리 양극화, 비정규직 증가, 자영업자의 쇠락 등이 소득 불평등을 이끈 요소"라고 말했다.

한국사회의 양극화 해소를 위해 순자산세(부유세) 강화라는 '피케티식 해법'보다 노동시장에서의 1차 분배가 더 평등해야 한다는 해법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는 '수저계급론'이 고착화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노동소득보다 상속재산을 비롯한 자본소득의 불평등을 꼽았다. 이에 세제개혁을 통한 재분배(2차 분배)를 해법으로 제시했지만 임금격차가 소득불평등의 주요인인 한국에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향신문

입력 : 2016.03.04 06:00:36

수정 : 2016.03.04 07:00:50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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