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유승민 겨냥 "찍어주면 입 싹 닦는 사람"…최경환의 '폭주'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1일 오후 대구시 남구 대명동에서 열린 곽상도 예비후보(대구 중남구)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왼쪽 박근혜 대통령 얼굴은 배경 그림이다. 대구/연합뉴스

'진박 밀기' 점입가경

대구•부산 진박사무소 개소식 순회

"저 어른 울면 어쩌나, 우리라도…"

TK 당대표 자임…대놓고 지지 호소

 

비박계 "최경환 말 걸러서 해달라"

유승민, 예비후보 등록 "곧 봄 온다"

"최경환이 대통령이네, 대통령이야."

1일 오후 '진박'(진실한 친박) 후보라는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대구 중•남구)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지지자들이 피 토하듯 '대구 물갈이'를 역설하는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경북 경산•청도)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지지자들의 연호에 최 의원도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아무런 당직도 없는 평의원이지만 '정권의 막강한 실력자'로 대구와 부산을 넘나들며 '개소식 정치'를 펼치는 최 의원에겐 '티케이(TK) 당 대표'란 별칭이 어색하지 않았다.

최 의원은 축사에서, 또다른 진박 후보인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에 밀려 대구 달성에서 중•남구로 지역구를 옮겨야 했던 곽 후보의 '지역구 엑소더스'를 "대통령을 위한 판단"이라며 적극 옹호했다. "달성에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다가 불과 2주 전에 (중•남구로) 왔습니다. 뭐 딴거 있습니까? '우리 박근혜 대통령을 위하겠다', 이런 결심에 따라 온 거 아니겠습니까?" 박수가 쏟아졌다. 이 자리에는 허태열 전 대통령비서실장, 서상기•조원진 의원 등 친박계도 총출동했다.

최 의원은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을 포함한 대구 현역의원들을 '저격'하는 내용으로 당 안팎에서 논란이 된 자신의 개소식 축사에 대해 "뭐가 잘못됐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스스로 뭔가 좀 꿀리는 사람들이 (내 말에) 반기를 든다',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 겸허하게 반성하고 용서 구하고 찍어달라고 해야지, '내가 뭐 잘못했는데', 이렇게 있어가지고 되겠느냐"며 유 의원을 또다시 겨냥했다. '배신의 정치' 심판론도 빠지지 않았다. "표 찍어 달랄 때도 있지만 찍어주면 입 싹 닦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곽 예비후보는 그런 사람 아닌 거 같습니다만…."

최 의원은 "아슬아슬합니다. 저 어른이 혹시나 우시면 어쩌나 싶어서. 우리라도 좀 도와야 할 텐데"라며 박 대통령에게 애틋한 대구 시민들의 정서를 자극했다. 자연스레 '진박 후보 지원론'이 이어졌다. "대통령 정말 불쌍하다. 저 어른이 혼자 밤잠 안 자고 고군분투하는데 '우리가 의원 돼서 좀 도와줘야겠다', 그래서 나온 사람들이 (박근혜 정부의) 장관•수석 지낸 분들 아닙니까."

최 의원은 곧이어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부산 해운대기장을)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찾아 "(박 대통령을) 여당에서 정말 뒷받침해야 하는데 제대로 뒷받침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수위를 넘나드는 최 의원의 '개소식 정치'에 대해 친박계 중진의원은 "(역풍 우려에도) 뜸 들일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총선 때까지 시간이 없다. 게다가 대통령 덕으로 공천받아 당선된 사람들이 대통령이 힘들 때 도와주지 않은 것은 사실 아니냐"고 했다. 청와대가 공을 들이는 티케이 지역 '진박 후보'들이 맥을 못 추는 상황에서, 자칫 당은 총선에서 이겨도 박 대통령과 친박계는 레임덕이 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평의원 권력자'의 광폭 행보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친박'들의 표적이 된 유승민 의원은 이날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며 페이스북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의 무거움을 절감하고 있다. 봄이 곧 올 겁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비박계는 최 의원의 '진박 밀기' 행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전날 김무성 대표가 비박계 의원 50여명이 만찬을 함께 하면서 "총선서 꼭 살아 돌아오라"고 발언한 뒤 일제히 나선 모습이었다. 박민식 의원은 <한국방송> 라디오에서 "박근혜 정부의 핵심인 경제부총리를 역임하신 분이 대구에 가서 너무 드러나게 한쪽 편의 손을 들어주면 공정한 경선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은 <에스비에스> 라디오에서 "특정 지역에서 특정 후보나 계파를 지원해달라고 하는 것은 다른 지역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점 유의해서 최경환 의원께서는 말씀을 걸러서 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공천관리위원장 선임을 두고도 친박계와 힘겨루기를 해온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박계가 주장해온 이한구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임하는 데 동의했다.

한겨레신문

등록 :2016-02-01 21:36수정 :2016-02-01 22:14

대구·부산/서보미 기자, 김남일 이경미 기자 spring@hani.co.kr

Posted by 망중한담

'진박 감별사'까지 활개…그들만의 놀이터 돼가는 총선

모두 '잘난 놈' 흉내 내고 있을 때, '유치한놈' 못난놈' 나쁜놈'이 활개를 친다. 헐뜯고 비난하고 비방하는 것이 개인의 자유에 해당할지는 모르지만 부화뇌동으로 '집중력'을 훼방하다가 '흉내내던놈'이 결국 '그놈들'의 노예가 되는 역사를 되풀이 해 온 것이다. <편집자 주>  

jaewoogy@chol.com

진박들의 '진상정치'에 선거판 혼탁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원내·원외 인사들 사이에서 '진실한 박근혜계'임을 강조하는 '진박 마케팅'이 성행하면서 '진박 감별사'임을 자처하는 친박계 핵심 인사들의 몸값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출마 선언식이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줄 것을 요청하거나 몇초짜리 축하 영상메시지를 받기 위해 서울 여의도까지 행차하는 예비후보자들이 줄을 잇는다.

예비후보자들이 도움을 얻고자 하는 단골 주인공은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다. 친박계 핵심 중 한 명인데다 최근까지 대통령 정무특보를 맡았으니 명실공히 '진박'인 셈이다. 이 때문에 예비후보들은 윤 의원에게 출마선언식 등에 쓸 영상메시지라도 받고자 애쓰고 있다. 최근 충청권의 한 예비후보자는 출판기념회에서 윤 의원의 축하동영상을 틀었다.

친박계 인사들이 우르르 몰려가 직접 '세 과시'를 하기도 한다.

지난 19일 홍문종 의원과 조원진 의원, 이장우 의원 등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 나타났다. '대통령 뜻을 받잡아 유승민 응징'이라는 출마의 변을 들고나온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윤상현 의원은 축전으로 거들었다. 이 자리에서 조 의원은 "누가 진실한 사람인지 헷갈리실 테지만, 조(원진)가 (찾아)가는 후보가 진실한 사람"이라는 축사를 통해 '진박 감별사' 자격증 소지자임을 내세웠다. 조 의원은 지난 7일 대구지역 토론회에서 "20대 총선 대구 출마 예상자 중 4~5명은 청와대와 교감 후 출마할 것으로 안다"며, 유승민계 의원들이 다수인 대구 초선 의원들을 겨냥해 '진박 감별 능력'을 과시했다.

  • '진박 마케팅' 낯뜨거운 열풍
  • 조원진 "내가 찾아가는 후보가 진실"
  • 윤상현, 예비후보들의 지지 요청 단골
  • 홍문종, 친박후보 '꽃가마' 태우고 '인큐베이터 넣기'에 분주
  • 민경욱은 대통령 행사장서 인증샷, '유승민 연설'까지 표절해 눈총

같은 지역구에 출마 선언을 한 예비후보자들이 "진박 의원들의 출마 권유를 받았다"고 서로 주장하는 웃지 못할 촌극까지 벌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진박 마케팅에 일조하고 있다.

최근 경남 사천과 인천 송도의 대통령 지방 행사 일정에 청와대 참모였던 최상화 전 춘추관장과 민경욱 전 대변인이 대통령 바로 근처에서 얼굴을 비쳤는데, 박 대통령의 '노골적인 자기 사람 밀어주기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지역 현역 의원들이 참석하는 자리에 다른 예비후보자들을 제치고 이들만 '행사장 출입 비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대통령 뒷줄에서 얼굴사진이 찍힌 민 전 대변인은 사흘 뒤인 24일,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라며 찍어냈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연설문 일부 내용을 자신의 출마 선언문에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진박 마케팅 효과를 날려먹었다.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도 안대희 전 대법관 등 진박으로 분류되는 총선 출마 예비후보자들을 "꽃가마"에 태우거나 "인큐베이터"에 집어넣는 데 바쁘다.

험지가 아닌 새누리당 꽃밭 지역구에 전략공천을 하자는 주장인데, 대상자 중에는 18대 국회 비례대표에 박근혜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과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맡았던 조윤선 전 장관을 포함시켜 당 안팎에서 "너무 심하다"는 말이 나온다.

표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 의원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른다. 김용태 서울시당위원장은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정 지역, 특정 인사들 사이에 진박 놀이가 벌어지고 있다. 당 전체, 특히 수도권 전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수도권의 한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25일 "행정부를 견제하는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에서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의 '예스맨'임을 내세우는 것은 낯뜨거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신문

등록 :2015-12-25 19:05

수정 :2015-12-25 23:10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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