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아이폰 '사이버망명' 2년만에 재현

"작정하면 누구나 예비범죄자…'빅브라더'와 같은 결과 초래할 것"

 

 

스마트폰에 알람이 하루종일 울린다.

 

'OOO님이 텔레그램에 가입했습니다!'

'OOO님이 텔레그램에 가입했습니다!'

'OOO님이 텔레그램에 가입했습니다!'

 

정부•여당이 추진한 테러방지법(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이 2일 새누리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부와 국가정보원 등 수사기관에 막강한 권한이 부여되자 2014년 사이버 검열 논란으로 촉발된 사이버망명이 2년만에 재현되는 분위기다.

 

테러방지법은 테러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고 공공의 안전을 위해 발의된 법안이지만, 사생활침해는 물론 포괄적인 규정으로 누구나 정보•사법기관의 감청 대상 가능성이 높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테러 위험인물'을 '테러단체의 조직원이거나 테러단체 선전, 테러자금 모금•기부 기타 테러예비•음모•선전•선동을 하였거나 하였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로 매우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이에 해당된다고 판단되면 국정원이 사실상 개인의 사생활과 개인정보 수집은 물론 인신구속과 제약까지 할 수 있게 된다.

 

◇ 테러방지법 통과…사이버망명 재현되나

 

가장 먼저 움직인 건 메신저 사용자들이다.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이 더이상 수사기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경험때문에 해외에 서버를 두고 보안이 강화된 메신저서비스를 찾고 있는 것.

 

카카오톡이 국내에서는 워낙 보편화된 메신저다보니 당장 탈퇴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보안이 강력한 것으로 알려진 텔레그램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적어도 보안이 필요한 대화나 정보공유 목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텔레그램은 대화내용이 암호화 되고 주고받은 메시지는 사용자가 읽고난 뒤 자동으로 삭제된다. 서버는 보안을 위해 해외 곳곳에 두고 있지만 서버에도 기록이 남지 않는다.

 

애플 아이폰의 아이메시지도 통신사 문자메시지와 달리 기록이 남지 않는다. 페이스타임오디오도 비슷하다. 애플의 독립서버에 암호화되어 저장되고 백도어가 없는 한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애플의 주장이다.

 

국산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네이버라인은 2015년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인 IS(이슬람국가)로부터 '불안전' 최하등급을 받았다. 해킹이나 수사기관의 영장이 있으면 정보가 손쉽게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때문에 카카오톡과 라인이 최근 보안채팅 기능을 일부 도입했지만 일상적인 대화 자체는 언제든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다. 언제든 수사기관이 영장을 내밀면 대화목록을 제출해야 한다.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IS가 역설적으로 '가장 안전'하다고 평가한 메신저는 사일런트서클, 레드폰, 오스텔, 챗시큐어, 시그널 등이다.

 

 

최근 국가정보원이 해킹팀의 스파이웨어 RCS를 이용자의 PC나 안드로이드OS 계열 스마트폰에 감염시켜 이메일, 메신저, 전화통화, 위치정보 등을 모니터링하고 기기의 카메라와 마이크를 조작했다는 의심을 받았지만 아이폰은 아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이폰은 다른 안드로드이 계열 스마트폰에 비해 보안성이 높다. 애플리케이션은 애플의 앱스토어에 등록되기 전에 높은 수준의 보안 테스트를 받기때문에 해킹•스파이웨어 툴을 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아이폰 자체에 탑재된 암호잠금 장치도 강력해 최근 미국 FBI가 테러방지를 위해 백도어를 만들어달라며 소송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애플은 "아이폰 잠금장치 해제시 정부가 사생활•안전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며 거부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그나마 최신버전인 마시멜로가 가장 안전한다는 평가지만 삼성이나 LG전자, 소니, HTC, 통신사 직접출시 모델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생산 기기는 OS 수정이 어느정도 가능한 오픈소스 구조라 근본적으로 보안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다.

 

국내 정부요원이 사용하는 업무용 스마트폰의 경우 해킹 등의 방지를 위해 국정원의 보안프로그램을 반드시 설치해야하는데, 아이폰은 이러한 프로그램 설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텔레그램 사용자인 회사원 강지용(가명•36)씨는 "테러방지법 통과 이후 지인들의 텔레그램 가입 알람이 하루에도 몇차례씩 울린다"며 "회사업무때문에 보안 메신저를 자주 사용하는데 테러방지법이 통과됐다는 소식 때문에 여전히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SNS에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올리거나 게시물을 공유한 적이 있다는 오현수(가명•29)씨"단순히 정부나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을 올려도 예비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국가가 작정하고 특정인을 '테러위험인물'로 가정할 경우, 어떤 과정으로 본인을 수사하는지 알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오씨는 사이버망명이 이미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 개인정보보호법, 테러방지법 앞에 '무용지물'

 

국가가 나의 사생활과 정보를 마음대로 들여다봐도 되는 것인가. 테러방지법이 무제한으로 국민의 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법이 규정한 테두리가 모호하기 때문에 오남용의 우려가 큰 것이다.

 

테러방지법인 통과된 2일 공교롭게 정보주체에게 개인정보 수집 출처를 반드시 알리도록 하는 내용의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종전 개인정보보호법에는 정보주체 본인이 요청을 해야만 제3자가 어디에서 내 개인정보를 수집했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 수집자(단체•기관)가 정보주체에게 수집출처를 의무적으로 알리도록 개정됐다.

 

수집 출처 고지의무가 적용되는 개인정보 유형과 제공량, 고지 시기, 고지방식 등은 앞으로 정해질 하위법령에 규정되고 이 법은 공포 6개월이 지난 9월부터 적용된다. 또 내년 3월부터 법률이나 대통령령에 근거가 없으면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할 수 없도록 '주민번호 수집 법정주의'가 강화된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의 정보와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법이지만,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서 개인정보보호법을 무력화시킬 여지가 있다.

 

국가정보원

 

필요에 따라 국정원이나 정부기관이 '공공을 위협하는 테러 위험인물'로 규정하면 사실상 '예비범죄자'가 되기 때문에 개인정보와 사생활 수집을 막을 수 없다. 이미 개인정보가 수집•처리된 뒤에 통보하는 것도 정보주체 입장에서는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왜 나의 정보를 본인 허락도 없이 들여다봤는지 소송을 제기해도 '공공의 안전을 위해 조사를 한 것'이라며 몇가지 협소한 근거만 제시하면, 사법기관이 국정원을 상대로 이길 가능성이 현재로선 희박하다.

 

◇ 국가로부터 감시•통제 '조지오웰의 경고' 현실화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 CEO는 지난달 23일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6' 기조연설 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테러방지법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한국의 테러방지법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한국이 조지오웰의 소설 <1984>의 '빅브라더'와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설속 '빅브라더'는 독재권력의 상징으로 시민의 모든 행동을 감시하고 텔레스크린, 도청장치 등을 이용해 대중에게 이데올로기를 강요한다. 1949년에 출간된 조지오웰의 이 소설은 전체주의체제의 국가에서 자행되는 개인 사생활과 사상, 개인정보를 감시하고 통제함으로써 권력을 독점한 '빅브라더'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1998년 개봉한 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에서도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감청 및 도청 행위를 법적으로 승인하자는 법안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국회의원을 제거한다. 우연히 이를 알게된 주인공이 사생활과 개인정보가 강탈된채 국가권력과 정보기관의 막강한 힘때문에 위기를 겪게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다니엘 슈피처(1835-1893)"사람들이 권력을 오용해 보면, 자신이 얼마만큼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력의 오용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이미 이 땅을 떠나고 있다. 사이버망명지대를 찾아서.

(관련 기사 : 새누리 김용남 "(2월 임시국회 회기인) 3월 10일까지 사이버테러방지법 통과시켜야")

 

CBS노컷뉴스

2016-03-04 10:53

김민수 기자 maxpress@cbs.co.kr

 

 

 

Posted by 망중한담

민심, 다수의 의지가 정의롭고 옳다는 말은 정당할까?

과연 민심이 하늘의 뜻, 말하자면 의(義)롭고 순리(順理)적인 것일까?

민심은 항상 선(善)하고 옳은 것일까?

 

대중은 앵무새와 선동에 의해 길들여진다.

 

파울 괴벨스 ( Paul Joseph Goebbels )

 

대중의 관심과 의지를 조종하고 통제하려는 시도는 고대사회부터 중국이나 로마, 이집트 등 절대 왕정이 시대를 지나 현재에 이르기까지 존재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지능적이고 대담하게 진화했다.

현대의 민심의 조작과 선동에 있어서는 '일반 대중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원시적이다. 지식인들이 반대해도 무시하고 모든 문제를 단순하게 축소시키고 단순한 언어와 이미지로 끊임없이 반복하면 여론을 움직일 수 있다'는 나치 독일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트럼프의 교훈

 

이미지출처 : 한국일보

 

미국 공화당의 경선 후보 '트럼프의 돌풍'이 화제다. 트럼프는 선거전략 면에서도 주목할만 하지만 그의 공약이나 정치적 구호를 관찰해 보면 바로 '앵무새와 선동'이 얼마나 '민심'을 바꿀 수 있는지가 드러난다. 우리에게는 결코 낯설지 않은 '내가 한다니깐요'와 '남 탓'으로 일으키는 돌풍이다.

인간은 쉬운 것, 편한 것, 단 것에 무장해제되고 만다.

쉬운 것, 편한 것, 단 것을 좋아하며 자위(自慰 스스로 위안을 삼음) 것이 인간의 속성이다. "내가 다 해 줄께"와 "테러 때문에, 외국인 때문에, 반대파 때문에, 진실하지 못한 자들 때문에"가 "같이 노력하자"와 "현실을 직시하고 각성하자" 보다 더 큰 지지와 열광을 이끌어 내는 민심 조작과 선동의 마술이 될 수 있는 이유다.

(관련 글 ▶한국일보)

 

현대사회의 민심은 언론이 만든다.

 

 

현대인은 대부분의 사회정보를 언론을 통해 얻는다. 그만큼 언론이 현대인의 판단기준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언론이, 그것도 담합의 형태로, 알릴 것에 침묵하고 사실을 왜곡하고 결론을 일정한 방향으로 몰고 간다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원시적인' 일반 대중의 의지는 속절없이 조작되고 선동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언론이라는 '권위'와 선동이라는 '달콤함'의 옷을 입고 '자위'하며 스스로의 의지가 발가벗겨진 채로 환호하는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로 민심을 알 수 있는가

 

 

선거철이 되면서 거의 매일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진다. 이른바 '민심'을 조사했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목도된다. 서로 다른 조사기관에서 실시한 같은 타이틀의 여론조사 결과가 차이가 나거나 심지어는 아예 상반되는 결과까지 나오는 경우다.

같은 주제에 대한 '민심'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은 의외로 단순하고 명료한 것이었다.

(관련 글 ▶여론 조작 저널리즘 ▶뉴스1 '여론조작 조사')

 

질문에 따라서 답이 달라진다.

설문조사는 통상 '객관식', 말하자면 질문에 대해 맞거나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예문을 선택하게 되어 있다. 여기에 함정이 있는 것이다.

 

천심이 떠난 민심

 

더 이상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시대, '원시적인 일반대중'의 시대다.

달콤함과 편안함을 탐닉하며 의지를 발가벗은 원시인들에게 '의지'란 불편하고 힘들고 쓴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조지 오웰의 통찰은 현실이었다.

순천응인(順天應人)을 역설한 맹자가 울고 오웰은 웃는 천심배반(天心背反)의 시대다.

맹자(孟子)

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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