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박근혜, 막장 공천 드라마 '조연'이었네
더민주·새누리 모두 정당의 리더십 붕괴
'이상한 공천' 결과는 정치혐오도 한 몫

20대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24일과 25일 이틀동안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 등록을 마쳤습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모든 정당의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도 끝났습니다.

해방 이후 70년 가까이 정당정치의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은 매우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정당의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은 그 정당에 소속한 정치인들의 정치적 생사여탈을 결정하는 행위입니다. 그러니 말도 많고 탈도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 김영삼 김대중 등 강한 카리스마로 정당을 이끌던 총재들도 공천 때가 되면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공천 탈락자들이 집으로 몰려와 거칠게 항의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동안 정치부 기자를 하면서 공천과 관련해 온갖 경우와 사례를 보고 듣고 취재했습니다. 그런데도 이번 20대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의 몇 장면은 무척 낯선 것이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대표와 비대위원들이 결정한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과 순번이 중앙위원회의 이의제기와 순위 투표로 뒤바뀌었습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사실상 당선됐다가 당선권 밖으로 밀려난 사람도 있고 반대로 당선권 밖에 멀리 떨어져 있다가 당선권 안으로 들어온 사람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런 일이 없었습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후보자들이 27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전남 국회의원 후보자 연석회의'에서 `문제는 경제다'를 외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야당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나 일부 언론에서는 '정체성'의 문제로 해석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외연을 확장하려는 김종인 대표가 당선권 안에 '중도보수' 성향의 전문가들을 영입하려 했는데 '운동권' 출신 '친노' 성향의 중앙위원들이 반발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종인 대표의 경제 민주화, 복지국가 등 정책 노선은 더불어민주당 대부분의 정치인보다도 훨씬 더 진보적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사태는 정체성의 문제가 아니라 정당의 '리더십'과 민주적 절차에 관한 문제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을 코앞에 두고 의원들이 연쇄 탈당을 했습니다. 문재인 대표가 물러났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돕던 김종인 대표를 불러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습니다. 얼마나 다급하면 그런 결정을 내리고 또 수용했겠습니까. 말 그대로 더불어민주당은 '비상'이었습니다.

그런데 김종인 대표는 과거 제왕적 총재 시절의 정당 체제에 익숙한 사람입니다. 민주화 운동이나 야당을 한 사람들이 왜 그렇게 치열한 논쟁을 할 수밖에 없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디제이(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새로운 리더를 찾지 못하고 정당의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하지도 못하고 있는 야당의 답답한 현실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결국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로서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 보려던 김종인 대표와, 명분과 절차를 중시하는 중앙위원들의 '정치적 감수성'이 갈등을 빚은 것이 이번 사태의 전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종인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사람들 사이에는 '세대 격차'와 함께 경험의 차이에서 비롯된 '문화 격차'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격차는 사실 정체성이나 가치관, 정책노선보다 훨씬 더 본질적인 부분입니다. 따라서 총선 이후 김종인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을 계속 이끌어가기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은 대부분의 언론에서 분석한 것처럼 '현재의 권력'과 '미래의 권력'이 정면충돌한 전형적인 권력투쟁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그의 아바타로 불리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그리고 원유철 원내대표와 서청원 이인제 김태호 최고위원 등이 '현재의 권력'입니다. 이에 맞선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은 2017년 정권재창출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을 넘어서야 하는 '미래의 권력'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1월13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 담화 발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손짓을 하며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집권여당의 공천에서 이렇게 심하게 파열음이 났던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왜 이렇게 시끄러운 것일까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현재의 새누리당은 과거 이승만의 자유당, 박정희의 공화당, 전두환의 민정당에서 이합집산을 거쳐 변모해 온 정당입니다. 따라서 친일, 군사 쿠데타, 영남, 보수 등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친일, 군사 쿠데타, 영남, 보수를 합쳐서 그냥 '기득권'이라고 불러보겠습니다.

기득권 집단은 '상명하복'이 규율의 핵심입니다.

명분이 아니라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입니다. 따라서 그동안 기득권 정당에서는 공천 후유증이 별로 없었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보이지 않는 손'이 정리했습니다.

우선 대통령에게 절대복종하는 중앙정보부, 안기부, 검찰, 경찰, 국세청 등 권력기관이 공천 후유증을 가라앉혔습니다. 공천 결과에 불복해 떠드는 사람은 구속이나 세무조사를 각오해야 했습니다.

권력은 채찍과 함께 당근도 활용했습니다.

공천에서 밀려난 사람 가운데 일부는 얼마 뒤 공기업체 기관장이나 간부 자리로 보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기득권 정당이 1997년 대선에서 패배해 야당으로 전락한 뒤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채찍과 당근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2000년 한나라당에서 김윤환 등 정치적 거물들을 대거 공천에서 배제했습니다. 공천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일제히 탈당해 민국당을 만들었습니다. 국회의원 공천 후유증이 분당 사태로 이어진 것입니다.

2004년 총선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의 역풍으로 한나라당 지도부나 공천 탈락자들이나 공천 후유증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자칫하면 100석 미만으로 주저앉을 뻔했기 때문입니다.

한나라당은 2007년 대선에서 이겨 다시 여당이 됐지만 이제 대통령은 과거와 같은 절대 권력자가 아니었습니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세력이 친박인사들을 대거 공천에서 탈락시키자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인사들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연대를 결성해 집단적으로 맞섰습니다.

2012년에는 반대로 친박세력이 공천권을 휘둘러 친이명박 성향 정치인들을 무더기로 공천에서 배제했습니다. 공천에서 탈락한 김무성 의원이 승복과 불출마를 선택하고 당내 설득에 나서 위기를 겨우 수습했습니다.

유승민 의원이 23일 오후 대구 동구 선거사무소에서 새누리당 탈당 및 무소속 총선 출마의 뜻을 밝히고 있다. 대구/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

2016년 새누리당 공천의 특징은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니라 '보이는 주먹'이 공천에 동원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 석상에서 공공연히 '배신자 심판'을 요구했습니다. 이한구 위원장과 친박 성향이 다수인 공천관리위원들은 비박 성향 정치인들을 내쫓으며 온세상을 시끄럽게 했습니다. 밀려난 국회의원들도 조용히 물러서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과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정면으로 대항했습니다.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했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전례없는 '무공천' 카드로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세력에 저항했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식의 이른바 '막장 공천'이 왜 벌어졌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유승민 의원과 비박 성향 의원들을 쫓아낸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세력의 정치적 욕심이 지나쳤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바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동원해 유승민 제거 작전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다가 역풍을 맞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소란은 역설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힘이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일 수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권력기관을 동원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권력기관 안에도 '내부 고발자' 출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진영)이나 대통령 비서관(조응천)을 했던 사람들이 아예 야당으로 건너가 출마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세상이 달라졌다는 얘깁니다. 대통령의 힘으로 끌고 가던 기득권 정당의 리더십도 이제 거의 다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처럼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의 이른바 '막장 공천' 이면에는 겉으로 드러난 것과 전혀 달리 '정당 리더십 붕괴'라는 문제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당 정치의 변화를 설명하는데 유효한 가설로 '리더십 붕괴'와 짝을 이루는 것이 있습니다. '정치혐오'입니다.

저는 이번 여당과 야당의 이상한 공천 배후에도 정치혐오가 깊숙히 숨어 있었다고 확신합니다,

우리나라 기득권 세력은 아주 오래전부터 정치와 유권자를 이간하기 위해 정치혐오를 꾸준히 유포시키고 있습니다. 정치혐오에 중독된 유권자들은 특히 국회와 정당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회의원 선거때만 되면 습관적으로 '대폭 물갈이'를 요구합니다.

우리는 유명한 정치인이나 중진 국회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하는 장면을 보고 희열을 느낍니다. 일찌기 로마시대에 검투사가 있었고 원형경기장이 있었습니다. 공천 학살에 희열을 느끼는 우리들과, 피가 튀고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장면을 보고 즐거워하는 로마 사람들이 얼마나 다르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당 내부 주도권 장악이나 권력 다툼에 이런 유권자들의 정치혐오와 물갈이 욕구가 명분으로 동원되기도 합니다.

이번 새누리당 공천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세력은 유권자들의 정치혐오를 활용해 당헌·당규도 무시하고 물갈이를 무리하게 밀어붙였습니다.

오죽하면 법원이 공천에 대한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겠습니까. 그런데 새누리당의 무리한 공천 물갈이는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할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모두 11명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이한구 위원장, 황진하 사무총장,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 김회선 클린공천지원단장 등 5명이 당내인사였습니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0일 낮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경선결과 등 공천명단을 발표한 뒤 승강기에 오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외부인사 6명은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창조경제) △이욱한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국가혁신) △김순희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연합 상임대표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금융보험학과 교수(이상 국민행복) △최공재 차세대문화인연대 대표(청년)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여성)이었습니다.

공천관리위원회 위원 절반 이상을 외부 인사로 채운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외부 인사들의 경우 정부가 추진 중인 창조경제, 국가혁신, 국민행복 등 정부 정책과의 연관성을 고려했고, 청년·여성 등 정치적 소수자를 대변할 수 있는 인사를 포함해 구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외부인사들은 현역 의원, 특히 '비박' 성향의 현역의원들을 탈락시키는 데 매우 적극적이었다고 합니다. 외부인사들의 이러한 '비박 현역의원 혐오'는 정치혐오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고, 동시에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이해와 일치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카이스트 총장과 17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을 지낸 홍창선 전 의원(72)에게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겼습니다. 공천관리위원 명단은 이렇습니다. 위원장을 제외하고 남성 4명, 여성 4명으로 성비를 맞췄습니다.

정장선(58) 16·17·18대 국회의원, 총선기획단장

우태현(51)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 전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

김헌태(49) 한림국제대학원 겸임교수,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 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이강일(49) 행복가정재단 상임이사, 전 서울시의회 윤리특위 위원장

박명희(68) 전 한국소비자원 원장, 전 동국대 교수

서혜석(62) 변호사, 17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최정애(48) 동시통역사

김가연(36) 법무부 국제법무과 사무관, 시민단체(사) 오픈넷 상근변호사

김종인 대표는 비상대책위원들과 협의하지 않고 자신이 외부의 추천을 받아 직접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여기 고질적인 병이 있다. 공천심사위원회가 각기 자기 최고위원이 추천한 사람들이 자기 계파를 챙기느라고 거기서 말썽이 생겨나는 것이다. 나는 솔직히 내가 누구를 봐주고 그럴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이번 공천도 그런 점에선 가장 공정하게 될 것이다. 나는 공천관리위원회를 밖에서 보호하는 기능만 하면 된다. 심사 과정에서 쓸데없는 이야기가 들어가는 그런 것만 막아주면 된다."

두 정당의 공천관리위원회에 참여한 외부인사들이 정치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인 이유를 아시겠습니까? 계파공천을 배제하고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를 반영하기 위해 일부러 정치와 거리가 먼 사람들을 공천관리위원으로 임명했다는 것입니다.

일리가 있습니다. 사실 여야는 이미 2008년 18대 총선부터 외부의 명망있는 변호사나 학자들에게 공천심사위원장이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각 정당의 이러한 선택이 정당정치를 약화시키고 정치혐오를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8, 19, 20대 세 차례의 공천에서 각 정당 공천에 참여한 외부 인사들이 그동안 어떤 역할을 했을끼요? 각 정당 실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외부인사들 중에는 정치와 정당에 대한 기초지식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후보들의 인상이나 말솜씨만으로 점수를 매기거나 언론을 통해 접한 잘못된 정보와 편견으로 후보들을 판단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평소에 가지고 있던 정치혐오를 드러내며 후보를 공격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평범한 시민이 어느날 갑자기 유력한 정치인의 공천 여탈권을 쥐게 되었을 때 기분이 어떨까요? 자신이 절대자가 된 것처럼 착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어느 국회의원이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을 마치고 이런 소회를 털어 놓았습니다.

"평소 신문 정치면도 읽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정치에 대한 식견이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적대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앞에 앉아서 나의 정치적 성과를 함부로 재단하고 있었다. 굴욕감을 느꼈다. 우리 정치가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부끄러웠다."

더불어민주당의 유인태 의원이 공천 탈락 직전 교통방송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김종배 : 현역의원 하위 20% 컷오프 외에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또다른 방안을 내놨습니다. 3선 이상 중진의원은 하위 50%, 초재선 의원은 하위 30%까지를 대상으로 정밀심사를 해서 공천 배제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유인태 : 선거 때만 되면 하여튼 물갈이가 대중의 정서니까요. 물갈이하는 것을 좋아하니까. 그런데 87년 민주화 이후 한 30년 가까이 여덟번째 선거를 치르면서 우리처럼 물갈이 많이 한 나라가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해가 갈수록 정치불신은 더 커졌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제도가 문제라고 봅니다.

김종배 : 당내 일각에서 컷오프 확대 방침에 반발하는 일부 의원이 김종인 독재당이라는 표현까지 써서 반대하고 있습니다. 김종인 대표가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서 그러는 것일까요?

유인태 : 그건 비대위와 관계없이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하고 의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종인 대표의 뜻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공천관리위원들이 정치혐오증이 심한 분들이 많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김종배 : 공천관리위원 중에 정치혐오가 많은 분이 다수 포함되었다는 말씀이십니까?

유인태 : 예. 잘 모르는데, 들리는 얘기로는 그래요. 그래서 그런 결정을 한 거고. 이게 뭐 결론은 김종인 대표 의중이 반영된 건 아닌 걸로 알고 있어요.

유인태 의원의 말이 맞다면 정치혐오가 강한 공천관리위원들이 당헌·당규에도 없는 '3선 이상 50%, 초재선 30% 추가 컷오프'를 밀어붙였다는 얘기가 됩니다. 물론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공천과 선거 결과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김종인 대표에게 돌아가는 것이겠지요.

아무튼 20대 공천에서 여야 모두 처음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큰 폭의 물갈이가 이뤄졌습니다.

대폭 물갈이를 주도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세력이었습니다. 정치혐오증을 갖고 있는 외부 인사들이 동조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물갈이에서도 김종인 대표와 공천관리위원회 외부 인사들의 공조가 이뤄졌습니다.

아무튼 공천은 끝났습니다. 그런데 여야의 이번 공천에 대해 '막장 공천'이라거나 '역대 최악의 공천'이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공천 파행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정치혐오였는데, 공천 파행을 보고 정치혐오가 또다시 가중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국회의원도 지방자치단체장처럼 3선 이상 연임을 금지해야 한다. 재선까지만 허용해야 한다. 아니 아예 4년 단임제로 해야 한다."

"국회의원 숫자를 100명으로 줄여야 한다. 국회의원 세비를 아예 주지 말고 자원봉사직으로 바꿔야 한다."

그럴듯하게 들리십니까? 이런 말이 그럴듯하게 들리면 정치혐오증에 감염된 것입니다.

과거 총재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정무적 판단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공천은 이제 할 수가 없게 됐습니다. 대통령 후보가 당총재를 겸하던 제왕적 총재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와 나경원 의원,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의원 등 많은 정치인들이 새로운 공천 방식으로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를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물갈이 공천을 통해 당내에 세력을 확장할 필요가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세력의 정치적 이해, 경선 비용을 국민세금으로 지출할 수 없다는 유권자들의 거부감, 정당정치 약화에 대한 정치학자들의 우려 등 여러가지 요소가 겹치면서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는 도입되지 못했습니다. 오픈프라이머리 제도를 정치신인 진입 장벽으로 활용하려고 했던 현역의원들의 욕심도 국민들의 거부감을 부추겼습니다.

오픈프라이머리는 불발됐지만 각 정당은 당헌·당규에 '상향식 공천'의 근거와 절차를 규정해 놓았습니다. 새누리당 당헌은 "압축된 복수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국민참여선거인단대회를 통하여 후보자를 추천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도 당헌에 국민참여경선, 국민경선, 당원경선, 시민공천배심원경선 등을 규정해 놓았습니다.

그러나 20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선거인단'을 구성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막판에 몰린 각 정당은 '여론조사 경선'이라는 손쉬운 방식으로 국회의원 후보자를 결정했습니다.

여론조사는 기본적으로 선호도 조사에 불과합니다. 의사결정의 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정당은 여론조사로 공직 후보자를 결정하는 기상천외한 폭거를 저질렀습니다.

큰일입니다. 혹시 막장공천과 정치혐오가 앞으로도 적대적 공생 관계를 유지하며 계속되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는 '막장 드라마'라고 욕을 하면서도 그 드라마를 보고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정치를 혐오하면서 또 동시에 공천학살 잔혹극을 즐기고, 또 그 때문에 다시 정치혐오에 빠져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겨레신문

등록 :2016-03-27 14:19

수정 :2016-03-27 15:02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연재] 성한용의 정치 막전막후

- 힘 빠진 박근혜, 막장 공천 드라마 '조연'이었네

- 새누리판 '찍히면 죽는다'…'비박 학살'의 진짜 이유

- 국회의원 선거 후보 '여론조사 공천' 괜찮을까

- 두 당의 칼잡이, 이한구는 호가호위…홍창선은 횡설수설

- '식물 국회'라는 오명…원인은 박 대통령과 언론에 있다

 

 

 

 

 

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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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총선, 새누리당 200석이 허황되지 않은 이유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한 선대위원장과 부위원장들이 방송사 출구 조사 결과 한나라당이 압승한 것으로 발표되자 밝은 표정으로 선거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윗쪽 사진). 9일 오후 서울 당산동 통합민주당사에서 총선 출구조사결과를 손학규 대표등이 지켜보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김태형 기자 khan@hani.co.kr

[성한용의 정치막전막후 52]

야당에 난리가 났습니다. 비주류는 탈당을 무기로 문재인 대표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습니까? 대표 퇴진과 탈당을 연계하는 것일까요? 탈당했다가 문재인 대표가 퇴진하면 다시 돌아오려는 것일까요? 그렇게 야권통합과 정권교체를 갈망한다면 탈당이 아니라 아예 정치를 그만두거나 불출마 선언이라도 해야 하는 아닐까요?

지경에 이르도록 사태를 수습하지 못한 문재인 대표도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탈당하겠다는 비주류를 향해 나갈테면 나가라고 맞대응하는 것이 과연 당대표가 취할 태도일까요? 문재인 대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누구의 조언을 듣고 있는 것일까요?

정치는 상대적입니다. 야당이 무너져내리는 동안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자기 다리를 꼬집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새누리당입니다.

새누리당에서 2016 4·13 국회의원 선거 목표 의석을 180석에서 200석으로 상향조정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고 제가 얼마전 기사를 썼습니다. 분이 근거에 대해 궁금해 했습니다.

목표 상향조정 기류는 새누리당 사람에게 들었습니다. 새누리당 실무 당직자들 중에 고참들이 있습니다. 당 공채 출신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들입니다. '처음에는 여당에서 따뜻하게 지내다가 10년간 야당을 하면서 길거리로 쫓겨나 굶어죽을 뻔했다' 사람들입니다. '내가 국회의원을 못해도 정권을 빼앗기면 절대로 된다' 교훈을 체득한 사람들입니다.

바로 이들이 김무성 대표를 탄탄하게 떠받치고 있습니다. 최근 김무성 대표가 "야권은 분열하고 있다. 우리 여권이 분열하지 않고 단결된 상태로 가면 선거는 무조건 이긴다"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이들의 분석과 전망을 근거로 것입니다. 무시무시하지 않습니까?

야당에서 국회의원 선거를 지휘해본 경험자 한 사람도 내년 선거를 '여당 압승, 야당 몰락'으로 예상했습니다.

아니 걱정했습니다. 여러가지 변수와 민심의 흐름이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와 비슷하다고 했습니다.

2008 49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2007 1219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는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에게 500만표 차이로 참패했습니다.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이인제 후보는 겨우 16만표(0.68%) 얻었습니다. 일패도지(一敗塗地)였습니다.

2007 대선결과에 좌절한 야당지지자 투표 포기

2008총선 서울 지역구 48개중 한나라당이 40석

여당 압승, 야당 참패한 민심흐름과 매우 흡사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표와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4.9 총선을 58일 앞둔 11일 국회에서 통합선언을 한 뒤 악수하고 있다. 양당 통합은 지난 2003년 9월20일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던 새천년민주당 내 신당파가 `국민참여통합신당'으로 국회에 교섭단체를 등록하면서 옛 민주당이 공식 분당된 뒤 꼭 4년5개월만이다. 연합뉴스

충격에 휩싸인 야권은 2008년 4·9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합당에 나섰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합쳐 통합민주당(대표 손학규)이 만들어졌습니다.

4·9 선거는 의석이 가장 많은 통합민주당이 기호 1, 두번째로 많은 한나라당이 기호 2번이었습니다. 그러나 선거 결과 통합민주당은 겨우 81석으로 주저앉았습니다. 참패였습니다.

반면에 '돌아온 여당' 한나라당은 지역구 131, 비례대표 22석으로 무려 153석을 차지했습니다. 기억이 나시죠? 당시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도 마치 선거에서 것처럼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이유는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연대의 성공 때문이었습니다. 친박연대(대표 서청원) 지역구 6, 비례대표 8석으로 모두 14석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무소속 당선자 25 가운데 12명이 친박무소속연대였습니다. 김무성 대표가 당시 친박무소속연대의 중심인물이었습니다.

<2008년 선거 결과>

한나라당 153(지역 131+비례대표 22)

통합민주당 81(66+15)

민주노동당 5(2+3)

자유선진당 18(14+4)

친박연대 14(6+8)

창조한국당 3(1+2)

무소속 25(친박무소속연대 12)

숫자로만 얘기하니까 감이 떨어지지요? 당시 서울의 지역구는 48개였습니다. 한나라당이 40, 통합민주당이 7, 창조한국당이 1개를 차지했습니다. 통합민주당 당선자는 추미애 최규식 이미경 박영선 전병헌 김희철 김성순 7명뿐이었습니다. 손학규 김덕규 김근태 유인태 신기남 정동영 거물들이 모두 나가 떨어졌습니다. 서울의 48 선거구 1·2 득표자 명단과 득표수, 득표율을 찬찬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서울 선거구별 1·2위 득표수 및 득표율>

종로구 손학규() 31,530(44.76) 박진() 34,113(48.43)

중구 정범구() 14,146(27.60) 나경원() 23,609(46.07)

용산구 성장현() 24,077(29.39) 진영() 47,533(58.03)

성동갑 최재천() 28,794(44.17) 진수희() 33,455(51.32)

성동을 임종석() 26,718(46.67) 김동성() 29,533(51.58)

광진갑 임동순() 22,123(35.77) 권택기() 33,255(53.77)

광진을 추미애() 34,854(51.29) 박명환() 24,914(36.66)

동대문갑 김희선() 24,014(32.86) 장광근() 39,127(53.54)

동대문을 민병두() 27,187(41.07) 홍준표() 37,618(56.83)

중랑갑 유정현() 27,419(40.51) 이상수() 21,101(31.17)

중랑을 김덕규() 27,870(35.56) 진성호() 30,983(39.54)

성북갑 손봉숙() 30,736(36.80) 정태근() 46,260(55.39)

성북을 김효재() 38,322(47.25) 신계륜() 23,577(29.07)

강북갑 오영식() 25,378(44.61) 정양석() 27,429(48.21)

강북을 최규식() 26,391(43.50) 이수희() 22,949(37.83)

도봉갑 김근태() 31,335(46.16) 신지호() 32,613(48.04)

도봉을 유인태() 32,777(45.94) 김선동() 37,228(52.18)

노원갑 정봉주() 26,251(37.62) 현경병() 29,010(41.58)

노원을 우원식() 38,104(44.09) 권영진() 43,150(49.93)

노원병 홍정욱() 34,554(43.10) 노회찬() 32,111(40.05)

은평갑 이미경() 33,638(45.82) 안병용() 26,993(36.77)

은평을 이재오() 38,164(40.81) 문국현() 48,656(52.02)

서대문갑 우상호() 28,185(43.49) 이성헌() 33,463(51.64)

서대문을 김영호() 20,056(32.08) 정두언() 36,931(59.07)

마포갑 노웅래() 28,523(45.38) 강승규() 30,203(48.05)

마포을 정청래() 30,050(37.88) 강용석() 36,447(45.94)

양천갑 이제학() 25,654(26.82) 원희룡() 49,847(52.11)

양천을 김낙순() 35,606(47.17) 김용태() 38,092(50.47)

강서갑 신기남() 41,833(41.28) 구상찬() 50,244(49.58)

강서을 노현송() 35,918(37.40) 김성태() 45,284(47.15)

구로갑 이인영() 38,878(45.40) 이범래() 39,804(46.48)

구로을 박영선() 34,783(47.30) 고경화() 29,542(40.18)

금천구 이목희() 37,378(43.55) 안형환() 37,720(43.95)

영등포갑 김영주() 34,163(42.52) 전여옥() 35,151(43.75)

영등포을 이경숙() 26,603(39.73) 권영세() 38,537(57.56)

동작갑 전병헌() 38,014(44.86) 권기균() 36,891(43.54)

동작을 정동영() 36,251(41.50) 정몽준() 47,521(54.41)

관악갑 유기홍() 45,368(44.03) 김성식() 48,133(46.72)

관악을 김희철() 43,235(46.50) 김철수() 38,618(41.53)

서초갑 박찬선() 14,796(22.80) 이혜훈() 48,682(75.01)

서초을 고승덕() 48,224(60.26) 조남호() 15,670(19.58)

강남갑 김성욱() 17,251(18.34) 이종구() 61,047(64.90)

강남을 최영록() 17,231(18.71) 공성진() 57,721(62.69)

송파갑 정직() 23,006(35.77) 박영아() 39,626(61.61)

송파을 장복심() 22,421(35.55) 유일호() 39,089(61.98)

송파병 김성순() 40,623(46.96) 이계경() 38,397(44.39)

강동갑 송기정() 23,854(28.82) 김충환() 49,437(59.73)

강동을 심재권() 30,147(39.44) 윤석용() 41,652(54.50)

2008 4·9 야당 참패의 원인은 무엇보다도 2007 대통령 선거 결과에 좌절한 야권 지지층이 대거 투표를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2008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은 역대 최저인 46.1%였습니다.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 하락세>

12/1985 2.12/84.6%

13/1988 4.26/75.8%

14/1992 3.24/71.9%

15/1996 4.11/63.9%

16/2000 4.13/57.2%

17/2004 4.15/60.6%

18/2008 4.9/46.1%

19/2012 4.11/54.2%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당 창당 계획을 발표한 뒤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의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자 이제 2016년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안철수 의원의 탈당과 신당창당으로 야당 지지층이 외연을 확장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철수 신당에는 지금 호남 출신 탈당자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습니다.

안철수 신당에 호남 출신 탈당자들 대거 몰려
야권의 외연확장보다 야권 분열 마이너스 효과
유권자들 정치환멸 확산땐 투표율 하락 못막아

좀더 두고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이대로 가면 안철수 신당의 출현이 '야권 전체의 외연 확장'이라는 플러스 효과보다는 '야권 분열'이라는 마이너스 효과가 훨씬 더 클 것 같습니다.

여기에 야권 분열로 인한 유권자들의 환멸감이 확산되면 투표율이 2008년처럼 뚝 떨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새누리당에는 친박세력과 과거 자유선진당 세력이 모두 들어와 있습니다. 2008년 국회의원 선거 결과에서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친박무소속연대를 합치면 '153+18+14+12=197'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간단한 산수입니다. 내년 선거 결과 새누리당 200석은 새누리당의 희망사항이 아니라 얼마든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새누리당이 180석 이상을 차지하게 되면 김무성 대표의 공언대로 국회선진화법은 무력화됩니다.

대통령이 지시하는대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행정부 독주', '제2의 유신' 시대가 도래하게 됩니다.

새누리당 안에 대통령에 반기를 드는 세력이 형성될 있을까요? 지금 분위기로는 불가능할 같습니다. 국회에서 대통령의 독주를 저지할 있는 수단을 잃어버린 야당은 장외로 나서 전면투쟁을 벌일 것입니다.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시끄러워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새누리당이 200석을 차지하면 어떻게 될까요? 힘이 생기면 써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정치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개헌을 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면 실제로 개헌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야당 국회의원들 중에도 내각책임제나 분권형 대통령제에 찬성하는 의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개헌이 과연 될까요?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변수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까지 개헌을 하더라도 권력구조는 미국처럼 4 중임 대통령제여야 한다고 여러차례 밝혔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이 분권형 대통령제라는 이름으로 권력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회로 이동시키려 경우 극구 반대할 이유가 있을까요? 최근 청와대가 실무적으로 개헌 가능성과 타당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여권 사람들의 증언입니다.

20 국회에서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추진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세력, 그리고 야당 일부 의원들이 동조할 경우 실제로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봐야 같습니다.

새누리 180석 이상 얻을땐 국회선진화법 무력화

행정부 독주와 이에 맞선 야당 장외투쟁 예상

개헌으로 분권형 대통령제 가면 보수 영구집권

그러나 개헌은 국민투표를 거쳐야 이뤄집니다. 따라서 두 가지 변수가 더 있습니다.

첫째, 국민들이 갖고 있는 정치혐오증입니다.

한국사회 기득권 세력이 퍼뜨린 반정치주의 때문에 우리 국민들은 국회에 대해 극도의 불신을 갖고 있습니다. 국회가 지금보다 많은 권력을 갖는 것을 국민들이 찬성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둘째, 경제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 하는 것으로 보면 장기불황을 피하기 힘들 같습니다. 경제가 곤두박질을 치는데 과연 권력구조 개편을 있을까요?

어쨌든 분권형 대통령제로 권력구조가 바뀌면 우리나라 정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현재의 정치지형을 살펴보면 국회의원 선거에서 야권이 이길 가능성은 없습니다. 여권은 어떤 경우에도 분열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일본처럼 보수 기득권 세력의 영구집권 시스템이 들어서는 것입니다.

끔찍하지요?

 

한겨레신문

등록 :2015-12-27 10:51수정 :2015-12-27 10:52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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