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일대로 꼬인 공영방송 문제, 정치로 푼다

여소야대 국회, KBS·MBC 지배구조 개선 손 댄다… 해직 언론인 구제 특별법도 논의될까

 

지난 4·13 총선 결과 '여소야대' 지형이 형성되면서 그동안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일 때 난제로 여겨졌던 미디어 관련 쟁점 법안들이 제20대 국회에서 실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KBS와 MBC 등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과 제작 자율성 확보는 지난 대선 때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했던 공약임에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몇 차례의 개정안 발의가 있었지만 19대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계류돼 왔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KBS 이사 정원을 기존 11명에서 15명으로 늘리면서 국회 여야 교섭단체가 각각 6명씩 추천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노동조합 등 사내 구성원의 추천을 받아 3명을 추천하도록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에선 KBS 이사의 자격요건 중 전문성과 대표성을 구체화하고 당원 경력 및 대통령 후보 자문이나 인수위 경험자를 배제하도록 결격사유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최 의원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 정원을 기존 9명에서 11명으로 증원하고 국회 여야 교섭단체가 이들을 각각 4명씩, MBC 노조 등 사내구성원이 이사 3명을 추천하도록 하는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도 내놨다. 현재 KBS 이사회는 여야 7대 4, 방문진 이사회는 여야 6대 3 구성이다. 

 

최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에 대해 "현 정부의 방송장악으로 방송의 독립성과 저널리즘 기능이 크게 훼손되고 방송이 정권의 홍보 도구화했다"며 "정권의 비호를 받는 낙하산 경영진이 방송을 정권의 홍보수단으로 전락하고 남용하는 현상이 지속됐고, 이에 대한 언론인들과 시민들의 저항이 분출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현행 '방송법'과 '방송문화진흥회법'은 방송의 독립과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나 명문화된 규정에 불과하다"며 "이에 방송의 독립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공영방송 사장과 이사 등 임원 임명에 대한 규정을 개정하는 한편, 편성위원회의 구성·운영 방식을 법률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MBC 녹취록' 청문회 열릴 듯

 

그러나 두 법안 모두 19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공전을 거듭해 왔다. 지난해 11월18일 열린 법안심사소위에서 야당 측 간사인 우상호 의원은 "우리가 야당에 유리한 방송을 만들어 달라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정부 여당의 주도권은 늘 있는 건데, 최소한 지금보다는 더욱더 제도적으로 공정성이 보장되는 제도 한두 개만 도입해 준다면 오히려 이제는 정치권력으로부터 아예 공적재원 심의를 분리해 주겠다는데 이를 전향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박민식(새누리당) 소위원장은 "야당 위원들이 주장하는 지배구조 문제와 편성위원회 문제를 수신료 현실화의 선행조건으로 하는 논리적인 인과관계에 대해 상당히 수긍하기 어렵다"면서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법안심사소위에서 계속 심사하도록 하겠다"고 심의를 종결했다.

 

지난 2012년 10월30일 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모두 이번 총선 공약으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 확보,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 등 공영방송 정상화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더민주는 언론의 독립성 보장을 위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 확보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해직 등 징계 언론인의 명예회복과 최근 'MBC 녹취록' 파문과 같은 언론 탄압 관련 진상규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도 "공정한 보도를 생명으로 하는 공영방송의 자율성이 위축되고 언론자유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어 공영방송 사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사장 후보 이사회에 추천 △대통령 선거 등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자는 후보 추천 금지 △사장 선임 시 이사회의 의결방식에 특별다수제 도입(이사진 3분의 2 이상의 찬성) △'보도국장 임명동의제' 도입 등을 약속했다. 

 

정의당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 보장과 공정보도 확립 방안으로 "이사 선임에 있어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정치권의 분할 독식을 방지하고 시청자와 국민, 전문가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것"이라며 "이사회는 사장 등 임원 선임 시 특별의결정족수제를 도입해 이른바 '낙하산' 임명을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또 "정치권력과 자본권력 등 내·외부의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취재 및 제작 자율성 보장을 위해 방송법상 노사 동수가 참여하는 편성위원회 구성 및 운영을 의무화해, 위반 시 엄중히 제재하고 인허가에 대폭 반영하겠다"고 공약했다.

 

종편 편법적 특혜 폐지, 방통심의위 정권편향 심의 개선될까

 

파업에 참가한 기자와 PD를 '직접적인 증거'도 없이 해고했다는 MBC '백종문 녹취록' 사건과 법원의 해고무효 판결 후에도 아직 복직하지 못하고 있는 해직 언론인 문제 등도 차기 국회에선 전향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국회 상임위가 청문회를 실시해 당사자와 관계자, 참고인을 출석시켜 진상을 규명하고 청문회 결과를 바탕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법·제도를 개선하겠다"며 "공정보도를 주장했다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표적 해고된 언론인들과 부당전보 피해자들의 원상회복과 피해보상을 위해 '언론탄압 피해언론인 구제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6월9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 민주광장에서 열린 '공영방송 사수 및 공정방송 쟁취를 위한 총파업 중간보고 공동총회'에서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언론개혁시민연대 출신으로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추혜선 정의당 언론개혁단장은 "백종문 녹취록과 해직 언론인 복직 문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 20대 국회가 풀어야 할 사안이 많다"며 "향후 상임위가 구성되면 이 가운데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를 설정하고 논의할 텐데 지금부터 야권이 소통 라인을 구성하고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민주와 정의당은 또 현재의 종편 규제를 지상파와 동일한 수준으로 정상화하자고 주장했다. 더민주는 지상파 및 보도전문·종합편성채널의 소유 지분 및 1인 소유 지분 한도를 축소해 자본권력으로부터 방송 독립과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에 따른 종합편성채널 규제 정상화를 약속했다. 

 

정의당은 "종편에 의한 여론장악이 심각하나 각종 특혜와 봐주기를 통해 재허가 심사가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경쟁 구도인 지상파 및 기타 PP(채널 사업자)에 비해 편법적인 특혜를 누리고 있다"며 "여론 독과점 방지를 위해 종편 관련 재허가 요건(미디어렙 포함)을 강화하고 의무전송 특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렙의 경우 지난해 MBN 영업일지 파문으로 불거진 1사 1렙에서 사실상의 직접영업을 규제하기 위해 보도전문채널까지 포함해 공·민영 미디어렙 체제가 재정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누리당 법안 처리 지연, 본회의 상정 방해는 관건 

 

아울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정치심의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20대 국회 출범 이후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관련 개정안 추진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민주와 정의당 모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구성 개편과 심의 방식에 대한 개선을 공약했고, 정의당은 명목상 '민간독립기구'인 방통심의위의 완전한 독립성 확보와 함께 제작·편성 자율성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국가 기구에 의한 검열을 종국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9명의 방통심의위 위원 구성도 대통령 추천 3명을 포함해 여야 6대 3 선임으로 정권 편향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19대 국회 미방위에 소속된 20여 명의 의원 중 연임에 성공한 의원 수는 9명에 그쳤고 새누리당 의원은 3명만 살아남았다. 반면 미방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우상호 더민주 의원등 야당 의원 4명은 연임에 성공해 이들이 20대 국회에서도 미방위에서 활동할 경우 야당의 정책 추진력은 더 커질 수 있다. 

 

게다가 더민주에선 박영선·신경민·박광온·노웅래 의원 등 기존 MBC 출신 현역 의원들이 국회 재입성에 성공했고, MBC 기자 출신의 김성수·최명길 당선자와 방문진 야당 이사였던 권미혁 당선자를 배출하게 됐다는 점도 논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이중 김성수·최명길·추혜선 당선자가 미방위를 상임위로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이 미방위 다수가 된다고 해도 쟁점 법안 처리를 야당의 뜻대로 모두 밀어붙일 수 있는 건 아니다. 상임위를 통과하더라도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본회의 상정조차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방위 구성에서도 야당 쪽은 전문성과 경력을 가진 의원들이 많지만 새누리당은 관련 경험을 가진 의원들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 쟁점 법안에 대한 협의 기간 자체가 길어질 수 있다. 

 

김동원 전국언론노조 정책국장은 "설령 야당 공통 공약이라 하더라도 새누리당이 공약을 안 냈다는 것은 야당이 낸 공약에 반대하거나 적극 추진할 의사가 없다는 뜻이어서 이를 고려하면 처리가 힘들거나 지연될 수도 있다"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같은 경우 공영방송 사장과 이사진 개편 시기가 대선 이후까지 갈 수 있으므로 새누리당이 충분히 지연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디어오늘

2016년 04월 23일 토요일

강성원·김도연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Posted by 망중한담

'옥새들고 나르샤' 반복재생, 방송뉴스 새누리당이 61%

1개 정당 다룬 보도만 뽑아보니, 7개 방송에서 새누리당 414건, 더민주+국민의당은 253건

 

413총선이 불과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언론을 보는 유권자들은 총선에 임하는 정당이 단 3개 밖에 없다고 인식할지도 모르겠다.

총선보도감시연대가 19차 보고서(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상파 3사나 종편 모두 보도가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에 쏠려있다.

 

총선보도감시연대가 지난달 14일부터 29일까지 보름여 간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등 각 방송사 메인뉴스 보도를 분석한 결과 1개 보도에서 1개 정당을 다룬 보도는 지상파의 경우 모두 위 3당 뿐이었다. 총선보도감시연대는 일부 종편에서 정의당, 민중연합당, 노동당, 녹색당 등을 다룬 경우는 극소량이고, 그중에는 종북 프레임의 악의적 보도도 있었다고 밝혔다.

 

▲ 자료=총선보도감시연대 19차 보고서

 

통계에 따르면

KBS의 경우 새누리당은 25건, 더불어민주당은 13건, 국민의당은 8건이었고 원내정당인 정의당부터 원외정당들은 1개 보도를 털어 다룬 경우가 없었다.

MBC도 새누리당 27건, 더불어민주당 13건, 국민의당 6건 뿐이고,

SBS도 새누리당 26건, 더불어민주당 14건, 국민의당 10건 뿐이었다.

종편인 JTBC도 새누리당 73건, 더불어민주당 31건, 국민의당 10건으로 3당에 편중됐지만 정의당 1건을 다뤘고 이색 군소정당 관련해서도 1건을 보도했다.

채널A는 새누리당 91건, 더불어민주당 41건, 국민의당 11건에 무소속 1건, 민중연합당을 1건 다뤘다.

MBN은 새누리당 97건, 더불어민주당 37건, 국민의당 11건에 무소속을 1건 다뤘다.

TV조선의 경우 새누리당 75건, 더불어민주당 34건, 국민의당 14건으로 3당에 쏠려있었지만 정의당, 민중연합당, 공화당, 한나라당 등 이색 군소정당을 각 1건씩, 무소속을 2건 다뤘다.

 

결국 1개 보도에서 1개 정당을 다룬 리포트를 합산하면 지상파와 종편 메인뉴스에서 새누리당이 414건(61.01%), 더불어민주당 183건(26.99%), 국민의당 70건(10.32%), 무소속 4건(0.58%), 정의당, 민중연합당, 한나라당 등 이색 군소정당이 각 2건(0.29%), 공화당이 1건(0.14%)이다.

1개의 정당을 다룬 리포트에서 다른 모든 정당을 합해도 새누리당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보도의 총량을 제외하고도 편파보도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보고서는 종편의 경우 새누리당의 '무성이 옥새 들고 나르샤' 영상을 반복적으로 내보내고, 지난달 31일 방송된 채널A '직언직설'의 경우 각 정당 대표들의 선거유세를 주제로 다루면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겐 16분,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에 대해서는 7분을 할애하면서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분 30초만을 내보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달 28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대해서도 "'친여 프레임'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방송사가 선거 관련 첫 보도와 두 번째 보도에 걸쳐 '일하는 국회'라는 새누리당의 구호와 '경제 심판론'을 내세운 더민주 전략을 대조한 가운데, MBC만 여야의 상황을 '선대위 출범 vs 공약 철회'로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달 31일에는 "MBC는 정치권의 '막말' 사례를 나열하면서 새누리당만 쏙 빼놓았다"고 지적했다.

 

▲ 사진=총선보도감시연대 19차 보고서

 

한편 해당 보고서는 언론, 특히 종편이 후보 공약검증은 뒤로 제쳐두고 후보자 가족들을 부각하면서 종편 출연자들이 부적절한 말을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승민 무소속 후보의 딸의 외모를 두고 시사프로그램 패널들이 '품평'하듯 말을 했다.

채널A '돌직구쇼' 출연자 김병민은 지난달 31일 "유승민 의원 딸 같은 경우는 보기만 해도 흐뭇하니, 정말, 대권주자로서 가져야 될 여러 가지 덕목 중에 최고의 덕목을 가졌다"고 말하고 지난 1일에도 "어찌 보면 한예슬 씨를 닮은 거 같기도 하고 보면 볼수록 참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TV조선 신통방통의 출연자 장원준도 "유승민 의원도 이번에 새로 발굴된 딸이 새로운 자산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1일 채널A '직언직설'은 유 의원의 딸 재산을 언급하거나 재학 중인 대학과 학과, 지난학기 성적까지 CG로 처리했다.

종편은 자막으로도 "유승민, 아이돌급 미모 딸 덕분에 '국민장인' 됐다?", "유승민 딸, 수지 빰치는 미모에 발대식 '술렁'" 따위의 자막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김을동 후보, 지상욱 후보, 이재영 후보, 김상민 후보,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후보, 김부겸 후보, 손혜원 후보, 국민의당 김경록 후보 등의 가족을 과거 사진 등 구체적인 정보를 언급하면서 방송에 노출시키기도 했다.

 

미디어오늘

2016년 04월 06일 수요일

정상근 기자 dal@mediatoday.co.kr

 

 

 

 

 

 

 

Posted by 망중한담

민심, 다수의 의지가 정의롭고 옳다는 말은 정당할까?

과연 민심이 하늘의 뜻, 말하자면 의(義)롭고 순리(順理)적인 것일까?

민심은 항상 선(善)하고 옳은 것일까?

 

대중은 앵무새와 선동에 의해 길들여진다.

 

파울 괴벨스 ( Paul Joseph Goebbels )

 

대중의 관심과 의지를 조종하고 통제하려는 시도는 고대사회부터 중국이나 로마, 이집트 등 절대 왕정이 시대를 지나 현재에 이르기까지 존재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지능적이고 대담하게 진화했다.

현대의 민심의 조작과 선동에 있어서는 '일반 대중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원시적이다. 지식인들이 반대해도 무시하고 모든 문제를 단순하게 축소시키고 단순한 언어와 이미지로 끊임없이 반복하면 여론을 움직일 수 있다'는 나치 독일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트럼프의 교훈

 

이미지출처 : 한국일보

 

미국 공화당의 경선 후보 '트럼프의 돌풍'이 화제다. 트럼프는 선거전략 면에서도 주목할만 하지만 그의 공약이나 정치적 구호를 관찰해 보면 바로 '앵무새와 선동'이 얼마나 '민심'을 바꿀 수 있는지가 드러난다. 우리에게는 결코 낯설지 않은 '내가 한다니깐요'와 '남 탓'으로 일으키는 돌풍이다.

인간은 쉬운 것, 편한 것, 단 것에 무장해제되고 만다.

쉬운 것, 편한 것, 단 것을 좋아하며 자위(自慰 스스로 위안을 삼음) 것이 인간의 속성이다. "내가 다 해 줄께"와 "테러 때문에, 외국인 때문에, 반대파 때문에, 진실하지 못한 자들 때문에"가 "같이 노력하자"와 "현실을 직시하고 각성하자" 보다 더 큰 지지와 열광을 이끌어 내는 민심 조작과 선동의 마술이 될 수 있는 이유다.

(관련 글 ▶한국일보)

 

현대사회의 민심은 언론이 만든다.

 

 

현대인은 대부분의 사회정보를 언론을 통해 얻는다. 그만큼 언론이 현대인의 판단기준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언론이, 그것도 담합의 형태로, 알릴 것에 침묵하고 사실을 왜곡하고 결론을 일정한 방향으로 몰고 간다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원시적인' 일반 대중의 의지는 속절없이 조작되고 선동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언론이라는 '권위'와 선동이라는 '달콤함'의 옷을 입고 '자위'하며 스스로의 의지가 발가벗겨진 채로 환호하는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로 민심을 알 수 있는가

 

 

선거철이 되면서 거의 매일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진다. 이른바 '민심'을 조사했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목도된다. 서로 다른 조사기관에서 실시한 같은 타이틀의 여론조사 결과가 차이가 나거나 심지어는 아예 상반되는 결과까지 나오는 경우다.

같은 주제에 대한 '민심'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은 의외로 단순하고 명료한 것이었다.

(관련 글 ▶여론 조작 저널리즘 ▶뉴스1 '여론조작 조사')

 

질문에 따라서 답이 달라진다.

설문조사는 통상 '객관식', 말하자면 질문에 대해 맞거나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예문을 선택하게 되어 있다. 여기에 함정이 있는 것이다.

 

천심이 떠난 민심

 

더 이상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시대, '원시적인 일반대중'의 시대다.

달콤함과 편안함을 탐닉하며 의지를 발가벗은 원시인들에게 '의지'란 불편하고 힘들고 쓴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조지 오웰의 통찰은 현실이었다.

순천응인(順天應人)을 역설한 맹자가 울고 오웰은 웃는 천심배반(天心背反)의 시대다.

맹자(孟子)

Posted by 망중한담

죽었다던 김정은 애인, 나타나도 정정보도는 없다

 

"포르노 보다 처형" 오보 인정은 커녕 어뷰징 계속… 확인 어려운 데다 오보 밝혀져도 책임질 필요 없어

 

국내 언론이 공개 처형당했다고 보도한 현송월 북한 모란봉 악단 단장이 멀쩡하게 살아있음이 확인되고 있는데도 언론은 아무런 후속보도를 않고 있다.

지난 12일 모란봉 악단이 중국 공연을 취소하면서 현송월 단장이 또 한번 언론의 어뷰징 대상이 됐다. 언론에 따르면 현송월 단장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옛 애인으로 알려져 있다. 21일 오후, 포털사이트 검색결과 최근 1개월간 현송월 단장과 관련된 기사는 다음 653건, 네이버 699건에 이른다.

 

조선일보는 "'미녀 3대장' 현송월이 이끄는 '모란봉악단' 선발 기준은?…165cm+50kg 기준 맞춰야'", "'모란봉악단' 현송월, 중국 공연서 샤넬 가방 들고 인터뷰… 김정은 '옛 애인'의 당당함", "현송월 건재 과시, 김정은 애지중지했던 애인… 실제 미모 보니" 등의 기사로 어뷰징을 하고 있다. 21일 현재까지 조선닷컴 바이라인의 기사는 39건이다.

 

▲ 지난 2013년 8월 29일 조선일보 6면 기사

 

조선일보는 현송월 단장이 공개 처형당했다고 단독보도한 매체다.

 

조선일보는 지난 2013년 8월 29일 6면 기사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연인으로 알려진 가수 현송월을 비롯해 북한 유명 예술인 10여명이 김정은의 지시를 어기고 음란물을 제작 판매한 혐의로 지난 20일 공개 총살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현송월과 은하수 관현악단장 문경진 등은 김정은의 '성 녹화물을 보지 말 것에 대하여'란 지시를 어긴 혐의로 체포됐으며 3일 만에 처형됐다. 조선일보는 "공개 처형은 주요 예술 단원과 사형수 가족이 지켜보는 데서 기관총으로 진행됐다"며 "사형수 가족은 모두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간 것으로 안다"는 대북 '소식통'의 발언도 보도했다.

조선일보의 단독 보도 이후 현송월 단장 처형과 관련한 기사가 쏟아졌다.

'김정은, 전 여친 등 10여명 음란물 찍었다고 총살'(MBN), '김정은 옛 애인 현송월, 음란물 제작 혐의로 처형… 가족들은 정치범수용소행'(이투데이), '김정은 전 애인 포르노 직접 찍다가 공개총살'(한국일보), '이게 정말 김정은 옛 애인 '현송월 음란물' 맞아?'(동아일보) 등이다.

국정원이 현송월 단장의 죽음을 확인해줬다는 보도도 나왔다.

문화일보는 2013년 12월 10일 3면 기사에서 "여권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현송월을 포함한 북한 예술인 10여명이 지난 8월 기관총으로 공개 처형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들에 대한 처형은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늘어난 공개 처형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 지난 2013년 12월 10일 문화일보 3면 기사

 

하지만 조선일보의 단독보도와 '국정원이 확인했다'는 문화일보 보도는 1년도 되지 않아 오보임이 밝혀졌다.

지난해 5월 현송월 단장이 조선중앙TV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당시 현송월 단장은 제 9차 전국예술인대회에 나타나 "우리 군대와 인민을 위하여 예술창작 창조의 불길을 더욱 세차게 지펴 올리겠다"고 연설했다.

당시에도 조선일보는 정정보도는커녕 조선닷컴 바이라인으로 "총살됐다던 '김정은 애인' 현송월, 군복 차림 등장…생존 확인", "음란물 제작 '총살설' 북 현송월 생존… TV에 나와", "음란물 제작 '총살설', 북 현송월 생존", "북, 모란봉악단 부각… 김정은, 부인 여동생과 공연 관람" 등의 어뷰징 기사를 내보냈다. 문화일보는 아무런 후속 보도도 하지 않았다.

현송월 처형 보도와 이후 언론의 태도는 국내 언론이 북한 관련 뉴스를 어떻게 다루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국내 언론들은 북한 관련 오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소식통'으로 서술되는 익명의 취재원에 확인할 수 없는 내용에다 나중에 오보로 밝혀져도 책임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오보를 내고도 정정보도는커녕 아무런 언급도 없이 '현송월 미모 보니' 라는 기사를 내보낼 수 있는 까닭이다.

▲ 지난 2013년 8월 현송월 처형과 관련된 국내 언론보도

 

상황이 이렇다보니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 성명서에는 매주 한국 언론을 비난하는 내용이 실린다.

통일부를 출입하는 한 언론사 기자는 "이런 상황은 남북관계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보를 생산하고 있는 언론사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기자에 따르면 실제 종합편성채널 같은 경우 잦은 오보 때문에 아직도 통일부에 출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 기자는 "현실적으로 규제는 불가능하고 언론사들이 자체적으로 정화를 하는 수밖에 없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과거 남북한 언론인들이 합의한 내용을 참고할 것을 권했다. 지난 2008년 남북 언론인들은 "일부 세력의 민족대결 책동을 비호하고 동족 사이에 불신과 대결을 조장하는 편파 보도, 모략 보도, 왜곡 중상책동을 철저히 배격"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미디어오늘

입력 : 2015-12-21 21:19:36

노출 : 2015.12.22 10:48:10

이하늬 기자 hanee@mediatoday.co.kr  

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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