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이 등장하는 '개인일탈'

 

변명·꼬리자르기로 일관한 박대통령 '9분 담화'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파문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개인 일탈로 치부

연설문 수정·청와대 자료 유출 언급 없고

'직접 모금 독려' 사실과도 동떨어진 인식

거국내각 등 정부기능 회복 '어떻게' 빠져

박지원 "세번째 사과할 단초 제공" 비판

 

'변명'과 '꼬리자르기'로 일관한 9분짜리 대국민담화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4일 두번째 사과 역시 안이한 현실인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국민과 야당이 원한 '진솔한 사죄'와 '수습 방안'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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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더 외롭고 힘들어요!" 대통령 담화에도 시민들 '부글부글'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에도 성난 시민들의 마음을 달랠 수가 없었다. 박 대통령은 이번 담화에도 기자의 질문은 여전히 받지 않으며 "개선된 것이 없다"는 평가를 불러일으켰다.

 

4일 오전 10시 박 대통령이 담화를 발표한 직후 인터넷 주요 포털 등에는 "대국민 담화" "박근혜" 등이 주요 검색어 순위를 차지했다. 생중계를 내보낸 방송사 홈페이지는 접속이 느려졌다. 포털이 주요 위치에 배치된 기사에는 댓글이 수만 개 달리며 국민적 관심을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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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담화 핵심은 '꼬리와 절교할테니 몸통은 살려달라'

 

▲ 이목 집중된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4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 생중계를 여의도 정치권에서 지켜보고 있다. ⓒ 남소연

 

 

[대국민담화]'검찰 수사 받겠다' 했지만, '국익 위해 추진' 변명

 

"이 모든 사태는 모두 저의 잘못이고 저의 불찰로 일어난 일입니다.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입니다.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에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검찰 수사를 직접 받는 것은 물론, 특검까지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5일 최씨의 대통령 연설문 개입 의혹에 대해 사과한 지 열흘 만이다.

 

최순실 믿었는데 나는 속았다? 경위 설명 없이 피해자라고 주장

 

그러나 박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 재단 등 최씨와 연루된 각종 의혹들의 '몸통'으로 자신이 지목되는 것에 대해 선을 그었다. "국가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안보·경제 위기 거론하며 '2선 후퇴' 요구 사실상 거부

 

박 대통령은 거국중립내각 구성 요구 등 '2선 후퇴' 요구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 안보가 매우 큰 위기에 직면해 있고, 우리 경제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외의 여러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국정은 한시라도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의 임기는 유한하지만 대한민국은 영원히 계속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야권의 '하야' 요구에 선을 그으면서 지난 2일 지명한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내정자 등 새 국무위원들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절차 협조 등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지난 2일 개각이 "인사권을 포함한 내치의 권한을 총리에게 부여해 책임총리제를 구현하고 대통령은 외치를 맡는 국정 분담을 하겠다는 뜻"이라는 설명조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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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대통령 담화에도 초강경… '조건부 퇴진론' 내세워

 

추미애 "3대 요구사항 수용안하면 퇴진운동"

박지원 "국민 마음 풀기엔 부족"

安 "책임전가용, 물러나야"

 

'최순실 게이트' 박 대통령 형사고발참여연대가 4일 오전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서울중앙지검에 박근혜 대통령을 형사고발하고 있다. 참여연대가 내세운 형사고발 혐의는 공무집행방해,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 외교상기밀누설, 공무상비밀누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이다. 고영권기자

 

 

야권은 4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초강경 태세다.

 

이번 담화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는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을 최씨 개인문제로 치부한 데다 국정능력을 이미 상실했는데도 계속 주도권을 쥐겠다는 박 대통령의 심중을 드러냈다며 격앙된 분위기 마저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제2야당인 국민의당은 박 대통령의 담화를 혹평하면서도 일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류가 나타나고 있어 야권이 현 국면에서 순조롭게 공조체제를 유지해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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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중한담

박 대통령, 문제 제기를 '정쟁'으로 몰아…또 '두 국민 전략'

 

有口無言

일방적인 정책집행, 밀실운영, 일 저지르고 나들이, 반대 여론엔 '안보'로 편가르기, 상황 바뀌면 나몰라..

 

 

박 대통령이 이날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서 제11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 참석차 몽골로 출국하기 위해 전용기에 오르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을 둘러싼 논란에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정부가 밀실·깜깜이·졸속 추진으로 국민 불안과 불신을 키워 왔음에도 "정쟁이 나면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과 정부 결정에 '토를 달지 말라'는 일방통행식 국정운영 행태를 재확인시켰다.

 

 

우려 키우고 "우려하는 게 이상"

 

박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자리에서 "10여개 후보지를 대상으로 정밀 검토 및 비교 평가를 실시한 결과 성주가 최적의 후보지라는 판단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사드 레이더는 마을보다 400m 높은 곳에 위치하고, 5도 각도 위로 발사되기 때문에 지상 약 700m 위로 전자파가 지나간다"며 "그 아래 지역은 오히려 우려한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우려할 필요가 없는 안전한 지역"이라고 했다.

 

 

 

 

하지만 논란을 부추기는 것은 정부다.

국방부는 어떤 기준으로 후보지가 선정됐는지 일체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한국민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이 사드 포대 요격범위를 벗어난다는 점도 논란거리지만, 국방부는 수도권 방어를 애초부터 제외했는지도 함구하고 있다. 자세한 정보 제한으로 사드가 효과적 무기인지도 여전히 미지수다.

박 대통령은 "어떤 곳은 레이더와 동일 고도의 가까운 곳에 인구밀집지역이 있어 안전 문제가 제기됐다"고 소개했다. 이를 두고 결국 성주가 인구밀집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최적지'가 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면서 경북 성주에 배치하는 사드의 북한 탄도미사일 방어 개념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정지윤 기자

 

 

밀실 결정하고 "논쟁 멈춰라"

 

박 대통령은 "우리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며 "지금은 사드 배치와 관련한 불필요한 논쟁을 멈출 때"라고 밝혔다.

국가안보와 직결된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불필요한 논쟁"일 수 없다는 반론도 많다. 더불어민주당 이재경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사드 배치는 국익 측면에서 군사적 실효성, 주변국과의 외교 관계, 경제적 피해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할 문제"라고 했다.

게다가 정부는 밀실·깜깜이식 논의 진행과 전격적인 발표로 논쟁을 키웠다.

국민적 공론화 과정이나 해당 지역 주민들에 대한 설득 작업도 생략했다. 국방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보안사항'이라며 모든 것을 밀실에서 결정했다. 심지어 현재 경북 성주의 호크 포대를 사드 포대로 전환하려면 추가적인 성토작업이 예상되는데도 국방부는 "전혀 문제 없다. 자세한 사항은 군사보안"이라며 어물쩍 넘어가고 있다.

 

 

"정쟁 나면 대한민국 없을 것"

 

박 대통령은 "이해당사자 간에 충돌과 반목으로 정쟁이 나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잃어버린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정치권이나 해당 지역 여론을 '이해당사자'라는 식으로 묶고, 정쟁으로 몰아붙인 것이다. 세월호 유가족을 고립시키던 것처럼 전체 국민과 해당 지역 주민을 갈라쳐 압박하는 '두 국민 전략'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드 효용성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고, 사드 배치가 동북아 긴장을 격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이 같은 문제제기를 정쟁으로 보는 인식 자체가 독재적 발상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정쟁=멸망'이란 등식은 박 대통령이 자주 써온 공식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7일에도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무서운 것은 내부의 분열과 무관심"이라며 '베트남 패망론'을 언급했다.

 

결국 박 대통령이 유신 시절 '국민총화'를 강조하면서 여전히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돼)' 식, '나를 따르라' 식 국정운영을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향신문

입력 : 2016.07.14 23:21:01 수정 : 2016.07.14 23:51:23

김진우·박성진 기자 jwkim@kyunghyang.com

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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