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탈출하라 대공 방송" 거짓 보고…왜?

지난 회에 둘라에이스호 도착 이후 언제라도 퇴선 지시만 내려졌다면 전원 구조는 가능하였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이 중요한 퇴선 지시는 세월호 참사 전체에 있어서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선장이나 선원들이 퇴선 방송을 한 적도 없고, 구조를 위해 도착한 해경 123정이 퇴선하라는 대공 방송을 한 적도 없고, 123정 승조원들이나 헬기 항공구조사들이 세월호에 올라타 메가폰을 활용하거나 아니면 육성으로라도 퇴선 지시를 한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다음 기록을 한 번 봐주세요.

ⓒ검찰

 

10시 5분 목포상황실"탈출하라고 대공 방송 중"이라는 상황을 문자상황방에 입력하여 상황을 전파, 보고합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보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세월호 참사 전체에 있어서 어떤 형태로든 퇴선 지시는 존재한 적이 없습니다.

검찰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신고 이후 목포해양경찰서(목포서) 상황실, 서해지방청찰청(서해청) 상황실, 본청 상황실 등은 해경 내부망인 문자상황보고시스템(코스넷)을 이용하여 서로 상황을 전파, 보고하고 지시사항을 전달하였습니다.

쉽게 말해 해경 채팅방을 만든 것입니다.

정보 전달을 위해 채팅방을 만들었는데, 바로 거기에서 10시 5분에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전파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숫자를 조금 다르게 입력한다거나 하는 수준이 아니라 현실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해양경찰 공무원이, 그것도 정확성을 매우 중요시하는 상황실에 근무하는 경찰 공무원이, 굳이 키보드를 눌러서 입력을 한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에 있어 가장 결정적인 문제, 가장 안타까운 문제를.

누구에게 정보를 받았을까요? 그 누구는 도대체 어디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전달받게 되었을까요?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것은 실수나 착각의 범위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는 명백한 의혹으로 확정하고자 합니다.

2014년 4월 16일 당시 목포 상황실에서 문자상황방을 담당했던 해경은 확인이 가능합니다. 다수의 진술을 통해 당시 문자상황방 담당자는 목포서 상황실 B조의 이모 경장이었다는 것이 밝혀져 있습니다. 당장 조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목포해경에 그치지 않습니다.

10시 조금 넘은 어느 시점부터 탈출 선내방송이 이루어진다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내용은 곳곳에서 등장하게 됩니다. 우선 경찰청입니다.

 

ⓒ박영대

 

위 상황보고서는 경찰청(해양 경찰 말고 육지 경찰을 말합니다) 112종합상황실의 상황보고서(3보)입니다. 우선 여기에서도 10시 18분에 세월호 선장이 "바다로 뛰어내리라고 선내 방송"을 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해경에 이어 경찰청도 전파하고 있습니다.

또 목포서 상황실은 단지 "탈출하라고 대공 방송 중"이라고만 보고했지만, 경찰청은 '선장'을 구체적으로 지칭하면서 탈출 선내 방송의 주체를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월호 선장은 이미 9시 46분경 세월호 조타실을 빠져나와 123정에 올라탔습니다.

그 외 이 상황보고서의 발송일자는 4월 16일 10시 13분인데. 10시 18분의 일을 적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오타로 이해해야 할까요?

다음으로 언론입니다. 역시 10시 조금 넘은 시점부터 언론에서도 일제히 탈출 선내 방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하기 시작합니다.

ⓒ한국방송공사

ⓒ문화방송

 

세월호의 모든 갑판과 난간이 물에 잠겨 사람이 있을 수 있는 곳은 다 물에 잠긴 시간이 10시 17분경이고, 마지막 표류자가 구조되는 시간이 10시 21분경입니다. 즉 10시 조금 넘은 시간은 사실상 세월호가 전복되는 시간대입니다.

해경의 123정과 헬기, 초계기(CN-235) 등은 이 과정을 뻔히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다른 한편 언론은 이 과정을 취재할 수 있는 입장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해경, 경찰청, 언론이 한 목소리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일을 전파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을까요? 독자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탈출 선내방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거짓 정보 전파)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의혹을 구성합니다.

한두 군데도 아니고 해경, 경찰청, 언론이 하나같이 거짓 상황을 전파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듭니다.

 

오늘 하나의 의혹을 확정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이렇듯 납득하기 어려운 의혹들이 잔뜩 등장할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세월호 참사는 진상규명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진상규명을 위해 6백만 명 이상의 시민들의 서명을 통해 특별법이 만들어지고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꾸려져 현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 28일과 29일,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세월호 특조위의 제2차 청문회가 개최됩니다. 침몰 원인이 주된 주제입니다.

구체적으로

△침몰 원인 및 선원 조치의 문제점,

△선박 도입 및 운영 과정 문제점,

△침몰 후 선체 관리 및 인양

의 문제와 관련된 증인을 불러서 이야기를 듣게 될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의 침몰원인으로 정부가 제시했던 것들이 과연 타당한지, 침몰 당시 선원들은 어떠한 행동을 하였는지, 세월호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도입되었고, 어떻게 운영되었는지, 그리고 인양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묻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특히 인양과 관련해서는 사실상 시민분들이 처음으로 이야기를 듣게 되는 자리가 아닌가 합니다.

팩트TV, 416TV, 오마이TV, CBS 노컷뉴스, 고발뉴스, 국민TV, 주권방송 등이 청문회를 생중계한다고 합니다. 방청을 오셔도 좋고 중계를 시청해 주셔도 좋습니다. 청문회 이후라도 관심 있는 특정 주제 부분을 조금씩이라도 봐 주시기 바랍니다.

보다 많은 분들이 세월호에 관심을 가져 주실 때 진상규명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다음 주에 청문회 지나고 뵙겠습니다.

('세월호, 의혹의 확정'은 '국민참여를 통한 세월호 진상규명' 후속 연재입니다. 박영대 위원은 세월호 연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세월호 의혹의 확정 리스트 모두보기▶

프레시안 [세월호 의혹의 확정 ④]

2016.03.25 08:00:35

박영대 416연대 부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국민참여특별위원회 위원

독자가 프레시안을 지키는 힘입니다

"<프레시안>은 공부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참 좋은데, 뭔가 홍보가 잘 안 돼요. 더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는데, 다가가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픽도 산뜻하지 않고요. 젊은 친구들도 다가갈 수 있는, 그래서 친구가 많아지는 <프레시안>이 됐으면 해요."

2013년 6월, 관점이 있는 뉴스 <프레시안>이 언론 협동조합이 됐습니다. <프레시안>의 기사에 만족하셨다면,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의 도전에 주목 바랍니다.

조합원 / 후원회원 가입화면으로 이동

 

 

 

 

 

 

 

 

Posted by 망중한담

"세월호 청문회 다음 타깃은 청와대, 국정원"

세월호 유가족 "'잠수 500명' 거짓말 등 위증 증인 처벌해야"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측이 2차 세월호 청문회 개최 시 '청와대의 업무 대응 적정성'에 대한 신문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2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세월호 특조위 청문회 평가 기자간담회'에서 1차 세월호 특조위 청문회에 대해 "기대 이상의 성과가 있었다"고 평하며 이같이 말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우리 가족들이나 국민이나 청문회에 대한 기대도 적었을뿐더러 개최될지조차 의문이었다"며 "그러나 우려와 달리 방해가 많았음에도 여러 사실들이 드러났다. 방해가 없으면 얼마나 더 드러났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상황을 봤을 때 구조하지 않기로 마음먹지 않는 한 이럴 수 없는데, 왜 그랬는지를 더 파고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23 세월호 1 청문회 평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중인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프레시안(서어리)

416가족협의회 법률대리인 박주민 변호사는 진상 규명 측면에서 나타난 성과들을 짚었다.

구조된 선원 중 일부는 123정의 조타실에 있었다고 진술한 점

구조한 사람들이 선원들인 줄 몰랐으며,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했으나, 수난구호법 제35조 1항에 따라 구조된 사람들의 신원확인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한 점

사고 초기 당시 '구조 세력'이 500명이 아니라 '동원 세력'이 500명이었다는 점

대통령이 진도를 방문한 4월 17일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구조와 수색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은 기상 악화를 이유로 들었으나, 당시 해상 날씨는 좋았고 파고도 높지 않았음을 확인한 점 등이다.

또한

구조 윗선에서 현장 구조세력에 현장 영상 등을 요구했으며, 이춘재 전 해경 경비안전국장 등이 '항공 구조사들이 세월호에 내려가 있는 그림이 나와야 한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누었음을 확인한 점

해경이 작성해서 검찰과 감사원에 제출한 공용무선망(TRS) 녹취록이 3가지 버전으로 존재하며, 해경에 불리한 내용은 잘 들리지 않는다고 기록돼있음이 확인된 점

김석균 전 해경청장이 123 정장의 기자회견을 지시했음을 확인한 점 또한 성과로 꼽았다.

"'퇴선 명령' 안 했다며 123정장만 처벌, 그보다 윗선은?"

이들은 2차 청문회 필요성을 설명하며, 2차 청문회 개최 시 청와대 등 재난 컨트롤타워에 대한 책임 추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새로운 쟁점이 드러났으나 명백하게 밝혀진 건 아니므로 완벽하게 규명하기 위한 후속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문회 내내 지속적으로 거론될 수밖에 없었던 청와대와 각종 지휘라인의 대응 적정성에 대한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태호 416연대 상임운영위원 또한 "123정장은 퇴선 지시를 하지 않아 처벌받은 반면, 어떤 컨트롤타워도 퇴선 지시를 전혀 확인하지 않았음에도 처벌받지 않았다. 과연 윗선이 퇴선 지시 안 한 게 괜찮은 건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사고 당시 세월호 선원과 교신한 세력은 진도 VTS와 국정원"이라며 "이번 청문회에선 국정원 문제를 다루지 않았는데, 다음 번에는 국정원 그리고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대한 신문 및 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훈 416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다르게 좀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저희가 무작정 'BH(청와대)'를 조사하라고 사건 신청을 넣지 않았다"며 "다만 그 정도 큰 사건이면 대통령이 알고 있어야 하지 않나, 그 선에서 대통령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문회에서 위증한 증인, 추가 범죄 사실이 드러난 증인 등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할 것을 요구했다.

유 위원장은 청문회 증인 중 한 명인 우예종 전 해양수산부 중앙사고 수습 총괄팀장에 대해 "(잘못된 상황 보고서를 작성한 상황실장에 대해) 징계를 했다고 답변했으나, 실제론 징계가 없었음이 드러났다"며 고발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월 17일 대통령에게 '잠수사 500명 투입'을 허위 보고한 김석균 전 해경청장에 대해서도 처벌이 가능한지를 물었다.

 

장 분과장은 전날 세월호 특조위가 증인들의 청문회 사전 논의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누군가 위증을 교사했을 가능성 있다"며 진상 규명을 당부하는 한편, 이헌 부위원장 등 여당 추천 특조위원들이 청문회에 불참한 데 이어 일부는 위원직을 사퇴한 데 대해 '특조위 활동 방해 행위'로 간주, 유가족 차원의 고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프레시안

2015.12.23 18:09:02

서어리 기자

서어리 기자      구독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막내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프레시안 조합원, 후원회원으로 동참해주세요. 좌고우면하지 않고 '좋은 언론'을 만드는 길에 정진하겠습니다. (☞가입하기)

Posted by 망중한담


"); wcs_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