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최고수위' 추대…"사회주의 완성 새 이정표"

 

5월 6일, 북한이 노동당 제7차 대회를 개최했다. 김정은 체제와 정책에 대한 공식 비준과 함께 이를 대내외에 선포하는 행사다.

북한 노동신문은 사설에서 이번 대회를 '승리자의 대회'라고 명명했다. 지난 1961년 4차대회에 붙여진 별명에 이어 두번째로 붙여진 '승리자의 대회다. 북한이 김일성과 김정일에 이어 유일지도체제 확립에 성공했음을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또한 "자주•선군•사회주의"를, 전략 기조로 "인민 중시, 군대 중시, 청년 중시의 3대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핵무장과 우주개발을 기본전략과 정책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공표한 것이다.

 

북한의 핵무장은 '미국의 동북아 패권주의'의 결과라는 것이 대다수 학자들과 주변국의 판단이다. 그렇게 때문에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유력한 해결책으로써 '북미평화협정'을 들고 있으며 북미평화협정과 맞교환으로 '북핵포기'에 관한 협정을 할 것을 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줄기차게 북미협화협정을 요구해왔으며, 최근 미국도 이를 염두에 둔 '정책변화'를 타진하고 있다. 문제는 '패권주의에 기생해 온 세력'이 이런 (자신들의 강력한 세력기반의 해체에 해당하는) 근원적인 해결방안에 동의하고 수용할 수 있을지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는 데에 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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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에 넥타이 차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6일 북한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노동당 제7차 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김 제1비서의 좌우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각각 자리하고 있다. 조선중앙티브이 갈무리

 

철통보안 속 7차 당대회 개회사

"수소탄·광명성 발사로 존엄 빛내"

'유일 영도체계' 공고화 선언 예고

중 '비핵화 평화안정 희망' 논평

 

북한 노동당 제7차 대회가 6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평양에서 개회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개회사에서 "조선노동당 제7차대회에서는 (6차 당대회 이후 36년간의) 총결 기간 우리 당과 인민의 이룩한 빛나는 성과와 고귀한 경험을 총화하고 사회주의 건설의 대번영기를 계속 힘차게 열어나가기 위한 전략적 노선과 투쟁과업들, 우리 혁명의 전진 방향을 제시하게 된다"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텔레비전>이 이날 밤 10시30분 녹화방송으로 보도했다.

김 제1비서는 개회사에서 "우리 혁명을 자주, 선군, 사회주의 길로 줄기차게 전진시켜온 조선노동당의 위대한 영도는 조국을 불패의 정치사상강국, 군사강국, 청년강국의 지위에 올려세우고 핵강국, 우주강국의 전열에 들어서게 하는 역사의 기적을 창조했다"라며 "이번 당대회는 영광스러운 김일성-김정일주의 당의 강화 발전과 사회주의 위업의 완성을 위한 투쟁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하는 역사적인 계기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제1비서는 이어 "당 제7차 대회가 열리는 올해에 우리 군대와 인민은 반만년 민족사에 특기할 대사변으로 되는 첫 수소탄시험과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 발사의 대성공을 이룩하여 주체조선의 존엄과 국력을 최상의 경지에서 빛내었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시대'를 공식화하는 북한 제7차 노동당 대회가 열린 6일, 평양에 온 외신 기자들이 당 관계자를 상대로 질문을 퍼붓고 있다. 이날 전세계에서 120여명의 기자들이 평양으로 몰려왔으나, 북한 당국은 대회장 내부 접근을 불허하고 행사장 근접 촬영도 금지했다. 평양/교도 연합뉴스

 

김 제1비서는 이날 정장에 넥타이 차림을 했으며, 그의 옆에는 이번 당대회 의장을 맡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당대회 집행위원으로 선출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각각 자리했다.

당대회는 이날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당중앙군사위원회 사업총화 △당 규약 개정 △"경애하는 원수님(김정은 제1비서)를 우리 당의 최고수위에 높이 모실데 대하여"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 등 5가지를 '대회 의제'로 승인했다고 <조선중앙텔레비전>이 전했다.

김정은 제1비서가 이번 당대회를 통해 맡게 될 "당의 최고수위"가 어떤 직책일지 주목된다. 북한은 헌법 서문에서 김일성 주석을 "영원한 주석"으로, 노동당규약 서문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영원한 (당)총비서"이자 "영원한 국방위원회 위원장"이라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김 제1비서가 새로 맡게 될 '당의 최고수위'는 주석·당총비서·국방위원장 직은 아니리라 전망된다.

애초 북한은 100명이 넘는 외신 기자들을 이번 당대회에 초청했으나 이날 밤 <조선중앙티브>이 보도 전까지는 개회 사실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외국 기자들의 대회장 내부 접근이 금지됐으며, 사진과 영상은 행사장에서 200m 떨어져 촬영하도록 제한했다고 전했다. <시엔엔>은 "행사를 둘러싼 비밀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평양에 온) 120여명의 (외신) 보도진은 농락당했다"고 비판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우리는 조선(북)이 국가 발전과 인민 행복을 실현하기를 바란다"고 전제한 뒤 "조선이 국제사회의 (비핵화) 호소에 귀를 기울이며 함께 동아시아의 평화 안정을 실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동당대회•당대표자회 개최 현황 (※그림을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당대회 첫날인 이날엔 김정은 제1비서의 개회사→당대회 집행부 성원 선거→당대회 의제 승인→김정은 제1비서의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핵심은 김정은 제1비서가 직접 보고한 '당중앙위 사업총화'다. 사업총화 보고에선 직전 6차 당대회(1980년 10월) 이후 36년간 노동당 사업을 결산하고 정치·경제·대남·대외 분야의 새로운 정책 노선·방향이 제시된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은 김 제1비서가 '사업 총화 보고'에서 "사회주의 건설의 대번영기를 계속 힘차게 열어나가기 위한 전략적 노선과 투쟁과업들을 우리 혁명의 전진방향으로 제시하셨다"고만 전했다. 선례에 비춰 보면, <조선중앙텔레비전>이 이날 녹화보도하지 않은 김 제1비서의 사업총화 보고의 구체적 내용은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7일치에 전문이 실리리라 예상된다. 6차 당대회 땐 김일성 당 총비서는 대회 첫날인 10월10일 6시간 가까이 개회사와 사업총화 보고를 했고, 그 내용이 다음날 <노동신문>에 13개 면에 걸쳐 전재됐다.

 

북 "승리자의 대회" 선언…김정은 '유일시대' 열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승계 완료'

김정은 중심 당조직 세대교체 예고

 

밤늦게까지 '개회'사실 보도 않다가

녹화보도로 육성·발언 공개 이례적

외신 "비밀주의·보도진 농락" 비판도

국정원, 당대회 사나흘간 진행 예상

 

<노동신문>은 이날 1면 머리기사로 실은 '사설'을 통해 이번 당대회에서 "새로운 주체 100년의 첫 기슭에서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유일적 영도체계가 튼튼히 세워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당이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와 사상과 숨결도 발걸음도 같이하는 하나의 유기체로, 노숙하고 세련된 정치적 참모부로 더욱 튼튼히 꾸려"졌다고 덧붙였다. 당대회를 통해 '김정은 유일영도체계'의 공고화와 함께 노동당이 김정은 제1비서와 호흡을 맞출 "김정은 세대"를 중심으로 재조직되리라는 예고다.

<노동신문>은 7차 당대회를 "승리자의 대회"라고 선언했다. 6차 당대회 이후 "조선노동당이 쟁취한 위대한 승리는 사회주의를 굳건히 수호한 것"이고 "조선노동당이 이룩한 가장 큰 업적은 수령의 위대한 사상과 위업을 빛나게 계승발전시킨 것"이라는 말이다. '체제 유지'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권력 승계 성공'이 '승리'라는 주장이다. 북한은 김일성이 소련파·연안파를 권력 핵심에서 제거하고 일원적 지배체제를 구축했음을 선포한 4차 당대회(1961년 9월)를 '승리자의 대회'라고 선언한 바 있다.

 

북한 노동당 제7차 대회가 6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조선중앙티브이 갈무리

 

<노동신문>은 각 분야의 구체적 정책 방향을 규정할 사상 기조로 "자주·선군·사회주의"를, 전략 기조로 "인민 중시, 군대 중시, 청년 중시의 3대 전략"을 제시했다.

<노동신문>은 "우리 당은 국방력 강화에 최대의 힘을 넣어 혁명무력 발전의 최전성기를 펼치었다"며 "선군의 길,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의 길"을 거듭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당대회를 앞두고 2월23일 (당중앙위 정치국 회의 결정으로) 시작된 '충정의 70일 전투'가 "계획의 144%로 넘쳐 수행"됐고 "공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배" 달성됐다며 "자력자강의 만리마 기상을 만방에 떨친 위대한 승리"라고 자찬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노래 '세상에 부럼 없어라'가 "인민의 행복상을 격조 높이 구가한 영원한 수령 송가"라며 '김일성상'과 '김정일상'을 수여한다는 정령을 5일 발표했다.

 

관련기사 김정은 당대회 개회사 전문

 

국가정보원은 7차 당대회가 사나흘간 진행되리라고 예상했다. 1980년 10월 당 창건 35돌 계기에 열린 6차 당대회는 닷새 동안 진행됐고, 대회 이틀째인 10월11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100만명이 모인 군중대회가, 대회 마지막날인 10월14일엔 모란봉경기장에서 집단체조 행사가 진행됐다. 이번 7차 당대회를 앞두곤 대규모 군중대회를 준비하는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는 게 정보당국의 전언이다.

 

한겨레신문

등록 :2016-05-06 18:56

수정 :2016-05-07 01:30

이제훈 박병수 기자 nomad@hani.co.kr

워싱턴 베이징/이용인 김외현 특파원 yyi@hani.co.kr

 

 

 

 

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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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형식을, 중국은 내용을 챙겼다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만장일치로 통과

 

6일 북한이 조선중앙TV 특별 중대 보도를 통해 수소탄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38노스가 지난 해 11월 30일 공개한 것. 왼쪽은 풍계리 2015년 11월 28일, 오른쪽은 2015년 12월 12일 모습. 출처=/연합뉴스

 

 

북한의 '수소탄'시험과 장거리 로켓 '광명성 4호'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통과됐다. 역대 가장 강력한 제재 내용이 담겼지만 민생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는 예외 조항이 다수 포함되면서 외형적으로는 미국이, 내용적으로는 중국이 각자 원하는 바를 관철시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2일(현지 시각) 대북 제재 결의안 2270호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12개 항으로 구성된 이번 결의안에는

△북한에 드나드는 모든 수출입 화물 검색 의무화

△전면적인 무기 금수 등 기존보다 강화된 제재를 비롯해

△북한의 광물 수출 금지

△항공유와 로켓 연료 등의 공급 금지 등의 제재가 새롭게 등장했다.

 

우선 유엔은 북한 군수품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위해 유엔 회원국과 북한 간 거래에서 '캐치올'(catch-all)제도 도입을 의무화했다. '캐치올'이란, 북한에 물품을 수출하는 당국이 통제 대상이 아닌 물자라도 대량살상무기나 재래식 무기 등의 개발에 쓰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해당 물품의 수출을 통제하는 제도다.

 

북한 동창리에서 광명성4호 위성을 발사하는 모습

 

 

그런데 여기서의 '판단'이 해당 국가에 따라 자의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제대학교 김연철 교수는 "과거 이라크에서 탁구공이 군수용으로 판정된 바 있다. 당시 상황에서 탁구를 즐길 수 있는 민간인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떤 물품이 군수용으로 판단될지는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특정 물건이 어떤 용도로 쓰일지에 대한 판정의 책임은 각국이 진다. 일단 북한이 중국 외에 다른 국가와 무역이 거의 없기 때문에 중국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며 "중국은 이미 정상 경제활동에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캐치올' 제도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유와 로켓 연료 등의 공급 중단 역시 북한의 군수분야에 제재를 가하기 위한 조치다. 이는 당장 북한 공군 활동이나 로켓 개발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에 항공유를 수출하는 유일한 국가가 중국이기 때문에 중국의 제재 이행 여부에 따라 그 효과는 달라진다는 변수가 있다.

 

러시아가 지난 2월 25일(현지 시각) 회람됐던 결의안 초안에 수정을 요구하하면서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새롭게 관철시켰는데, 항공유와 관련 '북한 민간 항공기의 해외 급유(연료 판매 및 공급)는 허용한다'는 예외규정을 포함시키며 제재의 또 다른 구멍을 만들었다.

 

 

▲ 2일 (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이사회에서 이사국들이 만장일치로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했다. ⓒAP=연합뉴스

 

이번 결의안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석탄, 철광석 등 광물 거래 제한' 조치도 중국의 결정에 따라 제재 실효성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석탄과 철광석은 2015년 기준으로 북한의 대(對) 중국 수출액의 45%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품목이다. 중국에 대한 북한의 무역 의존도가 90%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석탄과 철광석 거래 제한이 북한에는 상당히 아픈 제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결의안에는 '생계'(livelihood) 목적이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수익 창출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이를 근거로 북한과 중국 민간기업 간 이뤄지는 광물 교역 제재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인제대학교 김연철 교수는 "특수광물을 제외하고 민생용 거래는 허용한다는 것인데, 매우 애매하다"며 "광물 거래 대부분은 중국이다. 중국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러시아의 경우 이 항목에서 '북한 나진항을 통해 수출되는 외국산 석탄에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러시아가 자국산 석탄의 출하항으로 나진항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이곳을 통해 수출되는 러시아산 광물은 제재의 영향을 받지 않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으로는 남북한과 러시아가 참가하는 '나진-하산 프로젝트'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유연탄을 포함한 러시아 광물을 러시아의 하산과 북한의 나진항을 잇는 54km의 철도로 운송한 뒤에 나진항에서 화물선에 옮겨 한국으로 들여오는 복합 물류 사업이다.

 

북한에 드나드는 모든 화물을 검색한다는 조항 역시 중국의 의지에 따라 실제 실행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 대외 무역의 90%가 중국과 교역인 데다가 이 교역의 70% 정도는 북한의 신의주와 중국의 단둥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결의안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재가 추가되고 이전 제재보다 강화된 내용이 많이 담겨있지만, 중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제재의 실효성이 발휘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외형은 미국이 하자는 대로 강력한 제재 형식을 갖췄지만 내용 면에서는 중국이 실익을 챙긴 셈"이라고 진단했다.

 

비핵화-평화협정 연계하는 대화 시작?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마무리되면서, 다음 수순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위한 대화가 시작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 안보리 결의안이 나오기 직전 미국과 중국 외교장관은 23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재는 대화를 위한 수단이며,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대화 테이블은 열릴 수 있지만, 북한의 비핵화나 정전협정 폐기 및 평화협정 대체와 같은 성과로 연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연철 교수는 "미국 입장에서 보면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다. 일반적으로 대선이 있는 해에 미국의 외교 정책 특징은 현상유지"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급격한 악화도 원하지 않고 그렇다고 적극적 협상 동기도 없는 상태"라며 "이런 차원에서 국면 관리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현 상황에서 대화 테이블을 마련하고 실질적인 협상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는 국가는 중국이 유일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판단이다. 그는 "중국이 6자회담을 열기 위해서는 여러 고비를 넘어야 하는데,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을 이야기하고 있는 북한을 설득해야 하고, 북한만큼 어려운 한국과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면서 "결국 북중 관계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으로는 평화협정 이야기가 물 위로 올라오기 전에 한국 정부가 사전에 이를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일정 기간 제재 국면으로 가되, 대화로 넘어갈 수 있는 물밑 접촉을 하자는 것이 중국 입장일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에게도 적극적으로 움직여 달라고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현 국면에서 평화협정 이야기가 물 위로 올라온다면 이전보다 훨씬 높은 비중으로 이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며 "그랬을 때 평화협정을 미북 양자로 끝낼 것이냐, 중국과 한국이 포함된 4자, 즉 남-북-미-중이 평화협정을 맺을 것이냐는 한국 정부가 하기 나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화협정 체결 문제에 대해 미국에 뒤통수 맞고, 북한 제재 제대로 안 하면서 중국에 당했다고 화만 내지 말고, 지금부터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2009년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제안, 2006년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 2007년 10.3 공동선언문, 10.4 정상회담 등에 담긴 평화협정 체결 수순을 미리 숙지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레시안

2016.03.03 01:24:10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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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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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법치주의 위반이다"

개성에서의 기업 활동 금지 명령, 법적 근거를 묻는다

불안한 설이었다. 구정 연휴 첫날인 토요일에 북한이 유엔 결의를 위반하여 위성을 발사했다. 그날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경쟁자인 젭 부시는 공화당 후보 토론회에서 미국인의 안전에 필요하다면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preemptive strike')을 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러더니 연휴 중 한국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사드' 배치 협의를 공식화해 버렸다. 그리고 연휴가 끝나는 수요일에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이 모든 충격적인 사건이 구정 연휴 안에 일어났다.

일련의 사건 중 개성공단 폐쇄 문제만 한정한다. 나는 묻는다. 개성공단에서 한국 기업의 기업 활동을 전면 금지하고 재산권 행사를 막는 국내 법적 근거가 있는가?

헌법은 대통령에게 "국가의 안전 보장"을 위한 긴급 재정 경제 명령권을 주었다. 그러나 헌법은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에 한하여"라는 단서와 조건을 달았다. 지금 한국 국회는 정상적으로 개회 가능하다. 설날 연휴에도 개회하여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규탄 결의안'을 채택하지 않았는가? 그러므로 대통령의 긴급 재정 경제 명령권으로 개성공단을 10일자로 폐쇄할 수 없다.

대통령에게 권한이 없다면, 통일부 장관의 이름으로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할 수 있는가? 그러나 통일부 장관에게 그런 권한은 없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은 '국가안전보장을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청문' 절차를 거친 후에 남북 협력 사업을 정지하도록 했다. (17조 4항) 지금 개성에서의 한국 기업의 활동이 그러한 경우에 해당하는가? 이미 한국은 2013년에 북한의 3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결국 북한과 개성공단 운영 재합의를 했다.

개성이라는 특수한 지역에서 사업을 하려고 한 이상 중단 사태는 언제든지 감수해야 할 것이 아니냐고 물을지 모른다. 그렇지 않다. 오히려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은 정부에게 "개성 공업지구 기업의 경영활동이 경제 원리와 기업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일관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한다."라고 규정했다. (3조 1항) 바로 개성과 같은 특수한 지역에서 투자를 하는 것이므로 더욱 강력한 연속성을 법적으로 보장한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거듭 묻는다. 개성에서의 기업 활동을 10일자로 전면 금지시킨 법적 근거는 무엇인가? 개성에서 기업을 하는 사장들에게 전화 한 통화로 철수를 지시하는 것인가?

개성의 한국 기업으로 하여금 개성에서의 재산을 두고 철수하도록 명령할 때에는 법적 근거를 가지고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 법치주의 국가의 기본 원칙은 어떠한 국가 행위나 국가 작용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여 그 테두리 안에서 합헌적•합법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10일자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법치주의 위반이다.

▲ 개성공단. ⓒ연합뉴스

법치주의는 냉전 상황에서 거추장스러운 장식이 아니다. 오히려 동아시아 정세에서 한국의 중요한 전략이다. 동아시아의 법치주의 매력 국가가 되어야 한국은 국가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참담하다. 대통령을 비판하였다고 하여 일본 기자를 기소하여, 일본의 우익이 한국을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없는 '이류 나라'로 선전할 빌미를 주었다. 일본에서 한국을 아시아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여기던 모습은 급격히 쇠퇴했다. 그러더니 이제 북한과 관련된 중요 문제에서도 법치주의 원칙을 포기했다.

이래가지곤 남북 관계를 한국이 주도할 수 없으며 북의 평화와 인권을 지원할 수 없다. 북의 핵실험과 위성 발사는 평화를 해치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기본적으로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에서 발생한 것이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미국의 북핵 정책 실패의 짐을 한국이 떠안는 어리석은 것이다.

미국의 대통령 후보 경쟁자라는 자가 필요하다면 북한 선제공격을 해야 한다는 발언을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거리낌 없이 하는 것은 그가 오만한 탓만은 아니다.

프레시안 [송기호의 인권 경제]

2016.02.11 04:13:45

송기호 변호사

 

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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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중국은 유승민이 아니다"

미국도 중국 압박으로 얻을 것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2일 외교•안보 분야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6자회담의 실효성 문제를 거론하며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은 당일 오후 조속한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하며 박 대통령의 '5자회담' 제의를 일축했다.

이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당장 유엔 안보리 제재도 접점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5자회담 이야기를 꺼내면 중국은 5자회담이 곧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제의가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전 장관은 "안보리 결의안은 중국의 협조가 없어서 효과가 미미한 상황인데, 이 와중에 북한을 뺀 5자 끼리 모여서 따로 이야기를 하자고 하면 중국은 한-미-일이 문제를 풀려는 것이 아니라 대북 압박을 강화하려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중국이 안보리 제재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고려해볼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온 것도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중국이 대북제제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중국이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하게 만들기 위해서 박 대통령이 사드로 중국을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정 전 장관은 "그렇다고 본다"면서도 "그런데 중국은 그런 식으로 압박한다고 끌려올 나라가 아니다. 중국은 유승민(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했지만, 미국의 의도대로 중국이 강한 대북제재에 동참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이 대북제제에 동참하도록 압박을 하든 회유를 하든 해야하는데, 현재 미국이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면서 중국이 미국이나 한국의 압박 때문에 북한에 대한 소극적인 제재 방침을 철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인터뷰는 지난 26일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이재호 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2일 외교안보 분야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6자회담의 실효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5자회담을 시도하는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접근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게 정말 창의적인 방법인지는 의문입니다.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은 이미 이전에도 있었던 것 아닌가요?

정세현 : 박 대통령이 언급한 5자회담은 결국 북한에 대한 압박 전략인데, 이건 창의적인 방식이 아닙니다. 이미 부시 정부 때부터 북한을 포위하고 압박하는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2차 북핵 위기 당시 미국은 북한에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이 있다면서 북한을 압박했습니다. 이에 북한은 2003년 초 북미 양자 회담을 타진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회담 장소가 중국 수도 베이징이라서 북-중-미 3자 회담의 형식이 됐습니다.

사실상의 양자회담이었던 3자회담에서 미국은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중국도 빠지고 미국하고만 이야기하겠다는 의도였습니다. 북한은 미국을 회담장 밖으로 따로 불러내서 "우리 핵무기 가지고 있어, 어쩔래"라는 식으로 겁을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에 미국은 '북한과 단둘이 회담하면 안되겠다, 북한이 협박•공갈을 밥 먹듯이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다자회담을 통해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가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는 구상을 하게 됩니다.

이에 부시 정부는 4월로 넘어오면서 5자회담을 구상합니다. 물론 이 5자회담은 러시아를 제외하고 남-북-미-중-일 이렇게 5개국이 참여하는 회담 형태였습니다만, 나머지 국가들이 북한을 압박해 들어간다는 것을 기본 컨셉으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남한 정부에도 북한의 참여를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제가 당시 10차 남북 장관급 회담 수석대표로 평양에 가기로 예정돼 있었는데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였던 제임스 켈리가 찾아와서 북한에게 다자회담 이야기를 확실하게 입력시켜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후 4월 말에 열린 장관급 회담에서 저는 북측 수석대표인 김령성 당시 내각 책임참사에게 미국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그런데 김령성이 "중국이 완전 미국 편"이라면서 회담 나가봐야 별로 소용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중국 만큼 평양 편드는 곳이 어디 있냐, 당신들이 그런 말 하면 안된다. 정 그렇다면 러시아까지 넣는 건 어떻겠냐"라고 제안했습니다. 동북아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러시아가 빠질 수 있느냐는 논리였습니다. 그리고 그해 7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11차 장관급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다자회담에서 논의하자는데 의견을 모으게 됐습니다. 당시 저는 미-일-중-러 등 국제사회가 모두 다자회담을 지지하고 있고 이해당사자가 모두 참여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고,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조속히 다자회담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점 등을 집중적으로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8월 북쪽에서 러시아까지 참여하는 6자회담에 나오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부시 정부는 회담에 북한이 나오는 것에 안도하면서도, 처음부터 북한을 5대 1로 포위해야 한다는 발상이었습니다.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이 이야기한 것이 바로 이 지점과 일맥상통합니다. 북한을 뺀 5자끼리 똘돌 뭉치자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 구상은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우리는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희망하고 있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책임있게 행동해야 하니까 이러한 제안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착각입니다. 북핵 문제는 관련 당사국들의 이해가 모두 다릅니다. 한 목소리를 낼 수가 없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북한이 핵 카드를 가지고 받아내려는 반대급부에 대한 전망을 주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입니다. 북한은 설사 자기를 뺀 나머지 다섯 나라가 똘똘 뭉쳐서 압박해온다고 할지라도 반대급부인 '당근'이 보이지 않으면 회담에 나오지 않습니다. 당사자인 북한이 회담에 나오지 않으면 나머지 다섯 나라가 만나서 자기들끼리 고함 질러봐야 소용없는 일입니다.

▲ 지난 22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외교안보분야 업무보고를 받았다. ⓒ청와대

프레시안 : 그런데 박 대통령이 이 구상을 현실화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박 대통령의 5자회담 발언이 있던 그 날 오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정세현 : 중국이 한-미-일과 함께 북한에 대해 강하게 압박해 들어가지 않을 것이고, 조속히 6자회담을 재개하고 싶어한다는 것은 이미 지난 14일 황준국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베이징에서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만났을 때 들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도 대통령의 입에서 5자회담 이야기가 나오게 하고 있으니, 보고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당장 유엔 안보리 제재도 접점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5자회담 이야기를 꺼내면 중국은 5자회담이 곧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제의가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이 제재에 비협조적이고 소극적으로 나오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준 셈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안보리 제재를 통해 북한에 크게 한 방 먹여야 한다는 것이 한-미-일의 입장인데, 중국이 협조하지 않아서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이런 와중에 북한을 뺀 5자끼리 모여서 따로 이야기를 하자고 하니, 중국 입장에서는 '이 사람들은(한-미-일) 문제를 풀려는 것이 아니라 북한을 압박하려는 핑계를 잡으려는 것 아니냐, 그러면 안보리 제제에 신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국이 안보리에 소극적인 대응을 하도록 만들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지난 13일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 때 밝혔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발언이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고 봅니다. 북핵 제재 국면은 실질적으로 미국이 주도하고 있고, 미국이 북핵을 핑계로 중국을 압박하는 전초전의 일환입니다. 여기에서 한국이 미국 쪽에 서서 처음에는 중국에 호소하는 것처럼 말하더니, 나중에는 동참하지 않으면 사드를 배치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습니다.

그랬더니 중국이 "신중한 처리"를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이 말은 '조심해라, 어디서 공갈을 치냐' 라는 속뜻이 담겨 있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또 5자회담 이야기하니까 중국이 보기엔 북핵 문제와 관련해 남한은 협조하기 곤란한 '멘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프레시안 : 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검토하겠다고 발언한 것은, 이런 식의 발언이 중국에 대한 압박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까요?

정세현 :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유승민'이 아닙니다. 그런식으로 압박하고 겁준다고 끌려 올 나라가 아닙니다. 만약에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박 대통령이 아주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겁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직접 중국을 방문했지만, 가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중국을 압박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는 것 아닙니까?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를 만들어서 별도의 경제 질서를 구축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중국이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해서 돈을 번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지금 당장 중국 물품에 대한 금수조치를 할 수도 없는 것 아닙니까? 미국이 중국을 압박해서 미국 의도대로 대북제재를 강하게 성사시킬 수 있는 레버리지가 없는 상황인 겁니다.

다만 케리 장관이 '안되는 걸 알면서도 끝까지 노력했다,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만나서 직접 만나서 이야기했다' 라는 정도의 기록은 남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국은 아시아 문제에서 자기들이 미국보다 중심축에 서야 한다면서 굴기(堀起•우뚝 일어섬)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남중국해, 양안 관계 등에서 각을 세우면서 기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미국에서 '세컨더리 보이콧'도 거론되고 있다고 하던데, 그럼 중국은 여기에 어떻게 반응할까요? 중국이 북한과 가장 교류가 많은 국가인데, 이걸 받을 수 있겠습니까? 이런 와중에 케리 장관이 중국에 가서 성과를 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 27일(현지시각) 존 케리(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베이징에 위치한 중국 외교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전략적 인내'에 편승한 결과…

프레시안 : 향후 일정을 좀 살펴보면 북한은 오는 5월 초 36년 만에 제7차 당 대회를 엽니다. 그래서 당 대회를 앞두고 김일성이나 김정일 생일에 한 번 더 이른바 군사적 '도발'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정세현 : 장거리 미사일을 쏘든지 아니면 핵실험을 한 번 더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북한이 시험용 '수소탄'이라고 했는데, 이제 작동 원리를 확인했으니까 시험용이 아닌 진짜 수소 폭탄 실험을 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북한이 이런 식의 군사적 행태를 보이면 한반도 정세는 더욱 악화되고 사드 도입 논의도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사드가 아직 개발 중이라 곧바로 들어오기 어렵고, 또 돈 문제가 나오면 국내 여론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긴 합니다.

프레시안 : 북한이 장거리 로켓이든 핵실험이든 뭐라도 하게 된다면, 한미일 간 군사 공조 문제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정세현 : 북핵 문제가 파탄으로 치달으면 한국 정부는 갈 데가 없으니까 한미일 군사 공조 쪽으로 줄을 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당장 중국발 경제적 타격이 오겠죠.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만의 북핵 문제 해결 구상이 있었어야 합니다.

북한과 미국을 설득하고 관련 국가들을 중재해서 빨리 회담을 열어서 이 문제를 논의하자고 했어야 합니다. 만약 이렇게 했다면 중국도 우리 편이 됐을 것입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미국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에 편승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북핵 문제가 '꽃놀이패' 입니다. 해결되면 골치 아픈 일이 하나 줄어들어서 좋고, 해결이 안 되더라도 무서울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중국을 견제하는 구실이 되기 때문에 좋은 측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다릅니다. 북핵 문제가 해결이 안되면 "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상황"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북한이 뼈아프게 느낄 제재를 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뼈아프다는 것, 이건 고생스러움을 어느 정도 체감해봤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북한은 워낙 어려운 시절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뼈아픈 것을 느끼는 정도가 다릅니다. 지금까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이 4개나 살아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 내부 경제는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북한 입장에서 여기에 제재가 하나 더 추가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이 있겠습니까?

미국에 편승했으니 북한 압박을 위한 중국의 협조도 얻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하든, 장거리 미사일을 쏘든 간에 중국은 북한의 제재 수위를 높이는데 쉽게 협조하지는 않을 겁니다. 가장 최근 결의안인 지난 2013년 2094호 채택 때도 결의안에는 찬성했지만 뒤로는 북한 왕래나 교류협력을 허용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재 쥐고 있는 카드는 전무하다고 봐야 합니다. 미국의 전략적 인내에 곡조도 모르고 편승한 결과입니다.

▲ 지난 6일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프레시안 : 그런데 이번에 외교•안보 업무보고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 하나 있었습니다. 통일부가 북핵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겠다고 보고한 부분인데요. 이명박 정부 이후 북핵 문제는 외교부 내 한반도평화교섭본부가 전담했었기 때문에 통일부 내 북핵 TF를 만드는 것이 다소 어색해 보이기도 합니다.

정세현 : 이명박 정부 이후 북핵 문제가 미국 정책을 따라갔는데, 사실 북핵 문제는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우리만의 국가 정책을 가지고 있어야 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겉으로는 비핵화를 이야기하지만, 사실 본심은 비핵화보다는 비확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냉정하게 따져서 미국은 비확산 수준에서 북핵 문제가 마무리되어도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닙니다. 우리는 비핵화가 필요합니다. 북한이 주장하는대로 핵 무기를 탑재한 미국 항공모함이 우리 해안 가까이 진출하지 않는 이른바 '한반도 비핵지대화'를 달성 해서라도 북한의 핵은 없애야 합니다. 그러려면 미국의 군산 복합체를 도와주는 '전략적 인내'에 곡조 모르고 따라서는 안됐던 겁니다. 북한이 또 핵실험을 해서 미국이 "이제 비핵화는 틀렸다"라고 하면 어떻게 할겁니까? 이것도 순순히 따를 겁니까?

미국과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북핵 문제 해결의 목표는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통일부가 뒤늦게라도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나름의 TF를 두기로 했다는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소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이를 계기로 부처 간 협조까지 염두에 두는 TF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외교부와 국방부 등 다른 부처도 함께 북핵 문제 해결에 힘을 모으는 기구로 키워나가는 방향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북한을 아는 사람이어야 핵 문제만 보는 사람들과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또 북핵 회담에서도 상대가 북한이기 때문에 북한을 다뤄본 사람들이, 현장의 경험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관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의장이 통일부 장관이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안보를 위협하는 가장 큰 대상이자 근원이 북한이기 때문에 북한을 가장 잘 아는 통일부 장관이 의장을 맡은 겁니다. 통일부 장관이 특별히 정권에 잘 보여서 의장 시킨게 아닙니다.

역대 정부에도 유사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김영삼 정부 때는 현재의 NSC와 유사한 '통일안보정책조정회의'가 있었는데 그 때도 의장은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만약 북한이 아니라 중동이나 다른 지역에서 제기되는 위협이었다면 외교부 장관이 의장을 했을 겁니다.

프레시안 : 일부에서는 북핵 문제는 6자회담 틀에서, 정전협정 문제는 남-북-미-중 4자의 틀에서 풀어나가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도 있습니다.

정세현 : 이론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2+2, 즉 남북회담과 미북 회담을 동시에 병행하는 안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남북회담을 통해 미북 간에 접점을 찾게 해주고, 여기서 접점을 만들면 6자회담에 가기 전에 4자회담을 열어서 한반도 전쟁 종료를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평화협정에 대한 이야기를 별도로 끝낸 후에 6자회담을 넘어가는 구상입니다.

그런데 돌파구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야당이 지금 이 국면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정책 기능이 원활하게 발휘되는 곳이라면 대정부 질문을 통해 문제제기를 해야 하는데 이런 움직임은 없어 보입니다.

사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이 실패했다는 목소리가 전문가 그룹에서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문제가 있다면 바꿔야 하는데, 야당에서 이러한 부분의 문제제기를 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파괴력이 있는 겁니다. 그런데 정책 정당으로서의 능력이 부족하다 보니 이런 부분에서 능력 발휘가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야당이 좀 더 분발해야 합니다.

 

프레시안 [정세현의 정세토크]

이재호 기자

2016.01.27 15: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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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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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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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성기, B2폭격기, 핵항모… '강력한 대응' 단골메뉴

지난 6일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발표로 시작된 대북 강력대응 조치가 주요 언론의 뉴스를 덮고 있다.

북한의 핵 위협은 단호히 거부되어야 마땅하다. 무력 불균형으로 안보 위협이 가중될 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잠재적 핵전쟁의 위험으로 몰아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북한의 핵무장과 4차에 걸친 핵실험을 막지는 못했다. 4자회담, 6자회담 등 평화적 해결 노력도 당사국과 주변국의 이해가 상충하는 바람에 중단되어 있다. 늘 그랬듯이 미국이 '강력대응' 차원의 무력시위를 하면서 또 다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의 핵무장, 저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저지할 수 없다면 근본적으로 그에 상응하는 대칭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반복되는 대북방송과 미국의 무력시위가 북한의 핵무장 저지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는 이미 검증된 것이 아닌가. 적극적인 해결 노력 없이 보여주기 식의 시위로는 곤란하다.

대형 이슈와 선거 때만 되면 어김없이 불어 온다는 북풍, 공교롭게도 20대 총선을 100여일 앞둔 시점에서 또 다시 불고 있는 이 '북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또한 '북풍'에 밀려 소홀히 해서는 안될 대형 사건들이 덮이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편집자 주>

테스트와 이미지를 클릭하면 각각의 해당 기사로 이동합니다.

120분간의 '무력 에어쇼'

ㆍ핵미사일 탑재 가능한 미 폭격기 'B-52' 한반도 상공 비행

ㆍ북 도발 때마다 단골 등장, 효과는 의문 "남북 긴장만 높여"

<B>괌에서 날아온 'B-52'</B> 미국의 전략무기인 B-52 폭격기가 10일 한반도 상공에 전개해 한국 공군 F-15K(왼쪽 아래) 등과 함께 비행하고 있다. B-52 폭격기는 120여분간 한반도 상공을 비행한 뒤 괌 기지로 복귀했다. 공군 제공

북의 심각한 무력도발 때마다 반복되는 '단골손님' B-52의 등장은 '전쟁 분위기 고조'라는 역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B-52나 핵항모 등과 같은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사후약방문'식 무력시위로 그치면서 한반도 긴장도를 높이고 중국의 반발만 샀을 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아침 논평을 통해 "한 해에도 몇 차례씩 전략 핵폭격기들이 미국 본토나 괌으로부터 무착륙 비행으로 곧장 조선반도 상공에 진입하여 핵폭탄을 투하하는 연습을 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핵우산의 핵심 전략 무기인 B-52

B-52는 핵 미사일을 탑재하고 단독 임무 수행이 가능한 장거리 폭격기로, 미국이 동맹국에 제공하는 '핵우산'의 핵심 전략 무기 중 하나로 꼽힌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지난해 8월과 같이 휴전선 일대에서 포격전 등 남북 간 국지적인 군사 충돌을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이미 중국과 영국은 우려를 표명한 상황이다. '핵무장론' 역시 미국으로서는 결코 용인할 수 없는 문제이다. 따라서 B-52 조기 전개가 '우리가 핵우산으로 지켜줄 테니 한국은 더 이상 움직이지 말라'는 미국의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北 작년에도 핵실험 시도했다…韓·美사전포착, 中압력에 취소

핵 주기 단축, 핵능력 고도화 의미…중국에 통보 안 한 이유와도 관련

북한이 원래는 노동당 창건 70주년인 지난해에 제4차 핵실험을 감행하려다 한미 정보당국에 사전 포착되자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10일 "북한이 지난해 3월쯤 핵실험을 하려 했으나 우리 측이 사전에 파악해 중국 등에 통보하면서 하지 못하게 됐다"며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도 북한의 핵실험 징후를 사전 포착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우리 당국이 지난해 북한 핵실험 동태를 사전 파악했다는 것은 올해 대북 감시태세의 문제점을 더욱 부각시키는 대목이기도 하다.

북한이 올해는 더 은밀하고 치밀하게 핵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보고 대응에 나섰어야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셈이다.

 

'북한핵실험'에 덮이고 있는 대형 이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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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농민

노동개혁(개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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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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