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물에 잠기기 직전"이라는데 "기다리라"?

 

지난 회에 이어 문모 경사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겠습니다.

문모 경사는 두 번의 신고전화를 더 받습니다. 우선 9시 14분경 시작된 37초 동안의 통화입니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09:14:21

 

여자1 : 지금 저희 배 기울어져가지고 갇혔거든요?

해양경찰 : 예, 어디에 갇혔다고요?

여자1 : 세월호요, 세월호! 인천항

해양경찰 : 예, 예.

여자1 : 저희 단원고인데요.

해양경찰 : 예, 지금 저희 경비정이 다 가고 있습니다. 현재 세월호 쪽으로

여자1 : 예, 감사합니다. 빨리 와주세요!

해양경찰 : 예, 알겠습니다. 지금 전화주신 분 승객이신가요? 승객?

여자1 : 네?

해양경찰 : 승객이세요? 승객?

여자1 : 예, 저희 지금 고등학생이에요.

 

지난 회에서 이야기했던 9시 4분 승무원과의 통화 이후 10분이 지난 상황에 걸려온 전화입니다. 신고자는 배가 기울어져서 '갇혔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본적인 신고자의 인적사항부터 시작해서 배의 상태가 어떠한지, 신고자는 배의 어느 위치에 있는지, 지금 배에서 어떠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지 등등을 알아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여겨집니다만, 경비정이 가고 있다는 이야기만 합니다.

 

문모 경사는 중복 신고라고 생각했고, 경황이 없었고, 이런 침몰 상황에 대한 경험이 없어 미처 생각을 못 했다고 해명합니다.

 

다음으로 9시 22분경 시작된 53초 동안의 통화입니다.

 

09:22:53

 

남자1 : 예, 배 지금 잘하면 넘어갑니다. 지금, 저기, 저..

해양경찰 : 예, 예. 알겠습니다. 지금, 전화.. 여보세요? 상황을 좀 말씀을 해주세요. 지금 현재 상황.

남자1 : 지금 배가 지금 50도 이상 저, 저..

해양경찰 : 50도 이상 기울었다고요? 예, 예. 여보세요? 예, 알겠습니다. 지금 귀선 상황 계속 신고를 받고 있거든요. 지금 이동 중이니까요,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남자1 : 예.

해양경찰 : 지금 뭐 좀 안전, 최대한 안전하게 어디 좀 잡고 계세요. 여보세요?

 

9시 4분경 승무원이 40도, 45도라고 이야기했고 20분도 지나지 않아 50도 이상 기울었다고 신고자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배가 빠른 속도로 침몰하고 있다는 것인데, 배의 상황을 더 알아보거나 하는 등의 이야기는 없이 이동 중이라는 것, 그리고 어디 좀 잡고 있으라는 이야기뿐입니다.

 

이 통화에서는 신고자인 '남자1'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신고자는 선원이었는데, 당시 세월호 조타실에 있던 2등 항해사였습니다. (본 연재 1회에서 스즈키복을 입고 무전기를 들고 있던 그 사람입니다.) 2등 항해사 김모 씨가 조타수 조모 씨의 휴대전화로 해경에 전화를 했던 것입니다.

 

당시 세월호 조타실의 상황은 이러했습니다.

유조선 둘라에이스호가 세월호 근방에 도착해서 세월호에서 승객들이 탈출시키면 구조하겠다고 반복적으로 이야기를 했음에도 세월호는 둘라에이스호와 교신해 구조 대책을 세우지는 않고 진도VTS에 해경이 언제 도착하는지 만을 묻고 있었습니다. 그 즈음 2등 항해사 김모 씨는 122로 전화를 했던 것입니다.

 

▲세월호 특조위 1차 청문회 모습. ⓒ프레시안(최형락)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만약 이때 세월호 조타실에서 둘라에이스호와 교신하면서 승객들을 퇴선시켰다면 전원 구조가 가능했습니다.

당시 유조선인 둘라에이스호에는 기름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해수면과 갑판 사이 높이도 높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둘라에이스호에는 당시 세월호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 모두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선장선원재판 1심 10회 공판조서 둘라에이스호 문모 선장 증인신문조서>

 

문: 만약 증인의 유조선에 그렇게 구조한 사람이 있었다면 몇 명까지나 수용할 수 있었는가요.

답: 구명뗏목으로 탈출한다면 몇 명이 아니라 세월호 선박 안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구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략)

문: 증인의 배와 해수면 간 상당한 높이가 있는데, 라이프 래프트에 탄 승객들을 어떻게 증인의 배로 끌어올리는가요.

답: 사다리가 준비돼 있고, 그때 당시는 둘라에이스호가 적재상태여서 수면과의 높이가 1. 5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중략)

문: 세월호 침몰 당시의 기상상황, 조류, 수온에 비춰 봤을 때 승객들을 즉시 퇴선 시키면 위험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가요, 아니면 그런 상황에서는 승객들을 빨리 퇴선시켜도 전혀 무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봤는가요.

답: 그 당시에는 주간이어서 시야도 좋고, 파고도 0.5m 이내로 잔잔했습니다. 한겨울도 아니어서 수온도 그렇고, 그래서 그 당시에는 퇴선 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둘라에이스호는 이후에도 계속 현장에 있다가 12시 30분에서 13시 사이에 떠났습니다. 꼭 이때가 아니더라도 세월호가 완전히 전복되기 전 언제라도 퇴선 명령만 내려졌다면 전원 구조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후에는 둘라에이스호 외에도 어업지도선, 어선 등이 속속 도착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이렇듯 중요한 문제를 제쳐 두고 세월호 조타실에서 2등 항해사가 해경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신의 신분은 밝히지 않고 50도 이상 기울었다는 것, 배 넘어갈 것 같다는 것 등만을 전합니다. 더욱 이상한 것은 해경에게서 들은 경비정이 7~8마일 남았다는 사실을 통화 이후 다른 선원들에게 전달하지도 않습니다.

 

<선장선원재판 1심 25회 공판조서>

 

검사

문: 다른 선박은 필요 없고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던 해경 경비정이 7마일, 8마일 정도 남아 있어서 곧 도착한다고 하는데, 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가요.

답: ....

 

재판장

문: 보통 사람 같으면 기다리던 해경이 7마일, 8마일 정도 왔다면 기뻐서라도 다른 선원들에게 이야기해 주었을 것 같은데, 아닌가요.

답: 당황해서 7마일, 8마일을 들은 기억이 없어서••••••.

문: 피고인은 단지 조난당한 사실을 전파하기 위해서 전화 통화한 것인가요.

답: 예.

문: 피고인은 해경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서 상황을 전파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지요.

답: 물론 있습니다. 그런데 서 있기 힘들다 보니까 "어 어어. 저 저저"라고 하면서 상대방의 이야기는 듣지 못하고 제 이야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서 있기 힘들어서 7마일, 8마일을 못 들었다고 합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사람은 못 들을 수 있습니다.

 

목포해경으로 걸려온 신고 전화 한 가지 더 소개하겠습니다. 이 전화는 9시 6분경 B조의 박모 경사가 받은 전화입니다.

 

09;06:38

 

남자1 : 아니, 지금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데 빨리 좀 오셔야 될 것 같은데

해양경찰 : 지금 경비함정이랑 가고 있습니다. 지금 환자도 있는가요?

남자1 : 예, 예. 지금 현재 완전히 기울어서 물에 잠기기 일보 직전!

해양경찰 : 예, 알겠습니다. 지금 저희 경비함정 가고 있습니다.

남자1 : 여기 사람이 한두 명 탄 거 아니거든요, 지금요?

해양경찰 : 예, 알고 있어요. 알고 있어요, 저희가 조치하고 있습니다.

남자1 : 예, 예. 신고는 다 들어갔죠?

해양경찰 : 구명동의 입고 구명동의 입고 최대한 차분하게 선장 지시 따르고 계십시오.

남자1 : 구명동 입을 지금 상황도 못 돼요.

 

신고자는 '목숨이 왔다 갔다 한다', '물에 잠기기 일보 직전이다', '많은 사람이 타고 있다', '구명동의 입을 상황도 안 된다'는 등 매우 절박한 정보를 알려주고 있는데, 박모 경사는 알고 있으니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실제 음성파일을 들어보면 박모 경사는 신고자가 말을 하는데 그 말을 중간에 자르기까지 하면서 이미 알고 있으니 기다리라는 취지의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는 것이 검찰 진술조서를 통해 밝혀져 있습니다.

 

문제는 신고자와의 통화 상황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목포서 상황실 직원들은 신고자들의 전화를 끊은 뒤 나중에 다시 한 번 연락해 신고자들의 안전을 확인하는 작업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그 누구도.

 

나중에 보시겠지만 현장으로 출동한 123정은 세월호와 단 한 번도 교신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이미 한번 통화를 했었던 세월호 승객들과 다시 통화해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너무도 중요한 일이었고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다음은 해양긴급전화 122 운영 규칙입니다. 

 

<해양긴급전화 122 운영 규칙>

 

제8조(임무) 122 접수요원은 다음 각 호의 업무를 수행한다.

1. 122 신고처리

2. 신고사건에 대한 추적종결수배 및 해제

3. 해양긴급전화 122에서 접수처리되는 모든 신고사항에 대한 기록유지

4. 해양긴급전화 122 관련 각종 통계의 작성 및 보고

 

여기서 추적은 신고접수를 받아 상황을 파악하고 전파하는 것, 종결은 인명이 안전하다고 확인되고 구조세력이 구조를 마친 것을 말합니다.

 

추적과 관련해 목포서 상황실은 신고자들의 인적 사항이나 배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습니다. 종결과 관련해 목포서 상황실은 신고자들의 안전을 확인하는 작업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의혹으로 확정해 버리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일어납니다만, 사람은 실수할 수 있으므로 그냥 석연치 않은 수준의 일이라 생각하겠습니다.

 

목포서 상황실에서 아직 확정할만한 의혹은 등장하지 않은 듯합니다. 다음 주에는 한 가지 의혹이 확정될 것입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목포서 상황실 3에서 계속)

 

('세월호, 의혹의 확정'은 '국민참여를 통한 세월호 진상규명' 후속 연재입니다. 박영대 위원은 세월호 연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세월호 의혹의 확정 리스트 모두보기▶

 

프레시안 [세월호 의혹의 확정 ③]

2016.03.17 14:13:38

박영대 416연대 부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국민참여특별위원회 위원

 


▷ 세월호 의혹의 확정-2 보러가기




 

 

 

 

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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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으라' 방송에 해경 "그렇게 해주세요"

이 글은 민중의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에서 연재하는 '세월호 의혹의 확정' 시리즈입니다.

세월호 참사 수습 및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의혹들에 대하여 합리적 접근과 분석을 통해 결론을 도출해 내는 작업입니다.

다 같이 이 작업을 진행해 나간다면 보다 빨리, 보다 정확한 진실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집자 주>

 

서울 중구 YWCA 대강당에서 열린 4.16세월호참사 특조위 제1차 청문회에서 방청인으로 참석한 유가족들이 단원고 희생자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뉴스1

 

2014년 4월 16일 오전 08:52:32

 

전남119 : 예 119입니다.

신고자 : 살려주세요.

전남119 : 여보세요.

신고자 : 여보세요.

전남119: 네 119상황실입니다.

신고자 : 여기 배인데 여기 배가 침몰되는 것 같아요.

전남119 : 배가 침몰해요?

신고자 : 제주도 가고 있었는데 여기 지금 배가 침몰하는 것 같아요.

전남119 : 자..잠깐만요. 자..지금 타고 계신 배가 침몰한다는 소리예요? 아니면 옆에 있는 다른 배가 침몰한다는 소리예요?

신고자 : 타고 가는 배가요. 타고 가는 배가

(하략)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52분 32초. 단원고 학생 최모 군은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119로 신고를 합니다.

당시 이 전화를 받은 사람은 전라남도 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의 조모 지방소방위. 그는 목포해양경찰서에 통화를 연결하였고, 그래서 8시 54분경부터 신고자, 119직원, 목포해경의 3자 통화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08:54:07

 

전남119 : 예 수고하십니다. 여기 119상황실인데요.

목포해경 : 네

전남119 : 지금 배가 침몰하고 있다고 배가 침몰하고 있다고 신고가 왔는데요.

(중략)

전남119 : 신고자분 지금 해양경찰 나왔습니다. 바로 지금 통화 좀 하세요.

목포해경 : 여보세요. 목포해양경찰입니다. 위치 말해주세요.

신고자 : 목포해양경찰. 잘 안들려요.

목포해경 : 위치! 경위도 말해주세요.

전남119 : 경위도는 아니고요 배 탑승하신 분. 탑승하신 분.

신고자 : 핸드폰이요?

목포해경: 여보세요. 여기 목포해경 상황실입니다. 지금 침몰 중이라는데 배 위치 말해주세요.배 위치. 지금 배가 어디 있습니까?

신고자 : 위치를 잘 모르겠어요.. 지금 이곳

목포해경 : 위치를 모르신다고요? 거기 GPS 경위도 안 나오나요. 경도하고 위도

신고자 : 여기 섬이 이렇게 보이긴 하는데.

목포해경 : 네?

신고자 : 그걸 잘 모르겠어요.

(하략)

 

목포해경 쪽에서 전화를 받은 사람은 목포서 상황실의 고모 경사였습니다. 그가 바로 학생에게 경도와 위도를 물어본 바로 그 사람입니다.

이는 언론에도 많이 보도되었습니다.

 

해경이 학생에게 경위도를 물어보니까 듣고 있던 119직원이 '배 탑승하신 분', 즉 승객이니까 경위도를 물어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이야기를 했음에도 재차 경위도를 묻고 있습니다. 물론 이 정도의 일은 실수나 착각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후 고모 경사는 배 이름과 학생 이름, 승선원이 몇 명이나 되는지를 물어보았고, 주변에 있는 선원을 바꿔 달라고 하였는데 학생이 찾아봐도 없다고 하여 통화를 종료하였습니다. 학생은 같은 학교에서 350여 명 정도가 승선해 있다고 대답하였다고 합니다.

 

2014년 4월 16일 당시 목포서 상황실, 정확하게는 목포해양경찰서 경비구난과 상황실은 상황담당관 1명과 그 밑으로 5명씩으로 편성된 3개조(A, B, C조), 총 16명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각 조의 5명은 상황실장, 상황부실장 겸 122접수요원(Ⅰ), 122접수 전담요원(Ⅱ), 그리고 상황요원 2명의 구성이었습니다.

 

<목포서 상황실 구성>

 

상황담당관은 조모 경감

A조는 상황실장인 이모 경위, 부실장 김모 경사, 임모 경사, 오모 경장, 김모 경장

B조는 상황실장인 백모 경위, 부실장 박모 경사, 박모 경사, 유모 경장, 이모 경장

C조는 상황실장인 이모 경위, 부실장 고모 경사, 문모 경사, 김모 경장, 장모 순경

 

A, B, C조가 24시간씩 교대근무를 하였고, 근무, 휴무, 대기의 차례로 진행되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는 B조에서 C조로 교대가 이루어지는 시간이었는데, 8시 30분부터 C조가 근무를 시작하여 8시 30분부터 9시까지는 B조와 C조가 합동근무를 하면서 인수인계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8시 52분은 아직 B조 근무시간이지만 이미 근무를 시작했던 C조의 부실장 고모 경사가 단원고 학생의 전화를 받았던 것입니다.

 

고모 경사가 학생과 통화하는 동안인 8시 57분에 C조 상황실장 이모 경위는 사고 지점과 가장 가까이에 있던 해경 123정에 출동 명령을 내립니다.

고모 경사가 신고 전화를 받으면서 주변 근무자들이 신고 내용을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복창하였고, 이모 경위는 그 소리를 들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9시 4분이 되면 중요한 전화가 걸려옵니다. 바로 세월호 승무원 강모 씨가 122로 전화를 걸어온 것입니다. (이 강모 씨가 바로 마지막까지 "가만히 있으라" 방송을 한 사람입니다.) 이 전화는 C조의 문모 경사가 받습니다.

 

09:04:40

 

해양경찰 : 예, 목포 해양경찰입니다. 말씀하십시오.

(중략)

해양경찰 : 예, 그 혹시 사람 같은 거, 사람이 빠졌습니까? 지금 현재?

강** : 예, 지금 사람이 배가 기울어서 사람이 한 명 바다에 빠졌고요.

해양경찰 : 한 명이 바다에 빠졌어요? 지금 구명동의나 그런 거 빨리 다 그거 해서 여객선,

강** : 지금, 지금 저희가

해양경찰 : 예.

강** : 배가 40도, 45도 지금 기울어서 도무지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안돼요.

(중략)

해양경찰 : 예, 그 상황을 지금 최대한 빠진 사람을 그래도 좀 구조를 해야 되지 않습니까? 지금.

강** : 예.

해양경찰 : 예, 그거 좀 조치 좀 취해주십시오. 그.. 어떻게 파악을 하셔가지고.

강** : 지금, 지금 저희가 움직일 수 있으면 상황파악을 하겠는데,

해양경찰 : 예.

강** : 움직일 수가 지금 없어요, 지금 배가 45도 정도 기울어 있어서, 지금.

해양경찰 : 그런데 왜 지금 배 속력은 어떻습니까? 지금 속력은?

강** : 지금 엔진을 지금 다 끈 것 같아요. 지금 엔진 돌아가는 소리는 안 들리거든요?

해양경찰 : 아, 그래요? 그런데 속력이 지금 저희가 파악했을 때는 속력이 좀 많이 나오고 있거든요? 여보세요?

강** : 지금 가고 있지는 않아요, 엔진을 꺼서

해양경찰 : 예, 알겠습니다. 지금 저희, 저희 경비정 있는 데로 지금 다 이동하고 있거든요? 조금만 참으시고 다들 구명동의를 입으시라고 입으라고 다 지금 전파를 해주십시오.

강** : 지금 입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배 기울어서 움직일 수가 없어요.

해양경찰 : 움직일 수 없어요? 예, 알겠습니다. 그러면 최대한 안전할 수 있게 그쪽 그 언제든지 하선할 수 있게 바깥으로 좀 이동할 수 있게 그런 위치에 지금 좀 잡고 계세요, 일단은.

여보세요?

강** : 지금 선내에서 움직이지 마시라고 방송을 계속 하고 있고요.

해양경찰 : 예, 예. 그렇게 해주세요. 예, 예.

강** : 지금 밖으로 이동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안 돼요, 배가 지금 많이 기울어져 있어가지고.

(하략)

 

3분 1초 동안 이루어진 이 통화는 당시 세월호와 관련하여 중요한 내용을 모두 담고 있습니다.

배가 40도, 45도 기울어져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사람이 한 명 바다에 빠졌다는 것, 배가 기울어 움직이기 힘들어서 구명동의를 입거나 하선하기 좋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조차 안 된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지금 선내에서 움직이지 마시라고 방송을 계속 하고 있"다는 것. 더욱이 이러한 정보가 세월호의 일반 승객이 아닌 선원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에 신뢰도도 높은 정보였습니다.

 

이렇듯 중요한 정보들을 알게 된 문모 경사는 다음으로 어떤 행동을 취했을까요? 놀랍게도 이 중요한 정보들을 상황실장이나 누군가 다른 이에게 전파하지 않고 본인만이 홀로 고이 간직합니다. 이전과 같은 내용의 중복 신고라고 판단하였다고 합니다.

 

지금 선내에서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하고 있다는 승무원의 말에 문모 경사는 "그렇게 해주세요"라고 답하였습니다. "예예 그렇게 해주세요"는 상대방의 말을 분명하게 들었을 때 하는 이야기 아닐까요? 그렇지 않다면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세요"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에 대해 문모 경사는 신고 전화를 제대로 못 알아 들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선내 방송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재질문도 하고, 어떤 방식으로 선내 방송을 해 달라고 유도를 했을 것인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으로 봐서는 자신이 선내 방송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선내 대기 방송'은 세월호 참사 전체에 있어서 매우 결정적인 부분을 차지합니다.

매우 이른 시간인 9시 4분경에 목포해경은 세월호에서 '선내 대기 방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고 이를 전 세력에게 전파했어야 합니다.

 

몇백 명이 타고 있는 배가 침몰하는 대형사고의 상황에서, 상황실에 근무하는 경찰이, 단지 잘 못 들었다고 해명하는 것은 뭔가 불충분하게 생각되지 않나요?

 

지난 회에 사람은 실수할 수도, 착각할 수도, 소리를 못 들을 수도, 잘 못 볼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기에 문모 경사 역시 사람이기에 실수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일단 넘어가겠습니다.

 

문모 경사는 이후 두 번의 신고 전화를 더 받습니다. (목포서 상황실 2에서 계속)

 

('세월호, 의혹의 확정'은 '국민참여를 통한 세월호 진상규명' 후속 연재입니다. 박영대 위원은 세월호 연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세월호 의혹의 확정 리스트 모두보기▶

 

프레시안 [세월호 의혹의 확정 ②]

2016.03.11 09:54:11

박영대 416연대 부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국민참여특별위원회 위원




▷ 세월호 의혹의 확정-1 바로보기

 

 

Posted by 망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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