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동하는 지성 - 시사/정치

안 "극한 대립만 남아" vs. 표 "분열이 아팠다"

치킨 게임 시작 알린 '20분'

문-안, 인재영입과 신당 비전 발표로 본격 경쟁 돌입

'20분'이란 시간을 사이에 두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안철수 의원 사이의 승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7일 오전 11시 20분, 문 대표는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영입을 공식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인재 영입에 나서며 당 개혁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그로부터 20분 전, 안철수 의원은 '합리적 개혁노선'을 앞세운 신당의 비전을 발표하며 맞불을 놓았다. 새정치연합의 일부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지는 가운데 문 대표와 안 의원을 중심으로 한 야권의 총선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표창원 "야당 정치인들의 감정, 당신들끼리 풀어라"

▲ 악수하는 문재인-표창원 지난 2013년 12월 문재인 당시 민주당 의원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선 회고록 '1219 끝이 시작이다' 북콘서트에 참석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와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문 대표는 27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표 전 교수의 영입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표 전 교수는 지난 2012년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경찰대 교수직을 사퇴했고, 현재 범죄과학연구소장으로 권위 있는 범죄심리분석가이기도 하다. 특히 그는 이념적으로도 '보수'를 지향하는 인사로 새정치연합의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표 전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하며 '정치인'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라며 "정치를 통해 정의를 실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표 전 교수는 "경찰관, 교수, 방송인과 작가로 '정의'를 말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제 '정치'를 통해 실제로 바로잡아 보겠다"고 선언했다.

표 전 교수는 그동안 정치권의 영입제안을 여러 번의 거부한 끝에 이번 문 대표의 거듭 설득으로 입당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안철수, 김한길 전 대표와 천정배 의원, 정의당 관계자 여러분, 박준영 전 전남지사 등 여러 선배 정치인 여러분께 무례한 거절과 무응대 했던 점 사과드린다, 당시에는 정말 정치를 할 뜻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의 요청에 응한 이유는 와해되고 분열하는 제1야당의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기 때문"이라며 "이번엔 부족한 제 힘이라도 보태드려야 한다는 의무감이 강하게 느껴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며칠 사이에 온라인으로 입당 하신 수만 명의 시민 분들과 같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표 전 교수는 "지금 극단적인 분열과 내분에 휩싸인 '사상 최악의 야당'에 들어간다, 제가 모르는 야당 정치인들끼리의 감정과 관계가 얽히고 설켜 있을 것"이라며 "그건 당신들끼리 푸시"라고 말했다. 이어 "야당의 역할은 너무도 막중하다, 강해져야 한다, 유능한 모습을 갖춰야 한다"라며 "집권이 준비된 수권 정당의 모습을 갖추는 데 기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치에 발 담그지 않길, 때묻지 않길, 치우치지 않고 바른 말과 정의의 목소리를 내주길 기대하셨던 분들께도 사과 드린다"라며 "미안한 만큼 더 열심히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안철수 "새정치연합은 80년대 운동권 정당, 극단적 대립만 남아"

▲ 안철수 탈당 선언 "지금 야당엔 답 없다" 지난 13일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기자 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하는 모습.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이에 앞서 안철수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추진 중인 신당의 정치적 지향점을 설명했다.

지난 주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의원들과 함께 신당 창당 계획을 밝힌 지 일주일 만이다. 안 의원은 새정치연합을 1980년대 '운동권 정당'으로 규정하고, 새누리당을 1970년대 '개발독재 정당'으로 구분하며 이들을 "적대적 공생관계"라고 비판했다. "극단적 대립만 남았다"며 목소리도 높였다.

이러한 안 의원의 주장은 '낡은 정치 세력'이라는 자신의 창당 구호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공정성장', '사회적 경제 육성', '공정한 교육과 민주적이고 창의적인 인재 양성', '복지를 통한 격차 해소', '튼튼한 안보와 과정통일'을 신당의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안 의원은 이를 종합해 신당의 노선을 "합리적 개혁노선"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정책과 관련해 "공정성장을 경제정책의 제1기조로 삼아야 한다"라며 "정부 주도의 산업정책에 목을 매는 경제는 이제 넘어서야 한다, 몇몇 재벌에 의존해서는 재벌만 행복하고 국민 다수는 불행한 구조를 바꿀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 "온갖 독과점질서를 공정거래질서로 바꿔야 한다"라며 "중소기업도 실력만으로 대기업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개인도 기업도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고부가가치 혁신경제의 토대는 사람"이라면서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모든 개혁의 중심에 교육개혁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모의 경제적 격차가 곧 자식의 교육 격차로 이어지고, 어디 사느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되는 '금수저', '흙수저'의 시대에 청년들은 절망한다"라며 "부모의 경제력이나 거주지와 무관하게 질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 의원은 "복지체계도 더 촘촘해져야 한다"라며 "국민의 피와 땀인 세금은 일자리, 건강, 교육, 문화, 체육 등 여러 분야에 골고루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재정이 많이 든다면, 일정한 증세는 피할 수 없다"라며 "정치권은 제 역할을 다하며 질책을 듣더라도 국민들께 솔직하게 증세에 관해 말씀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4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새정치연합과 안철수 의원의 신당은 각각 지지율 21.9%와 19.5%(새누리당 37.8%)를 기록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또 안철수 의원 본인도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16.3%의 지지율을 얻어 16.6%를 기록한 문재인 대표를 바짝 추격했다.(김무성 17.6%)

오마이뉴스

15.12.27 13:07

최종 업데이트 15.12.27 15:11l

글 : 최지용(endofwinter)

편집 : 손지은(93388030)


"); wcs_do();